랑이와 저는 처음 만난지 90일도 안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ㅋㅋ
그래도 정말 다른 어떤 부부 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연애기간이 짧아(연애가 아니라 만나자마자부터 결혼준비한거죠ㅡ_ㅡ;;)
2년이 된 지금도 연인같은 분위기로 살고 있네요..
나가서 외식이라도 하면, 아직도 데이트 하는 기분이니 말입니다.. ^_ ^
근데 작년 말.. 요상한 일이 있었어요.
11월 말이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남편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어요.
남편이 운전중이라, 저더러 확인해보라고 핸펀을 주더라구요.
저야..뭐 스팸이거나 아니면 시댁쪽에서 연락왔겠지..하고 별 생각없이 봤는데, 헉
"당신 마누라 임신중이라며 행복하나? 마누라한테 잘해줘. 연말까지 여행이라도 데리고 가지 그래"
그리고 조금 있다가..문자가 한 통 더 왔습니다.
"나는 당신 때문에 아직도 죄값 치르며 살고 있는데 넌 좋은가 보다 그래 얼마나 잘사나 새해에 보자"
그리고 발신자 번호에 제 핸펀 번호 뒷자리가 찍혀있었습니다.
<니 와이프 핸펀 번호도 난 알고 있다> 뭐 그런 뜻인 것 같습니다.
.......황당해서........제가 가만히 있자 신랑이 어디서 온거냐고 물어보길래..
고대로 읽어줬습니다. 순간 신랑 급브레이크 밟더이다. 사고 나는 줄 알았네요.
신랑 입 벌리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가만..있더니 다시 운전해서 집으로 왔습니다.
저도 아무 말 안했습니다. 아무 것도 묻지도 않았습니다.
신랑 집에와서도 내내 언짢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밤새도록 잠도 제대로 못자더군요.
괜히 건드리면 싫어할까봐..(나라도 그런 상황이면 누가 건드리면 싫을 것 같아서)
다음 날 퇴근할 때까지 아무 티도 안냈습니다.
퇴근해서 제 표정보더니 신랑이 먼저 말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싸이코 짓 할 여자는 딱 한 명 밖에 없는데 벌써 3년 전일이다.
만약 해코지 할 생각이었으면, 결혼할 떄 결혼식장에서 깽판 놓지 결혼한지 한참 됐는데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연락처도 다 없어져서 연락해서 물어볼 수도 없고
죄값을 치른다고 했는데, 그 여자와는 상당히 험악하게 헤어진 거 외에는 잘못한 게 없다네요.
혹시 잠자리를 같이 한 적 있냐..니까... 그렇다고.. 그런데 동의 하에 있었던 일이고..
금방 헤어졌다고.. 만난지 3-4개월만에...혹시 임신중절이라도 한게 아니냐니까 것도 아니라 하고..
왜 헤어졌냐니까 자기한테 지나치게 간섭하고 마치 의부증 있는 것처럼 굴어서
헤어졌다고..하더라구요.
그리고 협박 메세지 받았다고 경찰에 신고하니, 그정도 협박은 협박 축에도 못낀다고
신고도 안받아주고..신고를 해야 발신자 추적이 된다는데..
하지만.. 생각할 수록 이상하더군요.
작년 1월 말이면 제가 임신한지 얼마 안됐을 때(3개월)이라 가족들과 랑이 부서 동료들 중에도
정말 친한 사람 몇몇 밖에는 모를 때 였는데, 그 여자는 제 임신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리고 랑이는 그때 일주일 후 해외 장기 출장(보름 정도)가 예정된 상태여서
랑이가 자기 출장에 따라가서 놀라고(울 랑이 회사는 장기 출장일 경우 배우자 동반을 권장합니다)
저도 애 가졌다고 시댁에서 거의 반강제로 회사 그만두게 해서 우울하던 차에
기분전환하러 따라갈려고 비자랑 비행기 예매하고..그랬었거든요.
근데 연말까지 여행간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 여자가 랑이 바로 곁에 있는 누군가와 친분이 있지 않고서야..이렇게 자세히 알 수는 없을 것 같고.
랑이는 자기 출장가고 없을 때 임신 초기의 마누라한테 무슨 일 있을까봐
시댁 큰시누(랑이의 큰누나..40세 정도 되신 굉장히 대찬 분..)에게 이실직고 하고
이러저러한 일이 있으니 마누라 좀 챙겨달라고..
큰시누도 놀래고 저한테 면목없어 하시고...뭔 일 날까 걱정많이 해주시고..
오히려 전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나는 본부인인데(결혼신고도 끝냈겠다) 내가 왜 첩실(?)들을 겁내야 하나 싶고..
그래서 그냥 넘어갔어요.
새해가 됐죠.
구정도 지나고 한참 지났는데
그 여자분은 왜 아무 연락이 없는지..? 제 핸편 번호도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저는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여자분이 연락오기를..
지금은 임신 땜에 배불뚝이가 되어 있어서 험한 소리 오고갈까봐 좀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웬지 뭔가가 터지길 기다리는 마음이 되어버렸네요..
친구들은 저더러 바보래요.
자기네들은 남편에게 그런 쪽지 오면 남편을 가만 안두겠다는데..
요즘은 친구들끼리 만난 자리에서..왜 남편 험담두 하고 좀 그러잖아요.. 제가 그러면
다들 그 일 들먹이면서 저더러 처신 완전히 잘못한거라네요.
모를리가 없다..는거죠.
쩝. 근데 랑이 잡아봤자 이미 지난 옛일을 뭘 어쩌겠어요.
저도 결혼 전 다른 남자랑 연애 안해본 것도 아니고..
아기 낳고 아기 한테 무슨 해꼬지 하는 건 아니겠죠..
애 낳을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니 맘에 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