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안양의 P라는 호프집에서 일하던 알바생이었습니다.
한달이 조금 넘게 전 줄곧 홀에서만 뛰다가 바(bar)에서 일하던 언니가
사정때문에 그만두는 바람에 저는 좋아하던 홀서빙을 접고 바를 보게 되었지요.
※여기서 잠깐.
저희가게 바에서는 안주데코와 또한 손님들이 주문한 안주를 주방에 전달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에서 일을 잘못하면 안주가 두개가 나거나 아예 나오지 않아 손님들의 불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죠. 통칭 저희는 빠순이라고 합니다.
바를 배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당시 주방에 함께 알하던 친구의 소개로 들어온 신입알바가 있었더랬죠.
안타깝게도(...) 그 친구의 세례명이 다니엘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는 '잭'이라 불려야 했습니다.
언제나 사고연발의 그 친구. 전 항상 바에서 그 친구를 놀리곤 했었죠.
그런 그가 하루는 대형사고를 쳤으니..
호프집에서는 대개 안주를 약어로 부릅니다.
한 주문서(빌지)에 대구포(대구포와 땅콩)ㅡ>단가 비쌉니다. 그리고 해계(해물계란찜)이라는 안주가 들어왔죠.
저는 주방으로 들어가는 종이에 적으면서
"대구포 해계있어요!"라고 부르고는 뒤돌아서서 또 안주를 빼고 빌지를 접수하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주방오빠의 괴성이 들려왔습니다.
깜짝놀란 저는 급히 주방안을 들여다보았고 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않아........
웃으며 자지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우리의 순진하고 바보같은 잭..
대구포, 해계있어요...를 대구포 네개있어요로 듣고
대구포를 4접시나 빼고 있었던 것이죠.
잠시후 잭이 주방오빠에게 칼맞는 소리가 들렸다나 어쨌다나
이 일화는 두고두고 P호프집의 안주꺼리가 되었다는...
후에 한치회를 참치회로 또 잘못듣고 비싼 참치횟감을 몽땅날렸다는 훈훈한 일화가..
얼마후에 잭은 대한의 건아로서 임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합니다.
오늘 톡 되서 좋은 추억 남겨주고 싶네요 ㅠ
그녀석 군대가서 몸성히 돌아오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