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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 "돌항아리"의 신비

ㄴㅁㄹ |2006.09.15 09:13
조회 1,092 |추천 0
대피라미드는 기원전 3천8백년 전에 건설되기 시작됐다고 한다. 즉 상·하 이집트가 통일돼 왕국이 형성되기 이전에 이미 대피라미드와 같은 초거대·초정밀 건축을 할 수 있는 문명이 이집트 땅에 존재했다는 것이다.이것이 사실이라면, 고대 이집트 통일 왕국은 씨족사회와 부족사회, 그리고 다음 단계인 부족 국가 형태를 거치면서 더욱 발달한 국가가 아니라 오히려 찬란한 수준의 고도 산업사회 붕괴 후에 다시 시작한 문명이었음이 명백하다.

이런 설명을 지지해주는 또다른 증거가 있다. 대피라미드 건설 수준에 어울리는 정밀가공 기술이 그것이다. 정밀가공 기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증거물은 기원전 4천년 경 선왕조 시대에 발견되는 돌항아리다.주류 고고학자들은 왕조 형성기 이전이 부족 국가의 신석기 시대였으므로 당시 신석기 항아리가 만들어진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항아리에 적용된 기술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항아리가 미개 문명의 뉘앙스를 풍기는 신석기 시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의 왕조시대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갈수록 돌항아리들은 현무암, 화강암, 섬록암과 같이 쇠보다 강한 암석을 깎아서 만든 것들이 주종을 이룬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이 돌항아리들이 제례 의식을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특별히 제작한 수공업제품이라고 주장한다.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항아리의 수는 3만여개가 넘는다. 즉 그 옛날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것임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항아리가 대량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돌항아리의 안팎 표면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 항아리를 회전시키며 가공한 것이 틀림없음을 증명해주는 미세한 동심원 모양의 가공 흔적이 발견됐다. 항아리 제작에 선반이 사용됐음을 알려주는 증거다. 이는 우리 인류의 기술사에 일대 지각 변동을 초래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발견이다.

선반 작업은 물체를 고속으로 회전시키면서 절삭 공구로 안팎을 깎아내는 공정이다. 하지만 현무암같이 쇠보다 단단한 돌을 절삭하는 일은 오늘날의 특수한 공구로도 불가능하다. 설령 그런 용도의 절삭 공구가 개발된다고 해도 공구와 물체 사이에 높은 압력을 걸어줘야 한다. 또 물체가 초고속으로 회전해야 한다.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이집트학 학자 플린더스 피트리는 이런 가공에 최소한 2t 이상의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고 추정했다. 오늘날 석재 가공 전문가들은 이보다 훨씬 큰 압력이 요구된다고 말한다.그렇다면 이와 같은 압력을 공구로부터 받는 돌덩어리를 과연 초고속으로 회전시킬 수 있을까. 이런 조건에 절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오늘날 기계 가공에 사용되는 고성능 모터같은 것이 필연적으로 요구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모터는 오늘날처럼 전기에 의해 구동됐을까. 만일 그 옛날 이 모든 조건이 구비됐다면, 당시는 신석기 시대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는 모든 것이 존재한 고도의 산업 사회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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