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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정한 나..

카인드 |2006.03.13 03:06
조회 214 |추천 0

저는 서른살 남자입니다.

이제 사회에서는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경험도 할만큼 했다고생각하지만

저는 왜 아직도 철이 안드는걸까요..

 

일은 작년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연말연시 음주단속이 강화될 무렵 전 그녀와 만났습니다.

5살 연상인 그녀와..

아는형 소개(소개팅 같은게 아닌 그냥 일 도와주는 형수친구)로 알게된 형수 친구인데

행동도 사근사근하고 싹싹하게 제게로 다가왔습니다.

 

첨에는 인사만 하고 지내다가 대여섯번 만날때부터는 농담도 한마디식 하는 사이로

누나,동생하며 지내다가 크리스마스이브때 뭐하냐고 묻더군요..

당시 여친도 없었고 커플인 친구들 불러내서 둘만의 이브를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별일 없다고 하자 애인없으면 자기는 어떠냐고 농담식으로 얘기하더군요..

저도 농담으로(아닐지도..이브날은 왠지 혼자보내기 서운하죠ㅡㅡ;;)저야 좋죠라고

대답하고 만나자고 했습니다..

 

이브날 저녁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먹고 술집에서 술마시고 가요방 가서 노래부르며 술마시고

같이 부르스도 추고..나이차가 다섯살 차이가 나니 저도 누나도 별 부담없이 놀다가

집에 가야 할시간..

차가 밴이라 2인승이었는데 대리운전 부르면 저나 누나나 둘줄 한명은 짐칸에 타야한다는 결론이죠..

꼴에 남자라고 그런 웃기는 모습 안보이려고 직접 운전해서 돌아오다가

음주 단속에 걸렸습니다..(나중에야 사고 안난게 천운이었다 생각하지만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혈중알콜농도는 0.083..예..면허정지 수치입니다..

0.1부터는 면허 취소이니까요..

 

누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고 경찰이 인정못하겠으면 혈액채취하자고 하더군요..

근데 아는 경찰한테 물어보니 혈액채취하면 무조건 더 많이 나오는게 통례라네요..

그래서 인정하고 벌금100만원에 면허정지 100일 받았습니다..

직업상 운전을 해야하는 저로써는 상당한 타격이었죠.

 

저는 당시에 발을 동동구르며 안타까워하는 누나가 여자로 보였습니다..

누나는 술마시면 보통 다른사람 말을 안듣는데 저는 순순히 납득하며 인정하는게

멋있어 보였다고 합니다..그때 이후로 서로에게 더 호감을 느끼며

종종 만나서 밥도 먹고 누나는 술마시고 저는 술을 입에도 못대게 했죠..

 

그러던 어느날 누나가 술에 많이 취해서 집앞까지 바래다 주는데

누나가 그냥 가냐며 너무 순진한거 아니냐 그러더군요..

나이가 나이니만큼 저도 여자랑 경험이 없진 않은데 굳이 거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같이 잤습니다..

 

다음날 누나는 어색해 하면서도 계속 만나는 와중에

소개를 시켜줬던 형이 혼자 잠깐 와보래서 갔더니

자기를 믿고 싶으면 믿고 그 누나를 믿고 싶으면 믿는 대신 자기얘기를 들어보고

결정하라더군요..

 

얘기인 즉슨..그누나는 예전에 백화점에 근무할때 카드깡을 비롯해 사채까지 쓰고

한창 인신매매가 유행할땐 섬에 팔려갈 상황에서 그 형이랑 형수가 구해냈다더군요..

형수랑은 국민학교때부터 친구고 형이랑은 고등학교때부터 알던 사이여서

그누나 빚을 대신 갚아주고 천천히 갚으라며 구해냈다고 합니다..

그당시 빚이 5000만원인가 그랬다더군요..

그러더니 아시다시피 사채나 대출이라는게 한번하게 되면 또하게 되죠..

매달 조금씩 100만원,500만원,1000만원...이렇게 불어난게 현재 2억정도 된다더군요..

저는 그말을 믿고 싶지 않았기에 형은 바보처럼 왜 빌려주냐고,왜 대신 갚아줘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냐고 되물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파산이라던지 이자가 덜 비싼 제2금융권으로 돌리면 최소한 먹고 살게는 해주는데

왜 그랬냐고 따지니까 첨에는 비교적 싼 금액이고 그 누나가 이번 한번만,이번 한번만..

이러면서 부탁했다고 합니다..이미 빌려주기 시작하면 원금을 받기위해서라도

작은 금액은 빌려줄 수 밖에 없으니까 그게 이런 상황까지 오게 만들어서

그 형도 자영업이라 요즘 자금때문에 힘들다고..

 

그러니까 제가 이런 상황을 알고 그누나랑 사귈려면 사귀고 헤어지려면 헤어져라고 얘기를 하더군요..

그당시에는 그깟 2억..갚으면 못갚겠냐고

누나랑 계속 사귀어서 결혼까지 할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2억은 작은돈이 아니더군요..저 같은 월150정도 버는 사람은 먹고 살고하며 평생을

벌어도 쉬운돈이 아님을..

 

이성은 계속 사귀어야만 한다고 말하고 본능은 이게 아니다 라고 말하고..

한참을 갈등했지만 답은 하나였습니다..그 불쌍한 누나

(제가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백화점은 매출을 맞춰야 할 때가 있는걸로 아는데 자기가 사치로 쓴건

거의 없고 빚갚고 이자갚는데 다 썼기때문입니다..돈이 죄지 사람이 죄입니까?)

를 저는 감당할수 없음을..저를 팔아도 힘든 액수임이 분명하더군요...

 

그러던중 누나가 다른 남자랑 술마시는걸 목격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누나때문에 걱정하고 고민했지만 돌아오는거 겨우 이런건가하고

술마시고 전화했죠..누나는 묵묵부답..저는 오히려 잘됐다 싶어 그만 만나자고 했습니다.

저보다 더 능력있고 돈많은 사람 만나면 그게 오히려 누나한테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락도 안했습니다.원래 누나는 제게 연락을 거의 안했습니다..

휴대폰도 끊겨서 받는것만 가능하고..그래서인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1월이니 이제 두달남짓 됐네요..

 

그러다 며칠전 그누나의 언니가 잠깐만 나오라고하고 옆에서 그누나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매정하게 이미 끝난게 아니냐고 다른사람만나면 되지 않느냐고 얘기하곤

일방적으로 끊었습니다.

그때 다른사람 만난게 빌린돈 회수를 연장해달라고 부탁하던 때였음을

뒤늦게 알았음에도 이렇게 잘됐다는듯이 발을 빼는 제가 한심하기도 하고

무능력하기도 하고 밉기도하고 가책이 많이 느껴집니다..

많이 뭐라고 해 주십시요..악플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긴글 읽어주신것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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