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이었답니다..
첫영성체 교리가 수요일에 있는지라 화요일이 어제밤에 급조로..ㅎㅎ
아들과 마주했다..책상 너머로 보이는 아들은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러나, 내가 아들의 교리 학습장과 수요일 교리를 위해 가르쳐 줄건 별로 없었다.
지난주 부모님 교리 시간에 배운건 다 어디로 도망을 가버렸는지..
아무리 정신을 차려봐도 제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기억이란것이 이렇게 허무한지....
아들이 수요일 교리에 임할때 좀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내 의지와는 달리...
아들 학습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한숨만이 책상위를 가득 채우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뭐 가만가만 더듬어 몇가지의 내용으로 어영부영 교리 준비를 마치고..
나를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순간인 기도를 하게 되었다.
먼저 둘이서 녁 기도를 마치고 다음엔 아들이 부모를 위한 기도를 하고..자유 기도를 했다.
지난주 교리선생님 말씀이 자유 기도 시간에 서로에게 바라는 것들을 기도 내용에 담으라고 한것이
있었기에...조금은 쑥스러웠지만..그래도 내친김에 싶어서 줄줄 읊기 시작했다..
평소에 말로 할 수 없었던 몇가지의 미안한 마음을 기도로 옮겼다...
한참을 그렇게 독백처럼 한 기도가 마쳐지고 이제 끝난건가 하고 성호경으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거다..아들이 내 뒤를 이어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부모님 말씀 잘 듣게 해주세요..하느님..심부름 시키시면 짜증내고 안해서 잘못했습니다.."
내용은 어린이 답게 아주 단순했지만..질질 눈물을 흘릴것 같아서 염려가 되었는지 연신 코를 훌쩍
훌쩍 거리곤 기도를 끝까지 마무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 둘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묵주기도를 올리고 무사히 기도를 마쳤다..
역시 내가 아들을 무척 사랑하는구나...또 아들도 날 무척 사랑하는 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신부님의 강요(?)에 못이겨 첫영성체 교리를 10개월 코스로 한달전부터 수강을 하고 있다..
생활 숙제에...(거의 기도와 생활 예절...)일주일 한번 교리에 주일 학교 참석에 평일..주일 미사 참석에
루가복음 필사에...물론 엄마 한부..아들 한부..이렇게 따로이 쓰는것이다..
엄마 역시 일주일에 한번 교리를 참석을 해야 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전 교리 시간중에 세번 불참이면 자동 탈퇴가 되기에 난 퇴근 이후에 불이나케 성당으로 향한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난 모른다...아들 역시 언제 안간다고 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난 매번 이게 마지막 참석이 아닌가 싶기에...
아들이 초등학교 학년인데..교리 받고 돌아오는 길이 30분쯤 걸리는 거리인데....
좀 많이 힘들겠지만...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아들을 성당으로 부르셨으니...
그 시간들 잘 이겨내게 도와주실거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얕은 신앙심보다 훨씬 더 깊고 넓은 신앙심을 가지기를 이 밤에 빌어본다..
그래도 신부님의 방침이 약간은 원망스럽다...ㅜㅜ
아들아..엄마도 무척이나 힘이 든단다....
곤하게 잠든 아들 얼굴 한번 보고 나도 잠자리로 들어야겠다..
여러분들...우리를 위해 화이팅 한번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