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대강 때운 뒤 (누룽지 끓여 먹었다.) 컴퓨터 앞에 앉은 남편에게 아양을 떨었다. 왠지 좀 양심에 걸려서...
"자기야. 나 참 착하지? 자기가 그렇게 내 속을 긁었는데 저녁도 안 굶기고... 난 정말 자기를 사랑하나봐! (으으으 꺼그러, 이 닭살)"
"게서 눙지 존나?"
"누룽지가 어때서? 난 매일 한끼는 누룽지 먹는데! 그리구 자기가 아침밥 맨날 남기니까 난 점심 꼭 그밥 먹잖아! 나한테 안미안해? (이건 정말이다.)"
(두 팔을 들어 얼굴을 방어하면서) "미안타 미안타! 때리지 마라!" (속으로는 '맛만 있어바라. 냉겨 달래도 다 묵지')
"어머! 자기!! 내가 언제 때렸다고 그래~? 그냥 누룽지가 얼마나 맛있는지 말해달라 그거지~~~!!"
(경계의 눈빛으로) "하모 눙지만큼 맛있는건 시상에 읍다 아이가. 내는 맨날 눙지만 무면 소원이 하나 줄겠구마!"
역시 매 앞에 장사 없군! 씨이익(음소)... "어머 그래? 그럼 내일부터 자기가 다 먹어. 난 밥이 좋던데, 자기는 식성도 희안하다아~."
난 너무 착하다. 오늘도 남편의 소원 중 한가지를 줄여 주었다.
넷츠고의 elcap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