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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억울한...

한 2년전 이야깁니다.

 

제 아내는 경기도 모 초등학교 선생입니다. 저희 아이가 모 초등학교 2학년 재학중일때

애 엄마도 그 학교 타 학년 담임이었죠. 아이가 저학년이라 학부모 급식지원을 해야하는데

아내는 담임 맡은 반이 있어, 제가 월차를 내어 아이 반에 급식지원을 가곤했죠.

 

그 며칠전 부터 아이 얼굴에 할퀸 손톱자국이있었으나 뭐 애들이야 원래 때리고 싸우고

그러면서 크는걸로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평소에도 애들끼리 싸우고 맞고

징징거리며 집에 들어와도 모른척 했습니다. 

 

학교 급식을 모두 마친 후, 반 청소를 하곤, 학교 후문으로 밖으로 걸어나와 내 차를 세워둔

쪽으로 가려는 순간  내 발밑에 웬 아이가 머리를 두손으로 잡고 웅크리고 있는 겁니다.

애가진 부모맘이 다들 같겠지요. 남의 애일지언정 어디를 다쳤나 하고 보려는 순간

제 아들이었어요. 바로 앞엔 남자아이 3명, 여자아이 1명이 재밌게 놀고 있더군요.

 

전 처음엔 그 아이들이 제 아들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왜그러나고 해도

머리를 움켜잡고 못 일어나는겁니다.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면서... 한 1분을 제 아이를

일어설 수 있도록 붙잡고 있었죠.

 

아이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서 어디 머리를 부딪혔나라고 봤죠.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누가 때렸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그까짓것 맞은것 같고 그러냐 어서 벌떡 일어나 라고

그랬습니다. 그리곤 그까짓것 한번 못 싸워보고 언제 맞았길래 아직도 누워있냐고 그랬죠.

울길래, 너도 싸워라, 왜 싸우지도 못하면서 그래. 너보다 큰 애들이 때리고 해서 힘이

안되면 돌이라도 들고 싸워라고 했어요. 우는 아이를 보니 솔직히 괜히 화가 나더군요.

 

도대체 어떤 큰 녀석이 때렸기에 이렇게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냐고 다그치니 그 2 미터도

안 떨어진 곳에서 재밌게 놀고있는 아이들을 가르키는 겁니다. 전혀 뜻밖에도 아무 상관없이

재밌게 웃으며 노는 아이들을 가리키는 제 아이를 보자니 좀 이상한 기분도 들더군요.

 

누가 때렸냐라고 물으니 아무말도 안하고 놀다가 쳐다보기만 하더군요. 내가 다그치자

한 녀석을 다른 녀석들이 손가락으로 가르키더군요.

그땐 그녀석이 정말 미웠습니다. 알고보니 같은 학년또래의 같은 덩치인데 친구를 때려 눕혀

누워있는데 자신은 바로 옆에서 다른 친구들과 히히덕 거리면서 논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이리오라고 해서 친구가 쓰러져 있는데 일으켜 세워주지도 않고 너희끼리 히히덕 거리면서

노는게 말이나 되나? 라고 나무라는데 전혀 반응이 없더군요. 그때 너무 화는 나고 그렇다고

성인이 애를 때리면 다치니 답답하고 별 생각이 다 들면서 손바닥으로 순간 머리 위를 스치듯이

때렸어요. 여기서 때렸다는게 ,직접 때리면 애가 어떻게 된다는 걸 아니까 스치듯이 요.

지금도 그  찰랑거리던 머리카락이 손바닥을 스친 느낌이 납니다.

 

제가 잘한건 아니죠. 애들 싸움에 제가 머리를 스쳤건 어쨌건 아이를 물리력으로 어떻게 한건

말이죠. 제 실수죠. 제가 너무 격분해서요.

 

아이가 계속 왜그러나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더군요. 그래서 너 왜 친구가 너 때문에 쓰러져 있는데

모른척하고 너희 친구들하고만 놀고있니라고 했더니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왜 때렸냐고 하니

실수였다고 하더군요. 아차 싶었죠. 고의가 아닌데 아빠란 사람이 손찌검을 했으니...

아이한테 미안하다고 했죠. 그렇지만 이 아저씨는 친구가 쓰러져있는데 모른척 하고

너희들끼리 노는게 너무 나쁘게 보여 그랬다. 우리 모두 어디가서 피자라도 먹자고 했습니다.

 

학원가야한다고 하더군요. 어디사느냐, 우리아들하고 친구처럼 지내라. 우리 담에 꼭 보자

그러고 아이들하고 인사하고 돌아섰어요. 좀 찝찝하더군요. 성인으로서 애들 일에 끼어든게...

 

집에와 있는데 아내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아내 반으로 찾아왔다고.

학교로 다시 가서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머리를 스치듯이 떄릴 순 없고 그냥 화가나서

스치듯이 했다고. 그 순간  애가 울지도 않았다고. 죄송하다고. 제 아내도 울더군요.

잘 이야기하고 끝냈습니다.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약 한시간 후, 또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로 오라고. 그 아이 엄마의 남동생이 날 보자고 한다더군요.

또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아이들 일에 끼어든게 죄송하다구요.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했죠. 알았다고 하더군요. 머리를 조아리고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그 다음날인가 또 전화가 왔습니다. 그 아이 아빠가 절 보자고 한다더군요. 학교로 오라고 해서

학교에 가니 그분은 동네 친구분이라면서 왠 남자를 데려왔더군요. 그 남자분도 당신 뭐하는

사람인데 남의 애들을 때려? 라면서 같이 항의하시더군요.

 

또 죄송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아이 아빠가 왜 싸대기(뺨의 속어)를 때렸냐고 하더군요.

저 뺨은 때린적이 없고 머리 위를 스치듯이 때린 사실은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아이가 썼다는 종이를 내밀며 싸대기라고 썼는데 자신의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거냐라고

흥분하더군요. 그러면서 그 아이 담임여교사 앞에서 육두문자를 쓰시더군요. 솔직히 관련없는

그 담임여교사한테 정말 죄송했지만, 자기 자식이 폭행당했고 그로 인한 아빠의 맘은 제맘과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갔습니다. 그 여교사님께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 아버님 용서해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빌었습니다. 그랬는데도 그분의 분노는 더하는지

*팔, 어쩌고 저쩌고.... 그러면서 제 손을 팍 뿌리치면서 밖으로 나가면서 교장실에 가서

다 엎어버린다고 하더군요. 제 아내는 또 울더군요. 교장실을 엎어버리면 제 아내는 학교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학교업무관련해서는 관련없지만 그래도....

 

순간 제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이 아빠를 모시고 옆 모퉁이 방으로 모시고가서

다시 죄송합니다라고 했는데 이깥 학교 어쩌구 저쩌구 하시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정말 굴욕적인 행동을 했습니다.

 

생에 처음으로 남 앞에 두 무릎을 꿇고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요.

그랬더니 그분은 왜 아이 싸대기(뺨을 꼭 이 표현을 쓰시더군요)를 때렸냐고 다그치시기에

저의 그 굴욕적인 자세에 눈물이 나와 훌쩍거리게 되더군요. 내참...

그랬더니 알았다 수고해라하고 가시더군요. 이제 끝난걸로 알았습니다.

 

그날 학교에서 집으로 오면서 아내 보는 앞에서 엄청 울었습니다. 남자로서 실낱같은 자존심이

남 앞에 한번도 무릎꿇을 이유가 없었는데 40살이 넘어서 30대 후배뻘 되는 분앞에서

울었다는게 너무 슬프데요. 이젠 끝났다 이렇게 생각하고 잊어버리려고 했습니다.

 

한 3일 지났나요? 그 아이 엄마한테서 전화가 아내에게 왔어요. 용건은 그때 있었던 아이들

모두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으니 그 아이들 4명 앞에서 사과하라는 겁니다.

제가 어떻게 했을것 같나요? 하라는 대로 나와달라는 제3의 장소로 가서 해줬습니다.

아이들한테 가서 비굴한 웃음을 팔았죠.

 

제가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억울한 생각이 드는건. 우선 제가 아이들 일에 제가 나선게

잘못이고 아이의 머리를 스치게 때렸건 어쨌건 제 잘못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뭔가 억울합니다. 아마 죽는 그날까지 안 잊혀질 것 같습니다.

이 과정속에서 제 아이가 머리를 부여잡고 땅에 엎드려 있는데 때린 당신의 자식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아이들과 같이 히히덕 거리면서 놀고있었다. 그걸 말할 권리조차

전 없나요? 이 과정속에서 한번도 이 이야기를 해본적도 없고 그들은 들으려 조차

않았습니다.

 

그분들은 선생은 모두 악질로 아는지 자신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더군요. 제가 잘했다는건

아니구요. 단지 저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한 마디도 못했다는 겁니다.

 

과연 그게 그분들의 아이들을 위하는 길이었을까요? 의문입니다.

저 또한 아이들 폭력에 끼어든 잘못은 했구요.

 

 

 

 

 

 

저 노는 아이중 한명이 때렸답니다. 팔꿈치로 관자노리를

찔렀다고 하네요.

그 순간 제가 좀 흥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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