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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여전사 김윤진의 금지된 사랑

김효제 |2002.11.04 08:53
조회 235 |추천 0


격정멜로 영화 <밀애>(감독 변영주·제작 좋은영화)는 말 그대로 '김윤진의' 영화다. 전라의 뒷모습까지 공개하며 첫 멜로 연기에 나선 김윤진은 낯선 정사의 미세한 떨림까지 표현하며 금지된 사랑에 빠진 주부를 열연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본격 성인멜로물 <밀애>는 8일 개봉 예정.

"제가 잘했나요?"
폭풍우 같은 정사가 끝난 후 미흔은 침대에 누운 채 남자에게 그렇게 묻는다. 남자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당신, 정말 대단해요."
김윤진에게 이번 영화가 주는 부담은 당연한 것이었다.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 후 관객에게 "제가 잘했나요?"라는 동일한 질문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김윤진은 영화 <밀애>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8개월간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작품성 때문에 결국 선택했지만 고민의 49%는 베드신이었어요." 김윤진이 불륜에 빠진 주부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은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블록버스터의 강인한 여전사'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 하지만 김윤진은 오래 전부터 멜로영화를 기다렸다. 그렇지만 <밀애>의 시나리오는 쉽게 결정내리기 힘든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안 하는 것이 아닌,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흔이라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너무 힘들고 지칠 것 같았어요. 아주 우울한 인물인 데다 아이까지 가진 유부녀를 제 상상만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웠죠. 솔직히 말하면 하기 싫고 무서웠어요."
 
어려운 결정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변영주 감독이었다. 물론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 변영주라는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에 대한 선입견은 '진지하고 무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여전사 김윤진은 첫 만남에서부터 무너졌다.
 
"알고 보니 너무 재미있는 분이셨어요. 만나는 동안 내내 웃기만 했죠. 워낙 설득력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어서 그런지 반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지난 여름 김윤진은 두달보름 동안 남해에 머물렀다. 영화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주연이라 촬영신의 약 95%에 등장했다. 그야말로 쉴 틈 없었던 강행군. 아침 일찍 시작한 촬영은 일몰과 함께 끝났다. 하지만 술자리를 갖거나 관광을 다닐 여유는 전혀 없었다. 지친 육체는 일이 끝나자마자 항상 취침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육체보다는 정신이 더욱 피곤한 영화였어요."
 
<밀애>의 경우 디테일에 관한 고민이 감독만의 몫이 아니었다. 배우와의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연출 스타일에 따라 김윤진도 항상 '고뇌의 테이블'에 초빙됐다. '뻔한 영화는 찍지 말자'는 지침에 따라 항상 새로운 감정연기에 대해 고민했다. 일반적으로 여배우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신이라면 반대로 웃으면서 찍었다.
 
"불륜 사실을 남편에게 들킨 다음에 혼자 있는 신이었어요. 그때도 우는 신, 웃는 신, 무표정한 신 등 다양하게 촬영을 했어요."
 
화제를 모았던 김윤진의 첫 베드신은 3시간의 '액션' 리허설 후에 현장에 나갔다. 감독이 요구한 것은, 남편을 제외하고는 첫 남자를 만난 여자의 '어색함'과 '경직된 몸짓'이었다. 그리고 김윤진의 욕심은 '여자의 떨림'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남자에게서 진정 "당신 정말 대단해요"라는 대답을 들을 만큼 베드신 연기를 잘하고 싶었다.
 
김윤진은 이제 베드신과 액션신이 비슷한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둘 다 동일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이 그렇다. 감독과 동료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불안감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촬영시간이 길어져도 아무도 "그만 찍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연인>의 첫 정사신이나 <원 나잇 스탠드> 같은 느낌이 살아 있는 영화를 보며 준비했어요. <오리지날 씬>에서는 앤젤리나 졸리의 표정을 주로 봤죠. 무척 힘들었지만 심적으로는 편안하게 찍었어요." 마음으로 힘들었던 부분은 정사신 때문이 아니었다. 영화 전반을 감싸고 도는 미흔의 '어두움'이었다.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액션신이 아닌 까닭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김윤진은 마치 자신이 미흔이 된 듯 많이 아프기도 했다. 뭔가에 씐 느낌까지 들었고, 그런 자극은 정말 처음이었다고 말한다.
 
"결과가 나쁠지 알면서도 사랑 때문에 모든 걸 던지는 여자…. 같은 여자 입장에서 공감은 가요. 하지만 내가 그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김윤진의 바람은 이번 영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미흔의 행동에 대해 '너무 나쁘다'는 단죄가 있을 수도 있고, 그럴 수 있다는 동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영화를 본 후 그 부분에 대한 의견을 이야해준다면 그것이 영화 <밀애>의 또 다른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김윤진은 내년 1월쯤 새 영화를 결정할 계획이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좋은 멜로가 있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 좀더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다시 한번 빠져들고 싶다.


 

 

굿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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