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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홍종성 기자의 맛집 멋집 / 인천 남동구"명동 보리밥"

김항준 |2002.11.09 21:27
조회 618 |추천 0

갑자기 찾아든 추위에 갈까말까 1시간 넘게 고민하다 인천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월미도.

아침 일찍 떠나서인지 한참 동안 늦가을 바다를 구경하고 카페에서따뜻한 커피까지 마셨지만 아직도 오전이었다.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했던가 기왕 인천까지 온김에 '맛있는 거'나 먹고 가야겠다 생각하고 수소문에 나섰다.

토박이로 보이는 몇몇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죄다 무슨 무슨 고깃집,횟집을 들었다. 일단 시내로 들어가자 하고 택시를 탔는데 역시 택시기사는 '안목'(?)이 있었다.

"보리밥 좋아하세요. 어릴적 시골집에서 보리밥에 각종 나물 넣고 쓱쓱 비벼먹던 보리밥정식으로 유명한 집이 있는데…."

인천에서 택시운전만 14년 간 해 온 조수남 씨(41)가 권해준 식당은다름아닌 보리밥집.

조씨는 "이 식당의 보리밥 정식을 한 번 맛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하고단골이 된다"며 "보리밥을 후딱 해치우고 따끈한 보리 숭늉 한대접마시면 부러울 게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마침 조씨도 시장하던 차여서 동행하게 됐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인천광역시청이 빤히 바라다 보이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 '명동 보리밥'집. 식당 출입문이나 방으로 들어서는 문턱에 남아있는 손님들의손때는 보리밥이라는 우리 음식과 썩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처음 오셨나보죠. 우리 식당에서는 보리밥정식과 생삼겹살을 푹 삶아낸 보쌈을 손님들이 맛있다고 해요."

주문을 직접 받으러 온 박경숙 사장(35)의 설명이었다.

보리밥정식 2인분을 주문했고 곧 상에는 보리밥이 소복히 담긴 그릇과 함께 청국장ㆍ콩비지를 비롯해 돈나물ㆍ참나물ㆍ취나물ㆍ열무김치ㆍ무생채 등 보기만 해도 신선한 야채들이 놓였다.

보리밥이 마치 찰밥처럼 윤기가 흘렀다.

"우리 식당은 압력솥에서 밥을 지어내요. 2시간 가량 뜸 들이고 난뒤 보리밥 숭늉을 만들기 위해 5분 가량 높은 온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지만 찰진 보리밥은 구수한 맛이 그만이었다.특히 식탁 한구석에 올려져 있는 열무순은 옛 농촌에서 대나무 채반에 보리밥을 덜어 비벼먹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보리밥 정식을 더욱 군침돌게 하는 것은 청국장과 콩비지.

박 사장은 재래식 된장만으로 6시간 가량 가마솥에 삶아낸 뒤 40~60도를 유지하는 숙성실에 두고 2박3일을 발효시켜 어릴적 어머니가 끓여주던 청국장 맛을 낸다고 했다.

그는 "콩비지에는 돼지 등뼈고기가 들어가야 참맛이 나기 때문에 예부터 되비지라 불렸다"며 "등뼈고기와 각종 양념으로 맛을 낸 육수에맷돌에 갈은 콩을 섞으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콩비지가 완성된다"고설명했다.

맛도 맛이지만, 적당히 허기진 상태여서 보리밥 정식을 게눈 감추듯해치웠다.

"요즘 굴이 제철인데, 굴보쌈 맛도 좀 보시지요." 박 사장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생삼겹살만을 삶아 맛을 내기 때문에 굴보쌈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인천이지만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은 곳이었다. (032)435-3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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