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저 역할을 해보고 싶다’ 해도 불러주질 않았다. 그저 그녀만의 욕심일 뿐이었다. 캐스팅 됐다가도 막판에 누군가에게 빼앗기기도 했다. 그래서 방송사 화장실 한쪽에서 많이 울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카리스마가 강한 역이 있으면 사람들은 ‘장서희’를 떠올린다. MBC 일일극 ‘인어아가씨’ 성공의 절반 이상은 그녀의 탁월한 연기 때문이라는 데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데뷔 22년 만에 톱스타로 우뚝 선 장서희의 모든 것을 ‘A to Z’로 풀어봤다.
▲Colleagues(동료들)=장서희는 ‘인어아가씨’ 방영 전 드라마 성공을 자신했다. 임성한 작가와 이주환 감독의 역량을 믿었거니와 박근형 고두심 사미자 등 함께 출연하는 선배 연기자들이 너무 쟁쟁했다. “여러 선배님들이 극 중의 저를 만들어 주셨어요. 제 부족한 부분들을 지적해 주시고 때로는 감싸주셨죠.” ‘인어아가씨’가 MBC 간판 드라마로 자리잡은 지금 장서희는 주위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France(프랑스)=11월초 장서희는 드라마 촬영차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다. 처음 소식을 접하고 ‘룰루랄라’했지만 촬영 스케줄을 보고 기겁했다. 출국일과 입국일 모두 촬영일정이 잡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차 적응할 새도 없었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Gooseflesh(소름)=장서희는 사람들에게 ‘소름끼치는 연기자’이고 싶다. 정확히 말하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소름까지 끼치는’ 연기자다. 그녀는 이미 ‘인어아가씨’에서 독기 품은 은아리영을 연기하면서 몇 차례나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바 있다.
▲Immersion(몰입)=드라마를 한 번 시작하면 그녀는 깊게 몰입한다. 그래서 털털한 성격의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었던 SBS ‘불꽃’이 끝났을 때는 사흘간 울었다. “연기를 열심히 하면 그 역할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요”라는 게 그녀의 고백. 장서희는 내년 5월께 ‘인어아가씨’가 막을 내리면 한 달 동안은 끙끙 앓을 것 같다고 했다. 그만큼 아리영 배역에 쏙 빠져있는 것이다. 아리영처럼 가끔 가슴이 아픈 경험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Love(사랑)=그녀는 72년생으로 서른 살이다. 당연히 그동안 몇 차례 만났던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인연이 아니었던지 가볍게 만나다가 헤어졌다. ‘인어아가씨’의 아리영처럼 절절한 사랑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장서희는 비디오를 보면서 ‘감정연습’을 했다고 한다.
▲Marriage(결혼)=드라마가 복수극에서 아리영과 주왕(김성택)의 멜로로 톤을 달리하면서 장서희는 유독 외로움을 탄다. “남자 있으면 소개시켜 주세요”라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있으면 당장 하겠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 주왕같이 지조없는 사람보다는 마준(정보석)처럼 유머스럽고 순진한 남자에게 더 끌린다. 마준의 캐릭터에 ‘차분함’만 더하면 금상첨화라고.
▲Perfection(완벽성)=극 중 아리영은 완벽하다. 요리는 물론이고 춤,드럼 못하는 것이 없는 성공한 드라마 작가다. 하지만 실제 장서희는 요리나 바느질 등 가사 일에는 자신이 없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요리하는 신을 찍을 때마다 몇 번씩 실수를 하곤 한다. “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가만히 앉아서 하거나 그런 것은 자신이 없어요.”
▲Roller Coaster(롤러 코스터)=10월말 그녀는 롤러코스터 때문에 혼줄이 났다. 극 중에서 김성택과 헤어져 자학하면서 롤러코스터를 거푸 타는 신을 찍는데 꼬박 6번을 연속해서 놀이기구를 탔다. 그다지 무섭지 않다는 어린이대공원의 롤러 코스터를 택했지만 평소 롤러코스터 타는 것을 싫어하는 그녀에게는 고문이 따로 없었다. 촬영 후 얼굴이 하얗게 질린 장서희는 화장실로 곧바로 달려갔다.
▲Scandal(스캔들)=인기가 올라가면 악성루머도 따라다니는 법. 올해 유난히도 그녀를 괴롭히는 악성루머가 많았다. 그래서 살도 많이 빠졌다. 장서희는 “너무 억울하고 혹독하기만 했어요. 옛날에는 내가 무얼 하든지 관심이 없더니만…”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지금은 웃어요”라며 밝게 웃는 그녀였다.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