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게다가 가을비는 쓸쓸히 내리는 사랑하는 이의 발길은 끊어져
거의 한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
아무도 살지 않는 고궁.
그 고궁의 벽에서는 흙덩이가 떨어지고,
창문의 삭은 나무 위에는 '아이세여, 내 너를 사랑하노라.......'라는
거의 알아보기 어려운 글귀가 씌어 있음을 볼 때.
숱한 세월이 흐른 후에 문득 발견된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
편지에는 이런 사연이 씌어 있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 소행들로 인해 나는 얼마나 많은 밤을
잠 못 이루며 지새웠는지 모른다......'
대체 나의 소행이란 무엇이었던가.
하나의 치기어린 장난, 아니면, 거짓말, 아니면 연애 사건이었을까.
이제는 그 숱한 허물들도 기억에서 사라지고 없는데
그 때 아버지는 그로 인해 가슴을 태우셨던 것이다.
동물원의 우리 안에 갇혀 초조하게 서성이는
한 마리 범의 모습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언제 보아도 철책가를 왔다갔다하는 그 동물의 번쩍이는 눈, 무서운 분노,
괴로움에 찬 포효, 앞발에 서린 끝없는 절망감, 미친 듯한 순환,
이 모든 것은 우리를 더없이 슬프게 한다.
휠데를린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