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그녀의 손길이 스쳐간 내 뺨...
그 위로 눈물이 한 줄기 떨어진다.
참... 서른살이 다 되가는 사내새끼가...
그래도... 눈물 나는건 어쩔수 없잖아.
"아파..."
뒤돌아서 가버리는 그녀...
그녀는...
더러웠다....
첫만남
"꺅~ 오빠 이름 뭐야? 되게 귀엽게 생겼다."
오늘은 회식날...
송별회...
나를 위한 날이다.
내일이면 이 회사를 그만 두거든...
그만 둔다니깐. 평소엔 말도 잘 안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 선배라는걸 과시하듯이
술 한잔 따라주며 웃기지도 않는 소릴 주절 거린다.
결국 지 자랑이지...
"어머 이 오빠봐. 괜히 과묵한척 하네 호호. 와~~
이 손목시계 이쁘다. 이거 어디서 산거에요? 비싸보인다~"
짝퉁인데...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이 아가씨...
처음보는 아가씨다. 물론 저 여자도 날 처음보겠지...
아까 늙은이 부장이 카드를 꺼내더니...
노래방 도우미라는 건가...?
근데 왜 아까부터 허락도 없이 날 보고 오빠라 부르지?
남의 손은 또 왜잡아...?
더럽다....
분명 더러운 여자야...
"이거 놔... 그냥 노래나 부르다 집에 들어가."
"에이 재미 없게 왜그래? 나두 맨날 아저씨랑만 놀다가
오랜만에 또래 남정네가 왔는데 이러면 섭하지!"
더려운 몸... 더러운 혀...
"...... 내몸에 손대지마."
"...거 사람 무안하게 ...졸라 비싸게 구네 x새"
그래... 그래야 어울리지.
"나 졸라 비싼놈이고 x새니까... 그냥 대충 분위기 맞추다가 가라. 응?"
말 없이 날 쳐다보는 그녀...
그렇게 술자리가 끝나고
권위라는 조그마한 유리병 속에 갖혀 지내는 늙은이들과
그 유리병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꿈을 유리병 뚜껑 크기에 맞추고 있는
애늙은이들... 그들과 마지막 인사를 마쳤을때 쯤...
어두컴컴한 골목 네온사인 밑에서
담배 한까치 꼴아 물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매너 없는 년...길거리에서...
하지만 집에 가려면 저 앞을 지나쳐야 한다.
뚜벅...뚜벅...
그녀가 나를 쳐다본다.
기분이 나빳다.
"어이 졸라 비싼 아저씨"
그녀를 막 지나치려 할때...
그녀가 날 불렀다.
들을 가치도 없다.
난 그냥 계속 걸어갔다.
"내말 안들려? 청각기능은 패키지로 사셨어요? 졸라 비싼 아저씨?"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미안해요. 직업병이라 어쩔수가 없어."
"...오늘 내가 기분이 좀 많이 안좋거든...? 그러니깐 그냥 내 앞에서 사라져줄래?"
"나는? 당신때문에 내 맘도 졸라 안좋아졌거든요?"
"왜 내가 안 더듬어주니깐 섭섭하든?"
"주둥아리에 뭘 달아 놓으면 말이 그따구로 나와요?"
"짧은 치마 입고 그렇게 쭈그려 앉아서 담배 뻐끔 거리는 여자 앞이라 그런가봐.
팬티 다 보인다. 부끄럽지도 않아?"
"여...여기선 아저씨한테 밖에 안보여요."
"볼 생각 없으니 그냥 일어나지? 원하는게 뭐야? 2차 같은건 갈 생각도 없어."
"그냥...신세 타령좀 하려구"
"딴데 가서 해. 바빠"
"딴 사람은 들으면 눈물 콧물 질질 흘려서 재미 없어요."
무시하자. 미친여자다...
나는 그녀를 뒤로 한체 그저 뚜벅 뚜벅 걷기 시작했다.
"어이 이봐. 졸라 비싼 아저씨!"
그렇게 난 한없이 걸어 갔다.
...
뚜벅...뚜벅...
집이보인다...
"집이 대체 어디에요?"
정말 성가신 여자다.
언제까지 쫒아올 셈이지?
"대체 언제까지 따라올거야? 정말 미친거야?"
"결혼 했어요? 히... 아까 보니깐 결혼반지 같은건 없던데."
"미친년... 더이상 따라오면 신고해 버릴거야."
"신고하기 전에 비명 지를거에요. 강간범이라고 꺅! 살려줘요 도와줘요! 졸라 비싼 강간범이에요! 히히"
"...제대로 미쳤군."
"제대로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하겠어요?"
"그래... 신세 타령인지 뭔지 한번 지껄여봐. 들어주면 가는거지?"
"까먹었어요. 따뜻한 커피라도 마시면 기억날텐데."
"자기전에 무슨 커피야. 그냥 말해."
"자기전에 커피를 마시지 그럼 자고나서 커피를 마시나요? "
정말... 이상한 여자다.
머리 길이 만큼만 생각이 길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가 보다...
집으로 정말 대리구 들어가야 하나...?
"아...추워라. 좀 집에 들어가서 얘기해요. 춥지도 않아요?"
춥겠지. 치마가 그렇게 짧은데...
"어머 이 아저씨봐? 그렇게 비싼 척하면서 남의 다린 왜 봐요?"
저런 여잘 내 방으로 들인다는게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다리가... 좀 ... "
"다리가 왜요?"
"아무튼 커피는 없고 녹차 있으니깐 그거나 마셔."
"이 사람이 말을 돌리고 그러네? 내 다리가 뭐요~ 말해요."
정말... 성가신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