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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고 했던 고백 사람 가지고 장난 친건지 .. 나만 바보 됐다..

강군이 |2006.04.24 09:14
조회 774 |추천 0

 

술마시고 고백하지 맙시다..
세상에서 가장 쪽팔린날..

이른 아침 전화벨 소리에 나는 눈을 뜬다.

발신번호 ㅇㅇ 010-xxx-xxxx 예전에 같이 아르바이트했던 동생이다.

"여보세요?"
"오빠 뭐하십니까? 어디십니까?"
지금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술마시고 있다는데 나오란다.
몇시인지도 모른다. 시계를 보니 7시..
전날 너무 술을 많이 마셨던 터라 다음에 간다 했지만
완강히 나오라는 동생들과 형.
내가 아르바이트 하러 가야하는 시간은 10시..
여유가 있긴 하다. 두군데다 2호선이라 부담없이 씻고 옷을 갈아입고
ㅇㅇ역근처에 술집으로 향했다.
졸다가 내선순환 다 탈뻔했지만 겨우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형들은 집으로 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동생 둘(여자아이들?)..
술집앞 길거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명은 쪼개는듯 웃고 한명은 수줍어 하다가 나를 끌고 구석진곳으로 갔다.
"오빠~ 할말 있어요. 취중진담으로 말하려고 술 마셨어요"
나도 잠에 취했고 그 전날 마셨던 술에 취했던 터라 정확하게는 기억 못하지만
어쩌고 저쩌고 자기가 맘에 드냐고 어쩌고
나야 원래 치마만 두르면 좋아하는 스타일이기에(-_-)
"어? 너 좋아." "진짜요?" "나 거짓말 안해".. %@%#^$#% 무슨 대화를 하고;;
"그럼 우리 사귀어요"
@@ 난 순간 너무 당황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는거라 두서 안맞지만 이제부터니 잘 읽어주삼-

(내가 그애를 알게 된건 작년 12월? 그 아이는 이제 새내기 이고 나는 대학까지 졸업한 백수
그렇다고 같이 알바 하면서 무슨 썸씽이 있었던것도 아니다 맨날 내가 그 두명에게 장난 치고
농담하고 나야 그냥 귀엽네 이쁜것들 하며 지내왔지만 걔네들은 특히 그 아이의 속맘을 알
턱이 있나. 그래서 '나 좋아하고 있었나?' 그런 짧은 생각이 스쳤다.)

너무 황당해서 섣불리 대답을 할수 없었다. 머뭇거리는 나에게 들이대며 "싫어요?~"
원래 장난을 잘 치는 아이라 "오빠 가지고 장난 하지마라"
"장난 아니예요." 막 이러고
아~ 미치겠네. "그래, 사귀자" 여기까진 좋다. 아니 조금 더 좋다.
갑자기 내 품에 안기며 안아달라는 그 아이..
ㅡㅡ몇년만에 여자를 안아보나. 사귀자 했으니 내여자친구 안는데 뭐 눈치보랴
....... 갑자기 내 볼에 뽀뽀를 하는 그 아이.
어이구 갑자기 술도 깨고 잠도 깬 나..
자기한테 잘하라고 .. 자기는 나에게 정말 잘할꺼라고 ..
이번엔 내 품에 안기더니
오빠는 말랐으니깐 살찌고 나는 살빼고 오빠 살 1키로 찔때마다 뽀뽀한번 이러고..
내 와이셔츠에 입술자국을 남기는 그애.. 다른여자 쳐다보지 말라며.. 황당@@
"근데 오빠는 지금 취업도 해야하고 돈도 없어서 너 하고싶은거 다 못해줄지 몰라"
"그게 무슨 상관이예요. 자판기 커피를 마셔도 오빠면 좋아요. 대신 빨리 취직해요.
나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마요"
....... 점입가경이다.. 갑작스런 고백에도 놀랐지만 애 말하는게 가관이다.
다음주 어느날 시험 끝나니깐 그때 꼭 봐야되요.
....... 막 이러고...
오빠 나 괴롭히는 사람좀 혼내줘요. 이러고..
내가 토할것 같아서 이말은 못하겠지만...
내 핸드폰을 뺏더니 나의연인♡... 이런식으로 자기 이름을 바꾸었다.
싸이 일촌명도 바꾸잖다.. "어.. 그래.." "오빠 나중에는 뭘로 할꺼예요?"
너 하는거 봐서 ..
싫어요~ 나중에도 나의연인.......(ㅡㅡ기분 묘하네..)해요..
일하러 가야하는데 시간이 30분도 채 안남았다.
그런데 술한잔 간단히 하잖다. 뭐 .. 시간맞춰 가면 되니깐.. 갔다.
쏘주하고 안주 하나를 시키고 나는 일하러 가야하니깐 마시지 말라고 한다.
둘이 마시는데 내 손을 계속 꼬옥 잡고 있는 그애..
갑자기 얼굴을 들이 댄다..
ㅡㅡ;; 이 묘한 상황은 뭐야.. 뽀뽀해달란다.
헐... 모야.. 이거..ㅡㅡ 왜 입술을 디밀어.......
볼에 살짝 뽀뽀를 해줬다. ㅡㅡ;; (좋았어. 그래 솔직히 좋았다고..ㅋㅋ)
자기 연락 자주 안하는거 싫어한다고 .. 연락 자주 하라고 막 이러고..
......... 아..
그리고 우리 사귄다고 우리둘을 아는 사람에게 선전 포고 하잖다.
일하러 갈 시간.. 먼저 간다 해놓고 멋지게 계산까지 한 나..
전화하란다. 자기 알바 하러 갈때..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 되나=
술집을 나온 나. ㅇㅇ역으로 향해 가는데 기분이 좋을수 밖에 없다.
바로 여자친구 생겼다고 전체 문자를 보내고
친한놈들한테 전화를 막 해댔다. 이놈들 100일되면 커플링 해준단다.
(사실 여자문제를 말하자면 내가 정말 비참해 진다. 많이.......)
그리고 나랑 친한 우리 형수님..
전화해서 막 자랑했다.
걔를 깨워줘야 할것 같아서 .. 배터리 없는 내 핸드폰을
핸드폰이 나온 이래 처음으로 돈을주고 충전이라는걸 해 봤다.
'아~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좋아하면 되는거고 앞으로
사람답게 담배도 끊고, 술도 줄이고 이상한 생각좀 안하고 이쁜 사랑해야지.
ㅇㅇ천 근처에 공원을 보며 저기도 가보고 분식집에 가서 라면도 나눠 먹어보고
하루하루 커플일기도 써보고 저녁에 걔 늦게 끝나면 집에 바래다 주고
갑자기 기분도 좋아지고 행복해 졌다.

피곤했지만 성황에 아르바이트(행사장)를 끝낼수 있었고 기분좋게
사장님한테 밥까지 얻어먹고 .. 이 사람한테까지 자랑했는데.. 젠장..
걔가 아르바이트 하는 내가 예전에 일했던곳에 박카스~ D를 한상자 사들고 간 나.
들어가자 마자 역시 사람들의 시선과 반응 ~ 아 뜨겁기만 하다.
ㅇㅇ야 안녕~~ ㅇㅇ~~ 안녕?
"네.. 안녕하세요.." 얼굴도 제대로 안쳐다 보며.. '쑥쓰러워서 그런가 보다'
막 인사를 하고 다니고 토요일이라 너무 바빠서 조금 도와주고..
둘이 말할시간도 없었다.

기회가 났다. 둘이 밖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내 얼굴은 보지 않는다.
"아침에 기억나? 혹시 기억 못하는거 아냐? 잘 들어갔어?" 등등..
근데 ....... 이건 아니다. 반응이 사람들앞에서는 쪽팔려서 그럴지 모르지만..
아침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사귀자며 들이대던 걔가 아니다..
평생을 눈치 하나로 먹고 살아온 나 눈치 공인 42단!!
할말있음 해. 이때는 내 표정도 무표정이다. 왜냐면.. 이미 눈치 챘으니깐..

갑자기 내가 형님이 된다. 고개를 90도 꾸뻑 숙이며 "죄송합니다"
"오늘 아침일 없던일로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 머리를 쓰다듬고 ㅋㅋ 봐봐 왜 그랬어.(애써 멀쩡한척 했다.)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다.
태어나서 이런 기분 거의 느껴본적 없다. 강도도 제일 쎄다.
부랴부랴 일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쪽팔려서 뛰어 나온다.
이따 올꺼지? 데이트 해야지. 둘이 보고 갈꺼지? 등등..
그 술집 밑에서.. 담배한갑을 산다.
거기서 일을 많이 했기에 나하고 친한 아주머니..
몇마디를 주고받다가 "어머~ 그거 여자 입술 자국 아냐" ..
...... 아르바이트 하고 온거라 내 옷차림이 아침 그대로다.. 정장..
........ 아니예요. ;; 맞구만~ 어디갔다 온거야~!!"
ㅠㅠ....... 물론 기분이 썩 나쁠일은 아니지만 그 상황에선 아주 나빴다.
이거 안되겠다. 이유나 물어보고 가야겠다.
하고 담배 한대를 피우고 올라가려는데 아는 사람이 나온다.
"어~ ㅇㅇ 보러 왔어?ㅋㅋㅋㅋㅋ"
..... 헉.. 소문이 다 나 버린거다..
못올라가겠다.. 쪽팔려서........
그냥 그대로 집으로 간다...

뭐 그 다음에는 더이상 쪽팔려서 할말이 없다...
술도 안마셨는데 심장이 터져버릴것만 같았고.
내 평생에 한번 사귀어보고 한번 헤어져봤는데 그날의 기분은 상대도 안되고
내 옆에서 막 뭐라고 하는 친구의 말은 하나도 안들려서 대답도 못하고
친구한테 오는 전화는 안봐도 그거 물어보려고 온거니깐 수신보류 하고
버스에서 손이 떨려 아무나 시비걸어줬으면 좋겠다고 와이셔츠 단추 몇개 풀고
자리좀 차지해보고
게임을 해도 재미가 없고 티비를 봐도 무슨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머릿속엔
"아 쪽팔려.. " 싸이에 들어가 보니 평소 조회수 1-2정도밖에 안되는데
오늘은 9나 된다.. 방명록에 글도 원래 1개면 많은건데..
오늘은.. 5개.. 이쁜 사랑 해라, 사진 올려라, 축하한다, 100일 챙겨주마 등등
............
잠을 자려고 누웠다. 잠이 안온다. 그래 꿈이었다 생각하자.. 죽어도 잠이 안온다.
이유나 알자. 이왕 쪽팔린거 .. 전화를 했다.. 마냥 죄송하단다...
죄송하다는 말에 할말이 없지.. 됐다. 알았다.
..... "조금만 죄송해라. 그리고 술마시고 고백하는거 아니라고 쿨이 노래 불렀다.."
.........

....... 줄담배를 핀다. 사귀었던것도 아니고 뭐 썸씽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 더러운 기분은 뭘까.. 형들한테 전화를 했다. "너 솔직히 말해! 지금 가게 근처지?"
...... 아.. 이 사람들은 모르잖아.. 아..
형 저 기분이 지금 미칠것 같거든요..
".. 그래? 그럼 일로와 술 사줄께"
..... 멀었지만 갔다.
술을 마시고 뒤땀화를 까고.. 날 위로 해주고..
그냥 꿈이었다고 미친개한테 한번 물렸다고 생각하라고....

... 어쨋든 술을 너무 마셨더니 죽을것 같아. ㅡㅠㅡ..... 아침부터 형한테 전화와서
이쁜 사랑하고 데이트 비용 없으면 말하란다. 허미.. 돌아버리겄네."

최단기간에 아무나 만나던지 .. 수습해야될 10여명? 에게 비참하지만..
"역시 그럼 그렇지"라는 말을 들으며 눈물을 머금어야 할지..
지금도 어떻게 할수가 없다.
ㅠㅠ.......
ㅠㅠ...........

아.. 그냥 어리니깐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기분이 나쁘네요.
 (끝)

 

이틀이 지났는데도 바보된것 같고..

내 싸이에는 자꾸 축하의 글이 늘어나고 있다..

나 어떻게 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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