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를 2달만에 꼬신 한 남자가 있었다.
둘은 첫날부터 사랑했다.
밥을 먹고 집으로 데려다주는 첫날부터 우린 사랑하고 있다는걸 느꼈다.
내가 차안에서 쿨노래를 미친놈처럼 크게 불렀다.
그녀도 같이 불렀다.
둘은 반 미친 사람들이었다.
둘은 그렇게 사랑이란걸 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아팠다. 많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사랑을 더 확고히 해주는 계기라고 느낄 정도였다.
1달가량의 병간호를 했다.
퇴원을 하고...
1달후...
또 아팠다. 더 많이...
이번에도 1달가량 병간호를 했다.
출근해서 일하고 다음날 퇴근하면 병원가서 밥먹고 자고 바로 출근을 하고..
겨우 한달하는데...힘들어지고...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근데...그녀를 보면 그런 생각을 언제 했었냐는듯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한편으론 이 병이 왜 자꾸 그녀에게 올까...생각도 했다...그러면서 점점 무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날 조용해진 그녀가 나에게 조용히 얘기했다.
"이제 그만 헤어지자...이제 가...."
"....."
싫어라고 말해야하는데...말해야하는데..입이 열리지 않았다.
싫어라고 말하기도 무서웠다.
수술도 안대는 병이고...언제 갑작스레 재발할지 모르는 병...
폭탄을 안고 사는 그녀를 평생 사랑해줄 용기가 없었나보다.
결국 싫어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미 다 챙겨노은 짐들....베게며..이불이며..
다 우습게도 그걸 잘 챙겨들고 병원입구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저 멀리서 환자복에 링거를 팔에 꼽고 내 뒷모습을 보고 있는 그녀.
모자를 더 깊숙히 눌러쓰고 흐르는 눈물을 내비뒀다.
눈물이 앞을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뒤돌아 그녀를 봤다.
그대로 서 있었다.
천사같은 그녀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난 그 자리를 떠나는 중이었고....
차안으로 돌아와 핸들에 머리를 박고 정말 큰소리로 30분동안 울었나보다.
왜 또 아픈거야...왜 또 아픈거야...라며...
그녀를 평생 행복하게 해준다고 약속했었는데...두번의 입원과 간호 생활이 더해지며
나 스스로도 약해지고 있었고 결국 그녀가 나 행복하라고 놔준거 같다.
8개월이 지난 얼마전..
티비에서 "너는 내운명" 이라는 다큐를 내보내고 있었다.
아무소리없이 아무 미동도 없이 그자리에서 몰두하여 시청했다.
내 얘기 같았다. 저 남자는 나고 저 여자는 그녀고.
그 남자의 모습에서는 내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결론은 달랐다.
그남잔 그 여자를 끝까지 가는길까지 지켜줬고
난 무서워서 그러지 못했다.
또 한번 크게 운 날이었던거 같다.
2년 전 오늘경...내가 첫눈에 반해 그녀에게 쪽지를 건낸 날이다.
xx아 다음생에 맑고 정갈한 육신으로 다시 태어나 다음생에 나랑 꼭 다시 만나자.
그땐 내가 벌받을께.....
부질없는 말 하고 싶다.
다음생에 우리가 다시 만날수 있도록 만은 이들이 빌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