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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의 사랑 이야기 <3-5화> 공대의 희망

바다의기억 |2006.05.14 21:11
조회 11,288 |추천 0

어제 오늘 화끈하게 기분전환을 마치고

 

내일이면 일상으로의 복귀입니다.

 

5월 15일 스승의 날,

 

고등학교 시절 은사님께 안부인사나 가야겠습니다.

 

============================= 선생님 잠적하신다 ==========================

 

 

기억 - 애들한테 내 이야기 많이 듣지 않았나?


남1 -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데도 이렇게 접근을 해왔단 말인가?


아니면 동기들이 생각보다 나쁜 말은 안 한건가?



기억 - 대체로 어떤 거?


남1 - 그게.... 그러니까....


기억 - 솔직히 말해 봐. 나도 대충 감은 잡고 있으니까....


남1 -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 역시나, 할 소린 다했구먼.



기억 - 미팅 시켜달라며. 하기 싫어?


남1 - 아.... 그냥 좀 무서운 분이라고....


기억 - ....흠.... 됐다. 이만 갈란다.


남2 - 아!! 저기... 협박, 갈취, 폭력이 생활화 되신 분이라고....!


기억 - 호오.... 그거 친구6이 한 말이지?


남2 - 아뇨, 친구5라는 분이.....


기억 - ...음, 그랬구나. 그 다음은?



친구5 이 새끼 나중에 뒤졌어.....



남3

-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그 목적 자체가 잘못되어도 상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남4

- 만약 말을 걸어오거나 가까이 다가오면


눈에 모래를 뿌리거나 지갑을 버린 뒤


목숨을 걸고 도망치라고....



....... 뭐 거의 예상했던 대로네.



미팅이라는 미끼 앞에


나에게만은 비밀이었을 뒷담을


낱낱이 까발리는 후배 녀석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기억 - .....넌 뭐 들은 거 없냐.


남5 - 에, 에, 에, 에?



바닥에 발로 뭔가를 끄적이며


고개를 떨구고 있던 녀석은


내 목소리에 흠칫 놀라 고개를 들었다.



남5 - 에....예.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고개를 피한 탓에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곱상한 얼굴에 짙은 쌍꺼풀이


몹시도 여성적으로 보이는 인상.


아마도 요즘 말하는 꽃미남이


이런 스타일을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다.



기억 - ........ 그래? 그럼 뭐..... 우선 네 명만인가?


남5 - 아....아..... 아, 아니, 저....저....


기억 - 왜, 갑자기 생각이 날 것 같아?


남5 - 그게.... 수, 수, 수, 수, 수....


기억 - 수? 수단과 방법? 그건 아까 나왔잖아.


남5 - 아, 아, 아니, 그, 그게....



참 답답한 성격이네.....


소심한 건지 겁을 먹은 건지....



하지만 그 소심한 모습과 달리


녀석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지금까지의 어떤 것보다 강력한 것이었다.



남5- 수, 순결을....순결을 목숨 걸고 지키라고.....


기억 - .... 어느 놈이 그런 소릴 하디? 친구2?


남5 - 아, 아, 아, 아뇨.


기억 - 친구3?


남5 - ......



잠시 후, 필살의 응징 리스트 작성을 마친 난


뒤늦은 의문에 봉착하게 된다.



기억

- 너희들은 이런 소릴 듣고


나한테 미팅을 시켜달라고 할 마음이 들디?



남1 - 그러니까 그게.....



이후 전해들은 녀석들의 이야기는


비단 나만이 아닌 전국 7만 공대생 모두가 공감할


쓰린 아픔과 현실을 담고 있었다.



= 대학 가면 여자친구 같은 건 자동으로 생겨 =


라는 무책임한 말을 정신적 지주로


힘든 고교생활을 독신으로 버티고


꿈에 그리던 캠퍼스라이프로 돌입한 그들.



일단 그간의 구속에서 벗어난 그들은


핏물이 가득한 수조에 방류된 상어처럼


사방팔방을 휘젓고 다니다


공대라는 수조엔 상어만 있을 뿐 먹이는 없다는


절망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 와서 다른 수조로 옮겨 갈 수는 없는 노릇....


그들은 다른 수조에서 먹음직스러운 인어를 건져다 줄


관리인(선배)을 찾아다니기로 결심한다.



= 미팅...? 그래 뭐 까짓 거, 나만 믿어라. =



그 정도야 누워서 계산기 두드리기라는 듯


호언장담했던 선배들.


하지만 그들이 건져온 먹이는


복어, 붉은귀거북, 칠성장어, 바라쿠다 등.....


오히려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천적들뿐이었다.



= 야야, 지난번엔 미안했다. 이번엔 확실해, 내가 사진까지 봤다니까? =


= 자식들, 걱정하지 마라. 이번엔 진짜 100%야. =



하지만 계속되는 생물 테러....


전기뱀장어의 전격과 문어의 빨판에


정신적 · 육체적으로 황폐화 된 후배들은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 그런데 선배.... 선배는 왜 여자친구가 없어요? =


.....그렇다.


대학가면 여자친구따위 당연히 생기는 거라 믿었던 그들에게


그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 그.... 그래, 나 여자친구 없다! 그래서, 우습냐?!

폭탄 없는 미팅?

까놓고 그런 게 있으면 내가 나가겠다!

현실을 직시해! 이게 공대야!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



어쩜 그건 영원히 눈치 채선 안 될 공대의 터부였다.


비록 끊임없는 생물테러에 고통 받을망정


한 가닥 희망은 가지고 살 수 있었는데....


믿었던 선배의 폭탄선언과 함께 순도 100%의 절망감을 느낀 그들.


하지만 이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마지막의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못한 이들 다섯 명은


공대생이면서 늘 여자친구와 붙어 다니는


나의 존재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 만이 아니라...=


= 목숨이 아깝다면 무조건 도망쳐 =


= 협박 , 갈취, 폭력이 생활화...=


= 목숨 걸고 순결을....=



하지만 그 뒤를 따르는 무수한 소문들....


소문일 뿐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일관성 있고


그 외모 또한 명실상부였다.



하지만 더 이상 남은 방법이 없는 지금,


....... 누가 총대를 맬 것인가.


남은 문제는 그것뿐이었다.



남1 - 그 때 선배님께서 나타나신 겁니다!!


남2 - 선배님이 저희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남3 - 다른 선배들은 껍데기뿐이었습니다!


남4 - 제발, 저희를 구원해주세요!



새삼스럽게도


녀석들의 간곡함에 마음속 깊이 공감해버린 나.


어차피 현재 이미지론 원만한 학과생활이 불가능한 나로서도


이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었다.



기억 - 오냐, 너희들의 소망.... 잘 받았다.



일단 그렇게 말은 했지만...


내가 믿을 거라곤 민아 뿐.


녀석들과 헤어지고 잠시 후


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아 = 여보세요?


기억 - 응...... 나.


민아 = 아, 기억아. 점심은 먹었어?


기억 - 응? 아... 아니. 이제 먹으려고.


민아 = 잘됐다! 나도 아직 안 먹었는데.... 같이 먹자. 어디야?


기억 - 어? 여기? 아니야, 내가 그리로 갈 게.




잠시 후.


점심시간이 끝난 관계로


학생회관 근처 패스트푸드점.



기억 - 점심시간에 뭐 다른 일 있었어?


민아 - 아니, 그냥.... 혼자 먹으려니까 영 기분이 안 나서.


기억 - 응? 친구들은?


민아 - 혼자라는 게 그런 뜻이 아니잖아.


기억 - .......아....응.



아무래도 그녀와의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내가 제일 먼저 해결해야할 일은


단어의 은유적인 표현을 빨리 파악하는 것 같다.



민아 - 에에..... 역시 세트로 시키면 감자튀김이 남는다니까.



햄버거로 조촐한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남은 감자튀김을 케첩에 찍으며


한가진 5분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 때


난 아까 이야기 하려다 못한 용건을 다시 꺼내들었다.



기억 - 에.... 공주. 부탁이 하나 있는데.....


민아 - 쿡..... 무슨 일인데? 진지한 표정으로.....


기억 - 음....그러니까.... 미팅 한 번만 주선해주면 안될까?



=틱=


내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들고 있던 감자튀김을 떨어트리며


멍- 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민아.


정신적으로 3700 이상의 데미지를 받은 듯한 저 표정은....


아무래도 의미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는 듯 하다.



기억

- 아, 아니, 내가 하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과 후배들이 미팅이 너무 해보고 싶다고 해서....



민아 - 아아.... 그런 뜻이었어? 난 또.....



..... 역시나.



민아

- 음.... 우리 과에도 시켜달란 애들이 있긴 한데...


몇 명이나 돼?



기억 - ..... 다섯 명.


민아 - 흠.... 알았어. 찾아볼 게. 기억이 빼고지?


기억 - ...아...나까지 시켜주면 좋고.


민아 - 이잇! 맞는다?


기억 - ....... 몇대 맞으면 되는데?


민아 - 너어...진짜!!


기억 - 아하하하.... 농담. 아! 잠깐, 농담이라니까 진짜 때리기야?


민아 - 몰라! 씨....



아무튼 그리하여 다가온 토요일.


영문학부 Vs 공돌이들의


5:5 데스매치 미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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