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일요일 한 번도 제대로 쉬지도 못 하는 남편에게
" 운문사 에 사리암이라는 절이 같이 있는데 너무 좋대요. 한 번 시간 날때 가봐요. TV에도 나오고 이웃에서 말하는데 너무 좋다고 하대요."
간신히 시간을 낸 남편과 이제는 컸다고 안 따라갈려는 아이들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불교신자는 아니라도 우리 가족은 시간이 날때면 가까운 사찰을 찾곤 한다.
남편은 절에 가면 마음이 안정이 된다고 하고 내 목적은 아이들의 역사공부 겸 산세 좋은 곳을 다니며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함이다.
이웃에게서 사리암 이야기를 들은 후 혼자서 여기 저기 웹서핑을 한 후 지도를 복사하고 각종 사리암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 후 나선 길이었지만 대구 - 부산 간 고속도로비 거금 6500원을 들여서 17년만에 찾아간 운문사는 부산에서 1시간 50분에 걸려 찾을 수 있었다. 경내 입장료 주차비, 입장료 합해서 5600원, 자동차 기름 50000원을 들여 아침 8시에 출발을 해서 간신히 찾아간 길이었다.![]()
절 옆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갔다.
모두들 차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에 우리 가족은 의아해 하며 입구까지 갔다. 운문사 입구와 연결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고 돌아간 것이다.
걸어가며 운문사의 산세와 경치와 공기에 감탄을 하며 역시 천년고찰이라 뭐가 달라도 다르다며 잘 왔다는 생각을 하며 걸어갔다
하지만 사리암 이라고 팻말이 붙어 있는 입구에서 주변을 돌아보다 식구들 보다 약간 늦게 도착한 나는 다시 입구로 뛰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어디가노?' 하고 사리암 쪽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
"아줌마, 어디 가요?" - 깜짝 놀라 돌아보니 60대 중반인듯한 점퍼차림의 나이드신 남자분들 몇이 앉아서 퉁명스런 질문을 한다.![]()
-- ' 세상에 이런 황당한 질문이 - 어디 가긴, 사리암 왔으니 사리암에 가지. - '
황당한 질문에 대답을 못해 머뭇거리고 있으니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걸어서 못 들어간대요.한다.
웃으며 " 아하, 그럼 차로 가면 되나요? 걸어서 못 가면?" - 그제서야 뛰어나가는 남편이 왜 가는지 이해가 된 순간.
퉁명스런 말이 또 들려온다.
" 말귀를 못 알아듣소. 걸어서고 차 타고고 간에 여기는 아무나 못 가요." ![]()
-' 아니, 아무나 못 가다니, 인터넷을 다 뒤져도 그런 말이 없었는데 아무나 못 간다는 말은 무슨 뜻?'
" 아니, 왜요?" ![]()
여기는 아무나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요. 1년 열 두 달 통제가 되요.
"무슨 말씀인지, 그럼 왜 들어오는 곳에서 공지를 안 하나요?"
" 여기는 아무나 들락거리는 곳이 아니고 들어가고 싶으면 조계종 신도증 갖고 오소."
이 무슨 황당한 발언.
" 조계종 신도증이라니요. 없는게 갑자기 어디서 나와요."
" 없으면 못 들어가요. 암만 서있어도 소용없소."
뛰어가는 남편을 불러세운 후 그 소릴 듣게 했더니 화를 낸다.
입구에서 그런 안내를 하던가 TV로 사리암에 대한 방영을 하지 말던가,
바쁜 사람 억지로 오게 한 나는 더 몸 둘바를 모른다. ![]()
같이 서 있던 또 다른 가족 역시 너무나 황당한 얼굴로 돌아선다.
내 뒤로 차들이 줄줄이 늘어서고 ..
주차장으로 돌아온 내 눈에 투덜 거리며 들어오는 사람들이 무수히 눈에 뜨인다.
운문사 입구 입장료 내는 곳에서 어디 가는 지 물어보고 사리암 간다는 사람에게는 안내를 미리 하면 이런 황당한 일은 없을거 같다.
내가 찾은 그 어느 사이트에도 사리암을 찾았을때 불교 신도증도 아닌 조계종 신도증이 없으면 못 들어간다는 글 하나 없었다
17년 만에 찾은 운문사,
결혼하기 전에 자주 찾아다니던 너무나 경외롭고 신비롭던 운문사는 어디 가고 낯선 노인들의 퉁명스런 말만 듣고 돌아선 하루는 정말 씁쓸하기 이를데 없다.
안된다는데 아이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라 돌아서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운문사를 돌아보지만 한 번 엉망이 되어 버린 기분은 쉽게 되돌아오질 않는다.
매스컴을 탔던 탓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오랜만에 가면서 옛정취를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나 생경한 모습에 당황이 된다.
쉬는 날이 졸지에 엉망이 되어 버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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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운문사 사리암을 찾아가시고 싶은 분들께서는 반드시 조계종 신도증을 갖고 가세요.
없으면? ^^ 우리처럼 돌아오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