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3 때 만난 사람입니다.
대학 붙고 나서 만나서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사겼어요.
헤어진 건 작년 8월 말이구요.
친구의 친구라서 우연히 함께 하게 된 술자리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거에요.
신기해라.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수다 떨다가
책 얘기를 하며 친해져서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무척이나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니 그 전에 짝사랑 하다가 이 사람 만나서
정말 이런 게 사랑이구나 느낄 만큼 행복했습니다.
헤어지고 알게 된 사실인데,
자기의 케이스가 가장 비참한 케이스인 줄 안다.
다시 돌아 올 거라는 기대는 버려라. 뭐 등등
이런 말들 다 제게는 아닌 말인 줄 알았는데
똑같더라구요.
거의 3년 가까이 만나면서 떨어질 때라고는
시험 기간 4일, 엠티나 뭐 그런 것들 빼놓고는 매일 붙어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여름에 제가 인도를 가려고 결정하고
계속 말리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고
그렇고 오래 사겼는데 한 달이 뭐 대순가 싶었어요.
그만큼 이 사람 믿었거든요.
어쨌든. 얘기 하면 장편 소설로 열권은 넘게 나오니
간단하게 말하면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학교 동아리 여자애랑 사겼구요.
저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인도 가서 한 달동안 고생고생해서 삼키로 빠졌는데
이친구랑 헤어지고 이주만에 칠키로 빠졌습니다.
가족들도 다 아는 친구라서 씩씩하게 내색 안하려고 했는데
밥을 먹는데 턱 근육이 안움직이더라구요.
나는 분명 씹고 있는데 물에 만 밥알이 후두둑 떨어지는 거 보면서 울고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게 다 그 친구와의 추억 투성인데
걷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작년 한 학기 때 학고 까지 받을 정도로 저를 놓고 살았어요.
주위에서 가만히 있으면 오래 사겼기 때문에 알아서 돌아올거다.
일주일만 , 일주일만. 했는데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됩니까.
돌아오라고 잡았습니다. 근데 안돌아오겠대요. 시간을 가지쟤더군요
한 달 있으면 처음 사귄 기념일이었거든요. 그 때까지 연락 하지 말고
둘 다 정말 서로가 소중해지면 그 때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만나쟤요.
꾹 참고 기다렸습니다. 어느날 문자가 왔어요. 너무 소중한 사람이 생겨서
그 장소에 못 나갈 것 같다고. 그래서 나도 어차피 못 나갈 거 였다고 말해주고
쿨 하게 끝내줬습니다.
아 얘기가 계속 길어지네요.
어쨌든. 후회 안했어요. 그 사람 사랑하고. 그 것때매 아파하고
다른 사람도 만나봤지만, 내가 제대로 정리 되지 않았는데 잘 될리도 없었고
다 잊었다고. 이제 괜찮다고. 그렇게 방황하다가
얼마전에 깨달았습니다. 내가 아직 이 사람 그리워 하고 있구나. 아직 못잊었구나
그 사실 받아들이고나니까 내가 왜 그렇게 방황하고 나를 잡을 수 없었는지 알겠더라구요.
너무 사랑했으니까. 정말 아름다운 연애였으니까.
이 다음에 더 멋진 연애를 하기 위해서 이 공백기간이 있는거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랑 사귀면서 다른 여자들과 자고
윤락 업소도 갔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랑 사귀면서도 계속 헤어지고 싶어했다고.
끝나갈 때 쯤에는 다른 여자랑 저랑 저울질하면서 저 만나는 거 귀찮아했었다고도.
그 사실을 저와 그 친구와 관련된 친구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저만 모르고 있었어요.
제가 너무 행복해보여서 그 행복을 깨기 싫었다고 말하더군요.
친구들 마음도 다 알고. 다 아는데.
어제 정말 백지영의 '사랑안해'노래 후렴구만 메아리 쳤습니다.
제가 그런 생각 할까봐 말 안한거라고. 그런 친구 마음 다 아는데.
다시는 남자를 믿을 수 있을지. 지금 너무 아프고. 속상하고. 괴롭고.
침을 삼켜도 목이랑 심장 쪽이 아플 정도에요.
사귀게 되더라도 믿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정말 그 친구 믿었거든요.
저랑 사귀면서 사랑이 식기 전까지는 저에게만 충실 했다고. 정말 그런 남자라고
믿는다고 그렇게 자신있게 말했는데,
그래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다음번 연애는 더 아름다울 거라고
제 자신을 다독여왔는데 이제는 다른 남자를 만나서 그를 과연 믿을 수 있을지,
제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답답한 마음 토해내도 나아지지 않네요.
휴. 슬픕니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