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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닮은 너..3

루비 |2003.01.08 14:43
조회 274 |추천 1

우현은 아침 일찍 눈을 뜨자마자 기분 좋은 생각을 해냈다.그녀의 시간표를 알아낸후 자연스레 우연한 만남을

만들어 휴대폰을 선물해 주고 싶어졌던 것이다.교수인 그가 그녀의 시간표를 알아내는건 식은죽 먹기였다.

우현은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것인가..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마음과는 다르게 몸은 벌써 그녀를 향해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에서 우르르 나오는 학생들 틈에서 그녀를 쉽게 찾을수 있어다.손에 악보를 한가득 안고

머리를 쓸어올리며 나오는 모습.그녀도 우현을 보고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교수님."

"음..우선 그 교수님이라는 호칭은 쓰지 않는게 좋겠군요.이곳은 사람들이 많으니 주차장으로 오세요.

 제 차 아시죠? 기다리겠습니다."

"아니..저기..오늘은..약속이.."

"부탁이에요.기다릴께요."

난처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가 먼저 사라졌다.순간 진이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했다.이유는 준과 휴대폰을 사러 가기로 한 약속때문이었다.오빠가 수업이 끝날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남기는 했으나 간당간당했다.

하지만 기다린다고 했던 그가 있기에 일단 주차장으로 향했다.반가운 표정으로 맞아주는 그가 고마웠다.

"그리 오래 있지는 못할것 같아요."

"무슨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으신건가요?"

"오빠랑 핸드폰을 사러 가기로 했거든요?"

"오빠? 음..핸드폰은 저랑 저랑 가면 안될까요? 저도 컴퓨터때문에 전자상가에 갈 일이 있었는데.."

물론 같이 가고야 싶었지만 준이 기다릴거란 생각에 안절부절했다.그러나 우현은 그 오빠란 사람이 과연 친오빠인지 남자친구인지가 궁금했던 것이다.먼저 물어볼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그녀가 난감해하는 것을 그도 원치않기 때문이었다.또 그녀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지도 않았다.침묵을 깬건 진이가 먼저였다.

"저..그럼 핸드폰 좀 빌려주시겠어여? 오빠한테 전화를 해줘야 할것 같은데."

"그러시죠."

수업시간임에도 준은 전화를 아주 당당히 받았고 진이라는 사실을 알고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준.나야.오늘은 먼저 가."

"왜? 이건 누구 핸드폰이야? 모르는 번혼데?"

"응.나중에 얘기할께.그리고 나 지금 핸드폰 사러 갈꺼니까.나중에 번호나오면 바로 전화할께."

"야.길도 모르는게 어딜 혼자 간다는거야.조금 있으면 수업 끝나는데..나 그냥 지금 나갈까?"

"괜찮아.혼자 가는거 아니니까 걱정말고.암튼 끊어."

"야...찐..찐.."

그가 옆에서 통화 내용르 들을까 싶어 얼른 끊었다.오빠들의 보호속에 자란다는 것을 구지 확인시켜 주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가뜩이나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데 얼마나 어리게 볼지 뻔하니까..

"이거 남자친구와의 약속을 저때문에 괜히 깬건 아닌지.."

"괜찮아요."

괜찮다...그가 예상했던 답이 아니였다.적어도 아니에요,남자친구 없어요 라는가 아니면 그냥 오빠에요..라고

했으면 한결 그의 마음이 편했을 것을..운전을 하는 동안 신경이 곤두서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용산은 생각보다 한산했고 둘이 물건을 고르러 돌아다니기엔 좋았다.자기도 모르게 컴퓨터 용품을 사야 된다고 거짓말 한것이 찔려서인지 우현은 필요도 없는 물건을 두개씩이나 구입을 했다.

그녀는 딱히 맘에 드는 핸드폰이 없어 보이는것 같았다.우현이 권해주는 모델에 그냥 좋네요 라는 말만 할뿐..

그녀의 핸드폰 번호를 알게 되었다.우현은 갑자기 10대 소년처럼 설레이는 마음이 들킬까봐 이내 정신을 차렸다

그녀도 신기한지 차안에서 설명서를 보며 게속 버튼을 눌러보기에 바빴다.

"우리 저녁이나 먹을까요?"

"그러죠.저때문에 오늘 고생 많으셨는데 제가 맛있는거 사드릴께요."

"고생이라뇨..어차피 저도 와야 했는걸요..오히려 심심하지 않고 좋았어요.저녁은 제가 사죠.뭐 좋아하세여?"

"밥이요."

"네? 하하하하하.진이씨는 참 솔직하시군요.오늘 점심에 학교 식당 밥이 맛이 없나 보군요."

"아뇨.그런건 아니구여."

순간 오빠들과의 늘상 있던 대화로 착각한 그녀.밥이라니..이 남자가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할까..

"밥이라..어떤게 좋을까..어디 맛있는데 아시나요? 진이씨가 맛있다고 하는 집에 한번 가보고 싶군요."

"그럼 제가 자주 가는 곳을 가볼까여?"

"좋죠.전 아무거나 잘 먹습니다."

그녀가 안내한 곳은 뜻밖의 음식점이었다.간판도 없는 일반 백반집.제대로 닫히지도 않는 문에 쾌쾌한 냄새.

우현은 조금 당황했다.지금까지 이런곳에 한번도 와보지 않은 그로써는..도대체 어떤 음식을 팔지가 의문이었다.그녀는 주인 아주머니와 꽤 친한것 같았다.

"아주머니.안녕하세요?"

"어.우리 진이 왔어? 아니 근데 오늘은 왜 혼자여? 다들 어디간겨?"

"아니요.혼자 온건 아니구여.저희 학교 교수님과 같이 왔어요.아줌마의 맛있는 음식 솜씨 좀 맛보게 해드릴려구

 요.오빠는 요즘 바빠서요."

오빠..아까 그 전화통화의 주인공을 말하는것 같았다.그리고 이곳 주인은 그와 그녀를 잘 아는것 같았다.

뭐든게 혼란스러운 그는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된장찌개와 김치찌개..달랑 둘뿐이었다.

"어떤걸 드실래요? 여긴 다 맛있어요."

"전 진이씨와 같은 걸로 하죠."

"그러실래요? 아주머니.저희 된장 두개 주세여.매운 고추 많이 넣어주시구요."

"자주 오시나봐여."

"네.입맛 없을때 오빠랑 자주 와여."

"오빠라면 남자친구?"

그는 끝내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물어보고 말았다.그녀의 입모양을 주시하면서..

"남자친구여? ㅎㅎ..뭐 그럴수도 있져.저희는 보통사이가 아니거든여."

그녀에게 더 묻고 싶었지만 우현은 그만두고 밥을 먹었다.더 꼬치꼬치 캐물었다가는 주책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하기사 저렇게 이쁘고 착한 여자에게 남자친구가 없다면 말이 될까?

우현은 새삼 자신감이 없어졌다.그녀 옆에서 서 있기만해도 나이가 들어보이는 자신의 모습..

이건 아니다.그녀를 여자로 보면 안되다 하면서도 어느새 우현의 관심은 온통 그녀였다.더 이상 그의 마음을

막을수 없었다.어떤 운명적인 힘에 이끌려 그는 그녀에게 가고 있었던 것이다.그 사랑의 끝이 행복이든 불행이든 우현은 일단 끝까지 달려보기로 결심했다.이제 모근 것은 신의 뜻인것이다.

 

집에 돌아온 진은 그와 함께 했던 오늘 하루를 정리했다.누군가를 처음 좋아하는 그녀..두근거리고 설레이는 이

기분이 사랑이라는 것일까? 그는 사랑하기엔 그녀에게 너무 벅찬 상대이다.우선 그녀의 오빠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며 같은 과의 교수이고 모든게 안정적이고 완벽한 그에 비하면 진은 애송이에 불과했다.아직 그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천만다행이었지만 그에게 여자로 보이기 위해서는 참으로 힘든 노력을 해야 하겠구나 생각했다.그 후로 몇주동안은 그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물론 서로 핸드폰으로 목소리를 확인하고 문자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진의 연주회때문에 서로가 조심하던 터였다.

연주회가 있기 전날..최종 리허설로 굉장히 늦은 시간에 연습이 끝났다.정문 앞.버스정류장에서 준과 철은 진을 기다리고 있었다.서둘러 걸어가는 그녀의 핸드폰이 울린다.

"진이씨.접니다.민우현."

"네."

"연습 다 끝나셨죠?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어서 오세요."

"어쩌죠? 오늘은 오빠들이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그냥 가셔야 겠어요."

"아.그렇군여.아쉽네요.그럼 내일 뵙겠습니다.좋은 꿈 꾸세요."

진은 마음이 아팠다.이럴때 그를 당당하게 오빠들에게 소개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도 꿀수 없는 일이다.

아마 솔직히 얘기한다면 준은 미친듯이 화를 낼게 뻔하다.그리고 아마 그와 헤어지라 할것이다.

아직 사귀지도 않았는데 헤어지라니..진은 그냥 그와 만나고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다.바라는거 없이 지금처럼..

짝사랑으로 그쳐도 좋았다.다만 그 사랑의 끝이 빨리 안보이기만을 바랄뿐..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내일 있을 연주회.진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연주회였다.진이 그토록 꿈꾸었던 교햑악단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인 셈이기도 했다.나름대로 열심히 연습은 했으나 무대에만 서면 긴장하는 그녀의 버릇때문에 쉽게 잠을 청할수가 없었던 것이다.벌써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진은 그의 목소리라도 들으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것 같아 전화기의 버튼을 망설임없이 눌렀다.

"진이씨."

"네.저에요.주무셨어여?"

"아뇨.책을 읽고 있던 중이었어요.무슨일이 있는겁니까?"

"제가 방해가 됐군여."

"그럴리가요.잠이 오지 않나요? 내일이 연주회라 긴장이 되는거군요?"

"제가 무대 공포증이 있어서 실수는 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잘할수 있을꺼에요.진이씨 그동안 열심히 잘 해왔으니까 너무 걱정말아요."

"그만 끊을께요.안녕히 주무세요."

"네.진이씨도 좋은 꿈 꾸세요.이왕이면 내 꿈을 꾸면 더 좋구요."

우현은 자기한 말에 어찌나 우스운지..전화를 끊고도 계속 실웃음을 지었다..

'내가 정말 사랑에 미치기는 미쳤나보군..유치한 농담까지 하는걸 보니..'

처음보다는 많이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조심스럽다.한번도 그녀에게 좋아한다 사랑하다라는 식의 고백은 해보지 못했지만..물론 앞으로도 못할것이지만 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그녀가 알아주기를 바랄뿐이다.

 

그녀의 연주회.학생들의 연주회라고는 하지만 규모도 컸고 또 이번엔 교향악단 단장님과 그밖의 관련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그녀가 지금까지 연습했던 대로 실수없이 잘해야 할텐데..우현은 복잡한 대기실로 들어서 그녀를 찾았다.하얀 드레스를 입은 진이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결혼식을 앞둔 신부의 모습처럼 수줍은 미소를 짓는 그녀..우현은 문득 그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진을 바라보며 남자로써 들끓는 욕망을 느꼈다.그녀를 나만의 여자로 만들고 싶은..그리곤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연주회는 성공리에 끝났고 우현은 진이 앞에 나타날수 없었기에 멀리서 바라만 볼 뿐이었따.가족들이 아무도 온것 같지 않았고 왠 남자들만 그녀 주위를 멤돌고 있었던 것이다.묘한 질투심..허..이게 사랑이란 말인가..

자동차 안에서 시동도 걸지 않고 그냥 누워만 있었다.지금쯤 그녀는 무얼하고 있을까?

애타는 그의 마음이 그녀에게 전달된 것일까? 전화벨이 울렸다.

 

추천수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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