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이와 결혼해 주세요.."
"네에-_-?"
혹시나 내가 잘못 들은건 아닐까..
내 귀를 의심했다.
"은영이와 결혼해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대사를..
어머님은 너무도 진지한 표정으로 하고 계셨다.
은영이 하나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찬데..
어머님까지 '우리 모녀를 감당해봐' 라며 합세 했다.
이 모녀.. 힘들다.
참으로 감당하기 힘든 모녀다-_-
## 작전동 사랑사건-15 ##
"겨.. 결혼을 하라뇨.....-_-"
어머님의 엉뚱한 발상은..
나는 물론이요...;
엄마와 마주앉기 싫다는걸 겨우겨우
앉혀 놓은 은영까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만들었다-_-;
은영: 그말 하려구 불렀어? 나가요 오빠..
나: 으..은영아..
어머니: 좀 앉아라 은영아..
은영: 앉기 싫어....
어머님의 애타는 부탁을
은영은 매몰차게 뿌리쳤다.
어머니: 할 얘기가 있는데 잠시만 앉아줄 수 없니?
은영: 그딴 소리 듣기 싫어...뭐해요 오빠..나와요!
나: 하실 말씀 있다잖니..잠깐만..
은영: 듣기 싫어요...기다릴 테니까 나오든 말든 맘대로 해요..
가장 난처한건 나였다;
화난 가재와 애처로워 보이는 게 사이에서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 몰라하는 돌연변이 갑각류가 된 기분이었다-_-
화가나 뛰쳐나간 은영에게 가봤어야 했지만..
마음속 숨겨둔 얘기까지 꺼내가며..
내게 힘들게 말을 꺼내신 어머님을 외면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역시..
돌연변이 갑각류가 새우-_- 정도 였는지;;
비슷한 가재 쪽에 마음이 더 쓰였다;
"괜찮으시다면..........
"네?"
"화난 가재에게 가보겠습니다. 애처로운 게님..-_-"
무..물론..;
"은영에게 가보겠습니다. 어머님.." 이라고 했다-_-;;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내게..
어머님은 조용히 한마디를 건네셨다.
"해 주실 수 없을까요? 은영이와의 결혼..."
조금은 기가 찼다.
어쩌면 화가 났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른다.
어머님이 나에 대해 아는거라곤..
조금전 나눈 이야기가 전부지 않은가?
친딸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어머님은 은영을 아껴주고 있구나 라고 느꼈었는데..
나도 모르게 조금은 냉소적인 어투로
어머님께 말을 내던지고 있었다.
"어머님.. 어머님은..딸을 아무 남자와 결혼을 시키나요?"
"아무 남자가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건 동원씨에요.."
"아니..어머님이 저에 대해 얼마...."
나는 언성이 높아지려는거 같아 말을 내렸다.
차마 지금의 어머님에겐 화를 낼 수가 없었다.
화를 가라 앉히고 말을 이었다.
"저는..아직 나이도 어린데다..물론 생활능력도 없습니다"
"네..무리한 부탁이란건 알아요"
"네..무리합니다.
아주 무리해요..집에서도 허락을 해줄리 만무하고
집과 어머님이 허락한다 해도 은영이가 받아줄리 없어요..
은영이는 따로....."
"따로라뇨?"
"아..아닙니다.."
자칫 경비아저씨에 대한 얘기를 할뻔했다.
얼른 말문을 닫았다.
내가 말문을 닫자 어머님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꼭 결혼까지 바라는건 아닙니다.
은영이에게 집을 하나 구해줄 생각이에요..
거기에 동원씨가 같이 있어주세요.."
"저를 뭘 믿고 딸을....."
"전에 술에 취한 딸아이를 집에 데려다 주곤
저희집에서 잠든적이 있죠?"
"그랬었죠..."
"참..편안한 모습으로 자고 있더군요..
딸아이를 어떻게 해볼 심산이 있던 분이라면..
그렇게 넉살 좋게 편하게 잠들었을리는 없으리라 봅니다.."
"그..그래도 또 모르죠..남녀가 한집에서 오래 살다 보면.."
"오래 걸리진 않을겁니다."
"무슨 뜻이신지...??"
"은영인 곧 유학을 갈겁니다.
전부터 집에서 나가고 싶어 했던 은영이에게
스무살 까지만 참아라..
그때가 되면..유학을 보내주겠다 약속했습니다.
은영인 곧 20살이 됩니다.
곧 혼자 살게 된다는 뜻이죠...
아직 철이 없는 아입니다.
혼자사는데는 더더욱 익숙하지 않습니다.
동원씨가
은영이 한국에 있는 동안..
비뚤어지지 않게 그리고 유학을 가더라도
혼자서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들어보니 어머님의 심정도
조금은 이해가 됐다.
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아기새가
날아 보겠다며 앙탈을 부리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하는 어미새의 모습 아닌가....
떨어질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다면..
나는....
기류(氣流) 인가?
아기새가 떨어지지 않게...
잘 날 수 있게 도와줄 상승 기류란 말인가..?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딱히 부탁드릴데가 없네요.."
"저는 하강 기류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어머님 기대대로 상승기류라 할지라도..
그 기류가 끝났을때 까지 혼자 나는 법을 알지 못한다면..
더 높은곳에서 추락하게 됩니다..
물론 알고 계시겠죠?"
어머님은..
각오 했다는 듯이 짧게 대답을 하셨다.
"뭔 소리???"
"287-298줄까지 참조하세요-_-"
"헛소린 됐고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네..대신 저도 어머님께 부탁드릴께 있습니다"
"어떤거죠? 가능한건 지원하겠습니다.."
"커피값 좀 -_-"
"네..네에..-_-"
<전략적 제휴>
은영은 '나 지금 몹시 삐졌어요' 라고 말하듯
입이 나올대로 나온체로 커피숖 한켠에 앉아 있었다.
날 보자마자 은영은 분에차서 소릴 질렀다.
은영: 왜 이제 나와요! 왜 왜!
나: 아..그게 어머님이 잡으셔서..오래 기다렸어?
은영: 나보다 엄마가 중요해요?
나: 흐음.....
은영: 왜 대답못해요 왜!!!!
나: 은영아...
은영: 네...
나: 게나 가재나-_-;
은영: 뭔소리에요... 나 갈래요..
나: 왜?
은영: 기분 안좋아졌어..
나: 은영아..
은영: 왜욧!!!!!
나: 무언가 착각하나 본데...
은영: 뭐가요 뭐가!
나: 너와 나는;; 아저씨에게 작업들어가는 널 위한 전략적 제휴관계지
연인사이가 아니란다-_-
은영: 아....-_- 그..그렇죠..
나: 음...은영아...
은영: 네?
나: 어머님 말씀을 듣고 생각해 봤는데...
은영: 뭘요...
나: 우리 같이 사는건 어떠니?
은영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말을 이었다.
은영: 오빠..
나: 응?
은영: 오빠와 저는 아저씨에게 작업들어가는 날 위한 전략적 제휴 관계지
연인사이가 아니에요-_-
나: 으..응-_- 그렇지...-_-;
은영: 왜요? 결혼하게요 나랑?
나: 뭐..그건 아닌데..
너랑 나랑 같이 살면 집에서 눈치보이는 백수질 안해도 되니까..-_-
은영: 그럼 같이 살아서 나한테 좋은점은요?
나: 아저씨랑 잘 되려면 너랑 나랑 가까이 있는 시간이 많으면
좀 더 수월해지지 않겠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은영: 결정적으로....???
나: 너는 새장에서 나올 수 있겠지...
은영의
눈이 잠시 반짝 거린다.
그리곤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좋아요..날아 볼까요?"
<start>
은영이네 집이 잘 살긴 잘 사나 보다.
아님 인천의 집값이 똥값이던지-_-;
방두칸짜리 집을 이렇게 빨리 장만해 주는 재력;
잠깐이나마
은영이 어머님이 우리 엄마였으면.........
하는 생각을 한건 물론 아니였지만-_-
난
왜...
은영이 어머님 사진에...
우리 엄마 얼굴을 합성하고 있는걸까-_-a
어머님이 구해주신 집은..
너무나 예뻣다.
갑작스레 이민을 떠난 신혼부부가 살던집이라 했다.
신혼이었음을 말해주듯
깔끔하고 온통 사랑의 냄새가 풍겨나오는
하얀 인테리어...
은영은
집에서 나온게 좋은건지..
집이 예뻐서 좋은건지
집에 오자마자
너무나 즐거운표정으로 방방 뛰기 시작했다.
"우와아아 집이 너무 예뻐요.."
"응... 너무 괜찮다. 여기서 사는거란 말이지?"
"너무 이쁘다 너무 너무.."
"그럼 우선 짐 정리부터..."
"네..그래요 오빠 으히히"
짐정리를 시작했다.
뭐 내 짐이라곤 옷 몇가지와 컴퓨터가 전부였다.
그에 반해..;
은영은 옷만해도 네 다섯상자는 돼보였다-_-
거기에 화장품이니 뭐니 잡다한것들 까지...
정리를 하려면 꽤나 오래걸릴듯 보였다.
짐정리를 마치고..
짐정리라 해봐야 옷 몇개 걸고 컴퓨터를 설치한게 전부지만;;
내 침대 보다-_-
백배-_-는 좋은 침대에 누워
파라다이스다....를 외치고 있을때 은영이 빼꼼히 문을 열었다.
"오빠 뭐해요?"
"놀아.."
"으히히 그럼 저 짐정리 좀 도와줘요.."
"자기의 일은 스스로-_-"
"음..오빠.."
"왜?"
"이사하는 날은 자장면에 탕수육 같은거 먹는날이라던데..
어떻게... 1인분만 시켜요?"
"어째 좀 치사하단 생각 안드냐??..."
"오빠 나 혼자 정리하기 힘들어요..."
"음..조금 도와줘 볼까?"
"오빠 짱 ^^ "
어차피 도와줄 생각이었다..
음식때문이라기 보다..
동생이 힘들다자나 동생이 하하.....-_-;
<몬스터>
짐정리를 하다 보니..
이건 뭔가 잘못 됐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주 열심히..
은영의 옷정리를 하고 있는데..
은영님은..
갑자기 독서가 땡기셨는지..
침대에 배를깔고 키드갱 18권을 쳐보고 계셨다-_-;
"으히히 너무 웃겨..오빠 이 만화 봤어요?"
"-_-; 그렇게 웃기세요?"
"네..이거 봐바요 진짜웃겨요.."
"전 님 옷 정리 하느라 만화볼 시간이 없으신데요?"
"네..오빠 그럼 다 하고 봐요..진짜 재밌어요"
"-_-;"
말이 안통한다-_-;
"은영아.."
"네?"
만화를 보며 고개도 안돌리고 대답을한다;
이럴순 없다.
동거 첫날부터;;
이렇게 기선을 제압당하면..
앞으로의 생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선을 그어야 한다.
"은영아..지금 정리하는 옷이 내께 아니고 니꺼거든?"
"아..오빠..도와주기로 한거 좀 확실히좀 해줘요 히히"
"도와주기로 했지 내가 다하기로 한게 아니자나!
넌 왜 만화책이나 보면서 놀고 있는건데!!!!!"
기선을 잡기 위해 일부러
오바를 좀 보태 소리를 버럭 질렀다.
너무 크게 지른거 같아;
소리지른 내가 좀 무안했지만..
은영은 예상했다는 듯이 하얀 종이를 꺼내 들며 말했다.
"잠깐 쉬고 있던 거에요..
오빠가 짐정리를 하는동안
제가 이걸 적었어요..들어봐요.."
"뭔데...??"
"오늘부터 가사일을 분담해야죠..잘들어봐요,..
밥은 내가 할줄 모르니까 오빠가 하구..
설겆이도 밥한김에 오빠가 하구..
반찬은 뭐 오빠가 만들줄 아는건 오빠가 하구..
나머지는 사서 해결 가끔은 시켜먹구..
그리구 내방청소는 내가 하구..
거실과 오빠방은 오빠가...
그리고 내 속옷을 제외한
모든 빨래는 오빠가 하는거에요..
어때요..?"
" -_-.............."
"왜..왜요? 마음에 안들어요?"
"니가 하는건 니방 청소랑 니 속옷 빨래 뿐이네?-_-"
"네 ^-^ "
"이걸 내가 왜 마음에 들어해야되는건데! 왜 왜!!!!"
"으하하 오빠.."
"웃지마 가시나야!"
"오빠 생활비 보탤 수 있어요?"
"아..아니 뭐 그런건 아니지만-_-"
"그럼 방세를 낼꺼에요?"
"아..아니-_-"
이..이거 뭔가-_-;
미리 짜여진 각본같은 이 상황전개는;
선은 내가 긋는게 아니라
은영에 의해 그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절대적으로 불리한쪽으로..-_-
"그럼 뭘할건데요..^^ "
"..........."
"나 웃어도 돼죠? ^^ "
"으..응..그..그래-_-"
그애는 내게 만원짜리 몇개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이건 또 뭐야..??"
"장 좀 봐와요...오늘밤은 파티를 해야죠..
나와 오빠의 독립을 축하하며.. 신나죠 으하하"
"그..그러게..신난다....-_-"
"신나는 사람 표정이 그게 뭐에요?..웃어요 웃어 으하하"
"그..그래..웃자..웃어 으하하-_-"
웃음이 나온다..하..하..하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이 아이 내 머리 꼭대기에 있다..;
시작이 순탄치 않다.
올드보이에서 나왔던 명대사가 떠오른다.
웃어라,
온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것이다.
그..그래 지금 이라도 웃어 둬라..
아직 시작일 뿐이니까...으하하-_-;
은영의 강한 기선제압은
오히려...
내 착한심성-_-에 억눌려 있던 마음속
사악한 몬스터를 깨워내는 역효과를 낳았다-_-
"철저히..........
하강 기류가 될테다.....크하하하-_-!"
To be continued....
낙천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