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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의 사랑 이야기 <3-10화> 필름

바다의기억 |2006.05.30 10:02
조회 8,515 |추천 0

선거일날 택배 회사 쉴까요? 안 쉴까요?

 

택배회사가 쉬면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인 지라,.....

 

혹시 알고 계신 분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 법정공휴일 이란다 ===========================

 

 

마지막 방어선이라 믿었던 민아마저


한나의 편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현재


내가 택할 수 있는 대응책은


은둔과 회피 뿐이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공격력,


가디언(민아)으로 인한 반격 불가....


대체 이런 사기성 캐릭터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른 저녁 무렵 집에 돌아와


답답한 심정을 달래며 침대에 기대 앉아 있을 때


한동안 잠잠하던 나의 핸드폰이 울어댔다.



=빠바바밤빠밤빠바~ 빠바바밤빠밤빠바~ =


기억 - 예.


?? - 오빠~~.



오, 오빠? 누구지? 유니선배 목소리는 아닌데...



기억 - ..... 여, 여보세요?


?? - 여보세요? 오빠, 안 들려요?


기억 - 들리긴 합니다만... 누구신지?


?? - 어쩜... 어쩜, 어쩜, 어쩜!


기억 - ..... 제품 홍보나 060 이면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 - 뭐가 060 이에요! 나에요, 한나!


기억 - .....!!



어째 목소리가 비슷하다 생각은 했지만


대체 어떻게 내 핸드폰 번호를 알아낸 거지?


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기억 - ..... 뭐야, 번호는 어떻게 알고?


한나 - 당연히 언니한테 물어봤죠.


기억 - .... 그걸 순순히 알려주디?


한나 - 그럼요. 뭐 하러 숨겨요?



...... 민아야.... 제발 나 좀 살려줘.




기억 - 후...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또 무슨 일이야.


한나

- 싫어요~ 그런 딱딱한 말투.


요즘 왠지 날 피하는 것 같고..


분명 사랑이 식은 거야.



기억 - 사, 사랑은 무슨 액화질소에 튀겨먹을....


한나

- 정말 생각나는 거 없어요?


저한테 꼭~ 줘야만 할 거.


관심과 사랑 빼고....



기억 - 없어.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선 절대....


한나 - 필~름.


기억 - ...... 필름? 아!


한나

- 이제 생각났어요?


사진 뽑은 거 언제 줄 거예요~.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기억

- 후... 알았어. 내일 모레쯤


공주한테 보낼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한나 - 그래도 괜찮겠어요?


기억 - 뭐가?


한나

- 흠.... 일단 뽑아 봐요.


자연스럽게 알게 될 테니까. 그럼 이만~



정말 그게 본래 용건이었는지


그녀는 곧 전화를 끊었다,


마지막 말에 심상치 않은 여운이 남긴 했지만


이 문제에 관한한 총대를 쥐고 있는 건 나다.


필름도 내 손에 있고,


내가 맡긴 필름을 그녀가 찾을 위험성도 없다.


현상소에 맡기라고 하는 걸 보면


그리 충격적인 내용도 없는 게 분명하다.


내가 안 뽑아 준다고 튕기면 튕겼지


역공을 당할 만한 요소는 없을 진데.....




현상소 - 36장 짜리네요? 다 뽑으실 거예요?


기억 - ....네, 일단은.


현상소 - 한.. 두 시간 있다 오세요.


기억 - ....생각보다 금방 나오네요?


현상소 - 지금 밀린 게 별로 없어서요.


기억 - 네.... 아, 그리고 혹시 뽑다가...


현상소 - 예?


기억 - ...아, 아닙니다. 일단 다 뽑아주세요.



그렇게 필름을 현상소에 맡겨 놓고


집에 돌아와 있으니


알 수 없는 위기감이 스멀스멀 살아나는 게 느껴졌다.



왠지 이미 한나의 덫에


한 발 빠져 있는 것 같은 느낌...


대체 뭐지? 이 위화감은?



두 시간 뒤.


난 예정대로 현상소를 찾아갔다.



기억 - 사진 찾으러 왔는데요.


현상소 - 아, 네.


기억 - ...... 얼마죠?


현상소 - 네? 아...크흠, 그게 그러니까...



..... 역시나.


사진에 뭔가 있음이 분명한


현상소 아저씨의 모습.


맥박, 체온, 근육의 흐름, 그 모든 것이 어색하다.



차마 현상소에서 바로 사진을 꺼내볼 수 없었던 난


집으로 돌아온 뒤에야


현상된 사진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기억 - 윽?



사진의 절반가량은


한나와 그녀의 친구로 보이는 여인들이


바닷가에서 노는 모습을 담고 있었고


주변 경관이나 인물로 볼 때


그녀가 외국에 있을 때 찍은 것 같다.



한나를 비롯한 수많은 다이너마이트 걸들....


그 수위로 치자면 이발소에 있는 달력에 못지않으리라.



대, 대체 이러 사진을 뭘 믿고 나한테....


아, 내가 빼앗아 온 거지 참.


그리고 남은 절반...


그곳엔 꿈 중에서도 용꿈에 속하던


민아의 바캉스 사진이 담겨 있었다.



기억 - .......오오!!



스냅사진 특유의 자연스러움!


천진난만한 표정!


비키니는 아니지만 충분히 멋진 수영복!!


이건.... 가치로 치면 국보급, 아니 세계 문화유산이다.



한나야.... 고맙다.



기억 - ......흠....



필름 제일 마지막 부분엔


한나의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셀프카메라 두 장과


문제의 몰카사진이 있었다.


어두운 실내에서 몰래 찍은 거라곤 믿기 힘들만큼


정교한 조리개 조절과 정확한 구도....


대놓고 찍으래도 이렇게는 못 찍겠다.




잠시 후. 다시 현상소.



기억

- 저.... 이 사진이랑, 이 사진, 이 사진...


한 장씩 더 뽑아 주시고요.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도 한 장 더 뽑아주세요.


그리고....흠... 요것도....




다음날.


난 결전을 준비하는 무사처럼


한나의 전화를 기다렸다.



민아를 통해 건네주려던 계획은


사진의 내용으로 인해 무산되었고


내가 그녀에게 먼저 연락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이다.



=빠바바밤빠밤빠바~ 빠바바밤빠밤빠바~ =



옳거니, 올 것이 왔구나.



기억 - 예.


한나 - 저에요~.


기억 - 그래.


한나 - 사진은 뽑아 오셨어요?


기억 - ..... 그래.


한나 - 언제 주실 거예요? 이따 연습실에서?


기억

- 아니,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 잘 들어.


중앙도서관 입구 옆 화분에


사물함 키를 놔둘 거야.


그 사물함 키는 학생회관 로비에 있는....



한나 - 예예예?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기억 - 사진이 있는 곳을 말해주려는 거잖아.


한나 - 지금 무슨 첩보영화 찍어요?


기억 - ......


한나

- 저 마침 학생회관에 있으니까


열쇠 들고 뛰어오세요.


안 그러면 언니보고 찾아보라고 할 거에요.



기억 - .....네.



.....완벽한 작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실패한 거지?


역시 영화와 현실은 다른 것이었나....



결국 숨겨뒀던 열쇠를 다시 찾아


학생회관으로 가게 된 나.



한나 - 여기요~.


기억 - .......음.



건물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곧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사물함으로 사진을 꺼내러 가는 길,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한나 - 사진 봤어요?


기억 - ........ 그래.


한나 - 어느 게 제일 맘에 들었어요?


기억 - ......


한나 - 하긴.. 다 마음에 들었겠죠, 뭐.



그녀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무응답에도 이야기를 계속해가는


그 꿋꿋함에 종종 놀라곤 한다.



곧 사물함에 도착한 난


필름 봉투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 혹시 두 장씩 뽑은 게 걸리거나 하진 않겠지?


필름커버부터 봉투까지


흔적이 될 만한 건 다 확인해봤지만...


만약 걸리면 10년 놀림감이다...



한나

- 꺄아~ 너무 잘 나왔다!


저 사진 잘 찍지 않아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잘 찍는 것 같아.


어머, 어머, 이런 것도 찍었었구나....


오빠도 좋은 구경 많이 했죠?



기억 - 뭐, 그럭저럭.... 그럼 난 이만.


한나

- 네~ 고마워요.


응? 그런데 왜 이건 똑같은 사진이 두장 있지?



그런 바보 같은!!!



최대한 태연하게 자리를 피하려던 난


예상치 못한 대실수에 놀라


흠칫 그녀를 돌아보았다.



한나 - 꺄햐하! 역시, 두 장씩 뽑았죠? 그죠?


기억 - ........ 아냐.


한나

- 에이~ 거짓말!! 그런데 왜 그렇게 놀라요?


하긴... 제 친구들이 다들 한 몸매 하는 애들이라....



기억 - 아니래도.


한나

- 에이, 이미 다 뽀록난 걸.....


괜찮아요. 소장용으로 가지고 있는 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


특히 에밀리와 나탈리의 사진은 제가 봐도....오우~.



기억 - .... 아니라니깐! 민아 것 밖에 안 뽑았어!


한나 - ........



...... 젠장. 제대로 걸렸다.


왜지? 왜 자꾸만 걸리는 거지?


난 바본가? 왜 삽질을 해도 내 무덤만 파지?



한나

- 꺄하하하하하!! 역시! 오빠 멋져!


언니한테 다 일러야지~. 메~롱.



기억 - 자, 자, 잠깐!


한나 - 네? 뭐 더 하실 말씀이라도?


기억 - ....가, 갑자기 햄치즈베이컨슈퍼토스트가 먹고 싶지 않아?


한나

- .... 교내에 있는 토스트 중 가장 크고 맛있지만


엄청난 가격 때문에 쉽게 먹기 힘들다는 그거요?



기억 - ....그래.


한나 - .....흠..... 글쎄요. 아이스티도 함께라면 먹고 싶겠지만....


기억 - ..... 콜라랑 같이 먹을 생각은 안 들어?


한나 - 음.... 거래 성립!



그날 난 전설처럼 전해지던


뭇 학우들의 꿈....햄치즈베이컨슈퍼토스트를


그녀에게 사줘야만 했다.



한나 - ....오빠는 안 먹어요?


기억 - 시끄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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