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하지?
마치 내가 잘못이라도 한듯 불안했다.
그럴만한 이유를 알수 없었지만 꼴통이
그자리에서
바라보고 있다는것 자체가 나에게는 불안이였다.
꼴통은 평상시의 모습 그대로 한동안 나를 보더
니 입을 열었다.
-가자
꼴통은 간단하게 한마디 하며 몸을 돌렸다.
난 꼴통을 따라가야
하는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내가 왜 꼴통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알수 없었다.
-싫어! 나 놀다 갈꺼야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낳는지 나는 싫다는 말을 해버렸다.
-가자고
다시한번 꼴통이 가자는 말을 했다.
처음보다는 조금 거칠어진 목소리였지만 이미 나에게는 소용없는
말이였다.
-싫다고 했잖아 나 놀다
갈꺼야 갈려면 오빠나 먼저가
난 갑자기 꼴통의 행동과 모습이 짜증이 났고 도대체 왜저러는지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난 자기 여자친구도 아닌데 왜 저렇게 간섭할려고 하는지..
-안나올꺼야!
순간 꼴통은 인상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난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에 본적이 없는 꼴통의 생소한
모습에 겁이 났다.
꼴통의 무례한 행동에 화가 났지만 어쩔수 없었다.
-너 뭐야?
그때 지켜보고 있던 미팅남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꼴통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꼴통은 미팅남을 쳐다보지도 않고 무서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난 나도 모르게 걸음을 옮겼다.
-가기 싫으면 가지 말아요
미팅남도 몹시 화가났는지 인상을쓰며 나를
말렸다.
그제서야 불안하고 무섭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고 미팅남이
나를 구해주기를 바랬다.
어느세
꼴통은 나에게 짜증과 불안함의 대상이 되어 있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지워지지 않은 이 불안감은 무엇인지 마치 무슨일이라
도 일어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팅남은 꼴통에게 다가갔다.
-야! 너 꺼져!
그러가
꼴통은 마치 미팅남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상한 웃음을
지우며 말을 했다.
-꼴에 남자라고
순간 꼴통의
오른발이 공중으로 올라갔고 동시에 미팅남의
얼굴을 차버렸다.
-퍽! 우당탕!!
미팅남은 탁자와 함께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주변에서는 꼴통의 무서운 기세에 눌려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너무 화가 났다.
이제는 더이상 꼴통이 무섭다거나 왠지 모를 불안감도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내 자신도 알수 없는
감정의 폭팔은 꼴통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갔다.
-왜 이래! 오빠가 뭔데 이사람한테 이러는거야! 난 안간다고!
도대체 왜나한테 이러는거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나한테 소리지르지마!
꼴통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고 너무큰 꼴통의 목소리에 나는
경끼를 일으킨 아이처럼 너무 놀라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솔직히 너무 무서웠다.
소리를 지르는 꼴통은 마치 차가운 한조각 얼음같았다.
난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하며 빨리 이자리를 벗어나야 할것
같았다.
더이상 내게는 어떤것도 필요없었다. 오직 이 상황을
피하는것이
중요했다.
내가 천천히 걸음을 옮기자 꼴통은 인상을 쓰며 내게로 다가왔다.
너무 무서웠다.
다리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 처럼 제대로 서있을 힘도 없었다.
그리고 왜 내가 꼴통에게 이렇게 했는지에 대한 후회감이
밀려들었다.
어떤 이유나 감정등을 떠나서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꼴통은 나를 지나쳐 아직도 쓰러져 있는
미팅남의 머리카락을
잡고 일으켰다.
-하나만 묻자 너 쟤 좋아하냐?
미팅남은 입술이 터져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좋아 한다고 말해요 나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미팅남은 아무런 대답도 못했다.
그리고 난 미팅남의 표정에서 무엇인가를 느낄수 있었다.
두려움....비굴함....
꼴통은 미팅남의
대답을 제촉했다.
-묻고 있잖아 대답해 헛소리하면 넌 죽는다. 내가 지금 너한테
이러고 있다는건 언제든
어디에서건 이렇게 할수 있다는 거야
하지만 미팅남은 끝까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꼴통은
잡고있던 미팅남의 머리카락을 놓으며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마치 나를 조롱하는듯한 표정처럼 느껴졌다.
꼴통은
아무말없이 나에게 다가왔고 나 역시 아무런 말도 못하고
걸음을 옮겼다.
그럴수록 계속해서 무엇인가가 나의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미팅남은 왜 좋아한다고 대답하지 못한거지...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했
는데 ..
문을 나서는 순간 또다시 꼴통을 몸을 돌리며 겨우 자리에 앉아있는
미팅남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꼴통이 다가간것은 동창이였다.
동창도 지금의 상황에 너무 놀란듯 겁먹은 표정으로 앞에 서있는
꼴통을 쳐다 보고
있었다.
-짝!
꼴통은 동창의 뺨을 때렸다.
-한번만 더 이런짓하면 그때는 죽는다. 기역해
마치 나의 뺨을 때리고 있는것 같이 느껴지고 있었다....
나는 처음 꼴통과 만났을때 처럼 뒤에서 걷고
있었다.
달라진것이 있다면 이제는 꼴통이 나와 나란히 걷기 위해 걸음을
늦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술집을 나온 이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던 꼴통은 집앞에
도착해서야 겨우 말을 했다.
-들어가
한마디 뿐이였다.
그리고는 몸을 돌렸다.
난 꼴통과 걸어오면서 숨막힐것 같은
침묵을 겨우 참으며
어떤 말이라든 해주기를 바랬다.
그런 이렇게 그냥 돌아서면....
나는 또다시 예전에 뚱뚱했던 나로 돌아갈것 같았다.
술집에서 느꼈던 불안감..
나도 모르게 돌아서는 꼴통의 손을 잡았다.
-미안해
그렇게 말해야 할것 같았다.
아니 그렇게 말했다.
나에게 장난만 치고 구박만 하던 꼴통이였지만
함께했던 시간속에서 꼴통은 믿음으로
다가와있었다.
미팅남을 만나면서도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 느꼈을때에도
꼴통에 대한 믿음은 나의 마음 한켠에 있었다.
그 믿음이 나를 계속해서 불안하게 했다.
꼴통은 대답대신 담배를 입에 물고 하얀연기가 다 사라질때까지
그렇게 서있었다.
-내가 떡대라고 부르는게 싫어?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꼴통에 나에게 소리를 지를때 이미 쓸데없는 자존심도 깨어져
버린후였다.
-니가
뚱뚱할때도 나한테는 떡대였고 지금 살이빠져서 날씬해져도
나한테는 예전의 그 떡대야
너무 혼란스러웠다.
의미를 알수 없는 꼴통의 대답에 나는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꼴통의 마음을 이해할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꼴통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었다.
- 떡대야 니가 누구를 만나고
그래서 좋아하고 사랑을 해도
나는 다 좋아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사랑을 해
꼴통은 가만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내눈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꼴통은 나에게 웃음을 보여주었다.
-예전에 사랑이란건 그냥 내가 한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면 되는건줄 알았어
그 자체가 사랑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조금 시간이 흐르고 나서는
사랑은 그런게 아니라 가슴을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거라고
그때 너무 가슴이 아팠거든
정말 한 여자를 가슴이 시리도록 그리워했어
그런데 그것도 사랑이 아니였어
한사람에 대한 집착이고 순간적인 감정의 충동일 뿐이였지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또다시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변하겠지만 지금 생각하는 사랑은
그 사람을 위해서 죽을수 있는거야
한사람을
위해서 죽을수 있다면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죽을수 있는것......
난 꼴통의 마지막 말을 마음속으로
우물거렸다.
꼴통의 말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해할수는 없었지만
꼴통의 눈동자에 비췬 내모습은 이미 모든것을
이해하는것
같았다.
-나 간다. 내일보자
처음으로 내게 보여준 웃음을 마지막으로 조금전
우리가 걸어왔던 곳으로 다시 걸어갔다.
난 또다시 꼴통이 사라질때 까지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꼴통이 눈에서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나는 서있었다.
그의 아련해진 뒷모습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싶었지만
그곳에는 텅빈 거리뿐이였다.
꼴통과 내가 떨어져서 걸어온 텅빈 거리였다....
-삐익~
겨우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다 문자메세지를 알리는 소리에 핸드폰을
열었다.
꼴통이 보낸 메세지였다.
- 내 뒷모습 멋있지 않냐?
내일 학원
나와라 저번처럼 쪽팔리다가 안나오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