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가 선보인 서비스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단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서비스다. 지난해 적립식펀드 바람이 증권시장을 강타했다면 올해는 CMA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주요 9개 증권사의 8월말 현재 CMA잔고는 9조8793억원으로 5월말보다 2조3754억원이 증가했다. 3개월동안 매달 평균 8000억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CMA가 최고의 서비스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맹신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CMA계좌에 들어온 자금을 투자하는 투자처가 한정돼 있다는 점과 미래 금리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시하고 있는 이자 등이 그 이유다.
콜금리 하락시 제시한 이자 맞추기 힘들어..법인자금 유입도 우려 대상
◇미소 뒤에 그림자=증권사들은 CMA계좌에 들어온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MMF와 RP 투자가 늘어나면 증권사의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된다.
영업용 순자본 비율은 영업용 순자본 대비 채권의 위험률을 반영한 수치로, 관련법상 150% 이상을 유지해야 되는데, 특히 파생상품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3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CMA가 투자하는 대상 채권의 종류가 무엇인지에 따라 위험비율은 달라진다. 가령 RP의 경우 투자 채권이 잔존만기 3개월짜리 국고채 3년물일 경우 금액의 0.2%를 위험비율로 반영해야 된다. 신용등급 BBB이상 회사채(잔존만기 1년)는 1.7%가 반영되며, MMF는 잔액의 0.5%를 위험률로 반영한다. 안전한 채권일수록, 채권의 만기기간이 짧을수록 위험은 적게 반영된다.
정원식 한국증권 리스크관리부 차장은 "RP의 경우 국고채에 50~60%를 투자하고 신용등급 BBB이상 회사채에 나머지를 투자한다"며 "RP에 투자하는 CMA 잔고가 늘어나게 되면 증권사의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CMA잔고가 1조원 늘어나면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20~30%포인트 하락하는 수준이어서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의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500~600%를 넘고 있어 아직까지 CMA 증가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앞으로 CMA 규모가 늘어나면 일시적 환매 위험과 콜금리 하락에 따른 위험은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MA, MMF 대체, '시장 충격' 우려=CMA가 짧은기간 급증한 이유는 MMF가 투자매력이 떨어지면서 대규모 법인자금 유입이 한 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MMF는 지난 7월 법인자금에 한해 익일입금제를 실시, 입금이 1일 늦어져 하루치 이자율 손실이 발생하자 대량 환매가 이어졌다.
실제로 익일입금제 실시를 앞두고 환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6월16일 부터 이달 22일까지 24조4361억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단기 금융상품인 MMF서 빠진 뭉칫돈이 CMA로 일부 유입돼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CMA는 말 그대로 통장 하나로 종합자산관리를 하기 위한 상품인데 법인의 뭉칫돈이 단기운용을 위한 목적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단기성 자금이 들어오면 향후 일시적 환매에 따른 충격도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