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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실장 왔습니다.
민석이 들어왔는데도 영훈은 그에에 눈길조차 주지 않은채, 옆의 박제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미 그가 뭣 때문에 이 밤중에 찾아왔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실 필요까지 없으셨는데요..
드디어 영훈의 눈길이 민석에게 향햇다. 예상과는 달리 전처럼 감정없는 표정이 깃든 그의 얼굴을 보자 영훈은 약간 의아했다.
-뭘 말이냐..
-잠깐 스쳐지나가는 여자일 뿐입니다. 며칠 갖고 놀다 바꿀려고 했습니다.
-그래?
영훈의 목소리에 비웃음이 묻어났다.
-제가 그동안 여자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이러십니까..
-그 여잔 여느 여자랑은 달라..너도 알잖아..
널 망치고 말거야…
-사장님이 틀리셨습니다..
그여잔 지금까지 제가 즐기기 위해 만난 여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제말을 믿으시겠습니까?
-말해줄까?
넌...그냥 가만있으면 되.
내가 그년을 사창가에 팔아넘기든, 얼굴에 칼을 대 평생 밖에 못돌아다니게 말들든
넌 지금처럼 눈하나 깜짝 안하고 있으면 된다구..
그러면 널 믿지.
순간 민석의 눈에 절망의 빛이 떠올랐다. 그는 결단을 내린 듯, 영훈 앞으로 한걸음 다가갔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
영훈이 같잖다는 듯이 웃었다..
-어떻게…?
어쭙잖은 연극할 생각 집어치워..
-믿어보십시오..
솔직히 민석의 당당한 말보다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을 읽을 수 없는 그의 표정에 영훈의 마음이 기울어졌다.
-좋아....한번 두고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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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는 요즘 너무나 행복했다. 비록 일주일전 불행한 일을 겪었지만, 오히려 그 일로 인해 민석과 함께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그는 매일 연희를 찾아와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직접 상처를 소독해주는 것은 물론 약을 먹을 땐 옆에서 물까지 떠다 먹여주었다..또 올때마다 민석의 손에는 항상 연희가 좋아하는 백합이 들려있었다. 그로인해 그녀의 집에는 백합향이 가실줄을 몰랐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지금 너무 행복하다..
연희는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어느덧 상처도 왠만큼 회복이 되자, 민석이 그녀에게 달콤한 제안을 했다..
-우리 내일은 밖에 나가서 저녁먹자.
-정말요?
안 그래도 집에만 있어 답답하던 차였다.
-그래..내가 근사한 곳에 데려가 줄께..
-요즘 당신 정말 왜 이렇게 이쁜짓만 하는거에요..
연희는 민석을 끌어안았다. 처음과는 달리 그의 몸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당신 그거 알아요?
-뭐?
-내가 당신 사랑하는거요?
-나 이제 그만 갈께.
민석은 황급히 일어섰다.
-후훗..내일봐요..
연희는 민석이 수줍어한다고 생각했다.
민석의 마음이 절망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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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최연희씨죠?
-네…
-택배왔습니다. 여기 싸인해주세요..
-누가 보낸거죠?
-여기 카드있습니다.
택배를 보낸 사람은 민석이었다..
‘오늘 이거 입고 왔으면 좋겠어. 당신한테 잘 어울릴거야..
꼭 입고와줘..
-뭘 이런걸 다…
연희는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다. 누구에게나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한테 받는 선물은 기쁨이 배로 컸다.
옷을 꺼내들은 연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냥 옷이 아닌 드레스였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몸에 딱 달라붙는..무슨 영화시상식에 배우들이 입고오는 그런 옷이었다.
‘이걸 입고 나오라고?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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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비디오 가게 문을 닫고 목용탕을 다녀온후, 연희는 본격적으로 꽃단장에 들어갔다.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매만진 후, 조심스레 민석이 보내준 옷을 입어보았다. 그야말로 몸에 딱 맞는 드레스였다. 너무 잘 맞아서 탈이었다. 마치 스킨스쿠버복처럼..몸과 옷사이에 공간이 하나도 없었다.
‘도대체 나보고 밥을 먹을 먹으란 소리야 말란 소리야
물만 먹어도 옷이 찢어질 것 같았다.
때마침 민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데리러 갈께..그 옷은 입었지?
-당신 정말 어떻게 이런옷을 보낼 수 있어요?
너무 내 몸매를 과신하는 것 아니에요?
-왜? 작아?
연희는 왠지 그말에 자존심이 상했다.
-아니요! 작긴요.. 너무 잘맞아서 탈이에요..
근데 우리 오늘 어느시상식에 가는거죠?
-하하..왠 시상식?
-이거 완전히 여우주연상 후보 복장인데요..
-너무 자신을 과신하는 거 아닌가?
-뭐예요?
-하하..기다려..남우주연상 후보가 지금 가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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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의 말 그대로 였다. 정말 여느 영화배우 못지 않았다. 고급스런 검은색 정장에 단추하나를 푸른 흰 와이셔츠. 귀풍스럽고 멋있는 모습이었다.
연희는 그냥 드레스만 입기가 민망해 위에 자켓을 걸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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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이 데려간 곳은 연희가 생각한 레스토랑이 아니었다. 한적한 별장에 마련된 파티장이었다. 연희의 옷이 절대 오바가 아닐 정도로 많은 주연상 후보커플들이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이런 곳은 그녀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어리둥절해 앉아 있는데, 민석이 매너좋게 반대편으로 와 문을 열어주었다. 연희는 마치 공주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자켓은 차마 연희와 함께 내리지 못했다.
-오늘 너무 아름다워..당신 몸매 정말 좋은데..
-치..왜 그말 안해주나 했어요..차안에서 아무말 없길래..별로 안어울리는 줄 알고..
-그땐 당신이 자켓을 입고 있었잖아..
-당신도 오늘 너무 멋진데요..
-난 당신이 아무말 없길래..내가 너무 멋있어서 말문이 막힌줄 알았지..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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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김회장 생일파티장에 데려갔다구?
-네..지금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냥 지켜만봐..
계속 연락하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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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더 휘황찬란했다.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음악에, 온갖 산해진미들이 뷔페식으로 차려졌다.
민석은 사람들과 몇번 인사를 나누더니 이내 연희있는 곳으로 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앉았다.
-어때? 재미있어?
-네…근데 당신 항상 이렇게 저녁먹어요?ㅋ
-하하…미쳤어? 한끼먹고 부도날일 있나..
-근데..여긴 도대체 뭐하는 곳이에요..?
-돈이 넘쳐나는 따분한 노인네 생일 파티장이야..
-그럼 축하의 말이라도..
-내가 벌써 했어. 그리고 그분은 이미 피곤해서 집으로 가셨다고 하는군.
우리 춤이라도 출까?
-춤이요? 난 춰본적 없는데..
-난 많아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낭만적이었다. 10여명의 오케스트라가 오직 둘만을 위해 연주하는 것 같았다. 연희는 거의 민석의 품에 매달리시피 스텝을 밟았다. 민석의 기술이 좋아서인지 다행히 발은 밟지 않았다. 그녀는 민석의 품에서 너무나 편안함을 느꼈다.
오랫동안 말이 없자, 민석이 연희의 귓속에 대고 속삭였다..
-설마 자는 건 아니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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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왔습니다.
차를 타고 있습니다..
네..네.
따라가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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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입구에 다다르자, 민석이 연희를 보며 말했다.
-우리 공원에 잠깐 들렀다 갈래?
연희도 이대로 헤어지기가 아쉬웠던 터였다.
-좋아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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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원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떻할까요?
‘띠리리
갑자기 영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잠깐만.
영훈은 핸드폰을 끊고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됐어..그냥 철수해..
-네? 네…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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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민석과 연희는 어느새 한적한 벤치에 앉아 있었다. 오직 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연희는 오히려 이런 순간이 너무나 좋았다. 깜깜한 밤이었지만, 은은한 달빛만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기에는 충분했다.
-오늘 즐거웠어?
-네..더없이..
-그 자켓 벗으면 안돼?
-네? 추은데..
-당신 몸매를 다시한번 감상하고 싶어서 그래..
민석이 야릇한 눈길을 연희에게 보냈다.
‘설마 여기서?
솔직히 싫지 않았다. 연희는 자신이 색녀가 되어가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일어서서 순순히 자켓을 벗었다.
그녀가 앉으려고 하자 민석이 막았다. 앉지마..
그리고 그는 서서히 연희의 몸을 훓기 시작했다. 얼굴에서부터 목, 가슴..허리..
옷을 입고 있었지만 너무 밀착돼 있어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에, 연희는 왠지 알몸을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민석의 시선이 연희의 배에 한동안 멈추자, 연희가 손으로 급하게 배를 가리며 말했다.
-뭘 그렇게 자꾸 봐요..챙피하게..
갑자기 민석이 일어서서 연희를 감싸앉았다. 그리고 귓속말로 연희가 가장듣고 싶었던 말을 쏟아냈다.
-사랑해..
연희는 너무 황홀해 미칠 것 같았다.
-사랑해요..
민석의 입술이 연희의 입술을 무자비하게 파고 들었다. 연희도 지지 않으려는 듯 민석의 머리를 감싸며 더욱더 그에게 몸을 밀착시켰다.
그때였다.
갑자기 연희의 눈에 공포와 놀라움의 빛이 떠올랐다. 민석의 목을 감싸고 있던 팔이 힘없이 풀어지고..땅을 지탱하고 서있던 다리는 한순간 힘이 빠져 후들거렸다..
‘도대체 나한테 무슨일이 일어난 거지?
이 고통은 뭐야?
그녀의 눈만이 모든 의문을 간직한채, 그 해답을 민석에게 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답을 얻기도 전에 연희의 몸은 서서히 바닥으로 무너져 갔다. 그녀는 피가 쏟아지는 배를 움켜쥐었다. 그녀의 드레스는 이미 핏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던 민석이 바닥의 연희를 향해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사랑? 웃기고 있네..
나한텐 이게 사랑이야.
움켜지는 순간 찔리고 마는 것!
그러니 알아서 피하는게 좋을거야..
다신 내 앞에 얼씬거리지마.
곧바로 민석은 방향을 돌려 어느 곳을 응시했다. 거기에는 검은 차가 서있었다. 누구에게 과시라도 하듯, 그곳을 향해 민석은 얼음같이 차가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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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민석의 전화를 받고 영훈은 적잖히 놀랐다. 자신이 몰래 미행을 시켰는데, 민석은 오히려 영훈을 그 공원으로 불러들였다.
그가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것은 예상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놀란 것은 영훈뿐만이 아니었다. 함께 이 광경을 지켜본 박실장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저런일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는 박실장이 신음하듯 말했다.
-사장님
김실장 지금 무슨짓을 한거죠?
박실장과는 대조적으로 영훈의 어조는 무척이나 담담했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까지 띄어져 있었다.
-역시 대단해..어떤 상황에서도 날 실망시키는 법이 없어.
이래서 내가 저놈을 놓아줄 수 없는 거야..
-네?
-자..출발하지..
-네..
‘김실장도..사장님도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군..
20년동안 보아온 영훈의 얼굴이 박실장은 새삼스레 낯설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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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은 민석에게서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다음편에 계속~
미흡한 제 글을읽어주신..모든분들께..감사드립니다.^^
p.s
마쉬멜로 파스타님..
전편에 이어.이번에도..힘이 불끈 솟는..리플 달아주셔서..감사합니다.~
또..독특한 아이디를 가지신.000님의 소중한 리플도... 잊지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