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을 만났다.
6년을 사귀었다기보다 6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왔다.
성실한 모습이 좋아 2년을 만났지만 효자인 그는 내게 할애하는 시간보다 늘 가족이 우선이었던 사람이었다.
내가 그를 필요로 할때 그는 가족과 함께 있어야 했기에 늘 곁에 없었고, 그렇게 내 불만은 시작된 것 같다.
더구나 그의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효자인 그가 완강하신 부모님을 넘을 수 없다는걸 알았고, 또 자주 흔들려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를 꿈꿀 수 없었기에 그를 좋아했지만 이미 서른을 넘긴 난 아픈 맘을 접고 그에게 이별을 말했고, 그는 순순히 그러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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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후 그에게 연락이 와서 우린 그렇게 애인도 아닌 친구도 아닌 관계를 지속해 나갔다. 전화하고 가끔 만나고...그러다 또 얼마동안 보지 않고..
그러기를 몇 달..
좋아서 만나지만 확실히 사귀는 관계도 아니고, 또 그는 주변사람들조차 쉬쉬했기에 난 자꾸 그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커져만 갔고, 여전히 내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는 그가 미워졌다.
왜 명확하지 않게 행동하는가? 그렇게 책임지기가 버거웠었나? 아니면 그렇게 용기가 없었나?
난 이런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었다.
애인도 친구도 아닌.. 이별을 말하는 것도 어색한 어정쩡한 사이에서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됐고,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난 새로운 사람 얘길 했다.
그의 반응은 여느때와 같이 무반응만을 보였고, 나를 붙잡는다거나 확신을 준다거나 하는 행동은 단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 (난 그가 확신을 주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말이다. 어쩌면 그가 잡아주기를 바라고 말했던 것인데..)
그렇게 그와 난 멀어졌고, 내가 알게 된 새로운 사람은 유학생이어서 전화와 메신저만 할뿐 만날 기회는 일년에 몇 번에 불과했다. 사귄다는 말보단 새로 알아가는 사람이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과는 연락만을 하였고, 그와도 가끔 연락을 주고 받고, 그것마저도 뜸해졌을 무렵
친동생과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고, 외국에서 잠깐 그 유학생을 봤었다.
그렇게 난 새로운 사람과는 메일을 주고 받았고, 그와는 가끔씩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런 시간이 아마 1년정도 됐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은 항상 그에게 가있었음을 알았고, 그에게 지난 여름 그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내가 큰 배신을 한 사람처럼 느껴졌는지 날 멀리했다.
내가 원한건 그의 확신이었고, 그를 좋아했지만 2년 넘게 만나면서 단 한번도 사랑을 얘기하지 않는 그에게 지쳐던 것이었는데...그가 싫어서 떠난게 아니었는데..그는 내게 자길 배신했다고 말한다..
늘 자신의 기준이 전부인 사람. 그 기준을 타협하지 않는 사람.
자신을 표현하지 않으면서 그 마음을 내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사람.
난 독심술사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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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 우리 관계는 곧 회복됐다.
자신의 부모조차 자길 이해해 주지 않는데 내가 자신을 인정하는 유일한 존재라고 느껴서인지 그는 몇년 동안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집안 사정을 얘기하기 시작했고, 그런 그를 난 진심으로 이해하고 더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하고 싶은 내 맘을 밝혔지만 그는 역시 아무런 확신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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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집안에 일이 생기면 전화도 잘 하지 않을때가 있다.
집안일이 많은건 나도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안부 묻는 정도로 가끔하고..
그렇게 몇주를 보내면 내가 그에게 대체 뭔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그래서 "내가 전화 안할테니 네가 전화 해라..궁금하니깐.." 이라고 말하면 그는 자신이 힘들땐 그것조차 귀찮아했다. 힘든일이 있을땐 난 그저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이다...그의 상황이 좋아질때까지..
그러다보니 그런 일이 생길때마다 여러번 부딪치게 되고,
결국 지난 겨울에 그가 다 귀찮다는듯 헤어지자 말했고, 난 눈물만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이해시키려 해도 그에겐 들리지 않았고, 그의 비수같은 말을 들으며 그렇게 우린 다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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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울다가 정신을 차리고보니 3주의 시간이 흘렀고 그에게 연락이 와서 우린 또 만나게 되었다. 서로 좋아하지만(정말 서로 좋아했는지 지금은 의구심이 든다) 미래를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이젠 결혼적령기가 지난 내게는 힘든 문제였다. 난 올해 결혼해야 한다고, 더 늦출수 없다고, 애도 낳아야 하는데 더 늦어지면 안된다고..말하면...그는 그래..널 보내줘야 하는데 라고 대답한다..
나더러 어쩌란 것인가? 집안의 반대에 계속 흔들리고 있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었나?
난 결국 그를 포기했고, 더이상 만남을 지속할 수 없음을 느끼면서 그만 보자고 했다..
이번엔 그가 많이 아파했다....날 많이 그리워 한다고..보고 싶다고..
그렇게 한달의 시간이 흐르고 그가 날 찾아와 이젠 어느정도 부모님을 설득 시켰다면서 결혼의사를 내비쳤다..만만치 않게 어려운 집안이지만 난 그를 사랑했기에 다 감수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토록 바랬던 그와의 결혼이기에 너무 기뻤다.
그런데 일주일만에 흔들리는 그의 모습을 또 보았다...
너무 실망스러웠다...그 정도의 마음가짐도 없었단 말인가?
결혼은 나를 잡아두려는 미끼였었나....
그러다 또 그의 집안에 일이 생겼고, 또다시 내게 무심해지는 그와 다퉜고,
다투던 날 그의 핸펀 너머로 들리는 친구 목소리엔 낼 머하냐? 선보냐 ? 하는 말이 들렸다.
난 그순간 배신감에 참을 수 없었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가 가증스러웠다.
내게 결혼을 말하고 가장 친한 친구에겐 선보다고 말하고 다녔었나 싶었다...
그는 내가 이번 연도엔 결혼해야돼..너 아니어도 난 해야돼..라고 말했을때 다른 사람이 있구나 하고 의심했었단다. 그러면서 싸우던 그날 화나서 마구 지껄여대던 내 말을 그대로 믿고, 내게 다른 사람이 있음을 확신하면서 헤어짐에 동의했다.
그리곤 며칠만에 다른 사람을 소개 받았다고 했다.
난 누굴 만나고 있지도 않았고, 지난 겨울 네가 이별을 말할때 너무 화가 나서 그 유학생에게 전화를 한번 했고, 너와 안만나기로 하고 얼마전에 다시 한번 전화를 한것 밖에 없음을 밝혔고, 그 유학생이 나에 대한 마음이 큰걸 알았지만 너만 바라봤고 만나자는 것도 다 거절했다고 말해도 그는 내가 배신했다라고만 생각한다..
내게 아무런 확신도 믿음도 주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네가 먼저 헤어짐을 말했을때 두번 연락한 것으로 그 사람에게 배신이란 말을 들어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그가 그랬다..네가 다른 사람 만날때 자기한테 차갑게 대할때 자긴 너무 힘들었다고...가슴이 저민다란걸 그때 알겠더라고..
그는 내게 한번도 그런 얘길 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지 못하는 내게 그는 늘 무덤덤하게 말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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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결혼을 얘기하고 불과 한달 사이에 우린 헤어지고
그는 바로 다른 여잘 만나고, 싫지도 좋지도 않지만 마음은 편하더라는 말을 들으면서
그동안 그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과 끝까지 지키고 있던 내 마음을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자존심으로 지금 헤어지지 말자라고 했고 그는 정떨어졌다며 헤어짐을 요구했고,
기다리겠다는 말에 다시 안돌아와 라고 비수를 꽂는다..
내 전화도 안받고 문자고 씹고...완전히 무시 당하는 기분....
열흘을 꾹 참고 어제 전화를 했다..
잘 지내냐고...패밀리로 묶인 우리 핸펀 해지해야 되지 않겠냐고..나는 괜찮은데
너가 다른 사람 만나니까 안좋을꺼 아니니 했더니 그가 고맙다며..넌 어떠냐고 물었다.
난 그냥 누굴 만나진 않고 회사만 다니고 있다고 했다..
넌 잘 만나냐고...그랬더니 집안일땜에 못보지만 한가할때 보면 편하다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고, 신경 많이 안써도 되고..
그러면서 얘기도중에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며 안자면 이따 다시 한다고 하더니 40분 넘게 통화를 하곤 다시 전활해서 전화해지에 관한 얘길 꺼내곤 더 할얘기 있어?라고 묻기에 없다라고 했더니 다시 전화가 걸려 온다며 전활 끊어버렸다...
이렇게 비참해지는 기분은 첨이다...
결국 내가 다시 전화를 걸어 화를 냈고, 그는 피곤하다며 전화 끊고..
이틀뒤 핸펀 해지를 위해 만나기로 했다..
6년 동안 유지하고 있었던 핸펀이었다..
이젠 정말 끝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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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한번도 날 이해하려 하진 않았는가?
내게 왜 한번도 사랑을 얘기하지 않았는가?
내가 그토록 듣고 싶어했었는데...
반지 받고 싶다고 해도 결혼할때 그건 하는거라며 그것도 안되고,
그렇게 스키장에 같이 가서 알려달라고 해도 넌 초보라 자기가 잼없다고 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얼굴 잠시 비추고 바로 가버리고,
동생과 둘이 힘들게 이사를 하는데도 이사하는거 한 번 도와 준적도 없고...
안되는게 너무 많았던 그...
멀리서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널 꼭 보려고 하지 않았냐며..
왜 그런건 안보이냐고 내게 되려 묻는다...
그럼 연인 사이에 그 정도도 안할 수 있니?
그렇게 좋아하는 영화도 네가 가는거 싫어해서 6년동안 두 번인가 봤었지..
널 만나면서 나를 많이 버렸는데....
넌 널 지키려고만 하더라..
그런 너인데...
그 긴 시간동안 확신을 안줬던 자신을 떠나는 내게만 질책하는가?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날 이해하려 하지 않는 그....
한달사이 결혼과 이별을 얘기하고,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그가 적응이 안된다..
너무 아프다..
정말 6년은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되어 버리는걸까?
그의 말처럼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걸까?
묻고 싶다...정말 그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