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십시요
[8]
공중에 뜬 아이의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날리고 있고 어느새
손톱은 길게 자라 있었다.
" 다시한번 말해봐. 응?? 날 싫어하지 않는다고?? "
바람에 짓 눌려 숨조차 쉬기 어려운 상황의 여자에게 다가가며
말하였다.
" .....엄 마는...널...사랑해... "
" 아냐..아냐.. 사랑하지 않아..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아. "
아이는 여자가 한말을 역으로 되풀이하고 반복하였다.
" 왜..왜..날 떨어뜨렸지..? 그리곤..왜 ...날 .. 꺼내주지 않은거야?
.....내가 얼마나 엄마를 불렀는데..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 .. "
아이의 감정은 또다시 돌변하여 바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여자는 바닥에
털썩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아직도 숨 쉬기 어려운지 여자는 여전히 켁켁 대고 있었다.
난장판이 된 방안에 아이는 구석으로 가서 조용히 앉았다.
그리곤 아이는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산 골짜기 다람쥐..아기다람쥐.. 도토리 점심가지고..소풍은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재주나 한번.... "
노래를 부르다 만 아이는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 ....무서워....흑..물소리가 들려.. 듣고 싶지 않아.. "
" 흐윽.. 무..무슨 물소리가 들린다는거야? "
여자는 아직도 아픈 목을 움켜잡고 아이에게 반문을 하였다.
하지만 아이는 여자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 .....듣지 않으려면.. 노래를 불러야해.. "
아이는 두 손으로 자신의 귀를 세게 틀어막으며 또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이의 목소리는 점차 울먹임으로 변해갔다.
여자에게는 지금 이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로워보였다.
귀신의 모습을 떠나서 단지 나이가 어린 아이일뿐이었다.
여자는 조금전에 자신이 위험했단 일도 잊은 듯이 아이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곤 앉아있는 아이를 감싸 안았다.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느새 무당도 정신을 차렸는지 옷매무새를 바르게 하고 어디에선가
종이와 붓을 가져오더니 부적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리곤 말 없이 부적 하나는 여자에게 쥐어주었다.
여자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는 여전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부적의 힘이었는지 아이의 생각은 여자에게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니 여자의 눈에 아이의 느낌이 보였다.
여자는 아이의 분노를 느꼈다.
자신을 버린 엄마를 그리워하고 자신을 미워하는 아이를 보았다.
...아이는 죽기 며칠전 자신의 엄마가 자신에게 한 말과 행동 하나 하나에
집착했다. 또한 자신을 구해주지 않은 엄마에 대한 원망이 너무나도 컸다.
여자는 힘없이 부적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무당은 말 없이 다시 부적을 주워 여자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부적하나를 더 써서 이번에 아이의 손에 쥐어주었다.
부적은 다시 쥐자 이제 여자의 눈앞에 영상이 펼쳐졌다.
아까는 아이의 마음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었고..
이것은 그 누구의 마음에도 들어가지 않고 다만 모든 것을
밖에서 관찰하는 위치였다.
눈 앞에 펼쳐진 영상속에 나타난 사람은 한 여자아이와 그의 엄마인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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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 미나야. 세수 했지? 오랜만에 아빠 보러가는거니깐..
이쁘게 하고 가야지.. "
" 응 ! 근데 엄마~ 왜 미나는 아빠랑 같이 안 살아? "
" ..그건..엄마하고 아빠하고 할일이 따로 있어서야..
대신 이렇게 아빠 보러가잖아 "
아이의 엄마는 힘 없이 웃어보였다.
준비를 마친 아이와 아이의 엄마는 현관문을 나섰다.
아이의 손을 잡은 엄마는 문득 아이의 손을 들어올려보았다.
그리곤 얼굴을 찌푸렸다.
" 미나야. 엄마가 손톱은 깨끗이 깍으라고 했지?
이게뭐야. 오랜만에 아빠 보러가는건데.. "
" ..담부턴 잘 깍을께 "
" 그래~ 약속이야 "
아이의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톡 하고 때린후 다시 걸어갔다.
버스에 내린 모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직 초행길이기에
남편의 집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한 여름이라 더위는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을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 휴우..어디더라.. "
아이의 엄마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남편이 살고 있는 곳은
사람들이 벅적벅적한 곳이 아니였다. 그래서 길에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마땅히 길을 물어볼 사람도 여유치 않았다.
" 저기로 가보자.. 흐음.. 주소가 이 근처인것 같은데 "
아이의 엄마는 조그만 쪽지를 보며 말했다.
한 손에는 음료수박스를 들고 있었고 한 손에는 주소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느라 아이를 잡은 손은 없었다.
그래도 아이는 쫄래쫄래 잘 따라다녔다.
" 미나야 여기서 기다려. 저기 슈퍼아저씨한테 물어보고 올께 "
" 응 ~ 빨리와 "
여자는 건너편 슈퍼로 걸어갔다. 혼자서 기다리더 아이는
더위를 참지 못하겠는지 햇볕이 들지 않는 그늘을 찾았다.
건물이 별로 높지 않아 큰 그늘이 보이지 않았다.
저쪽 골목길로 들어가는 곳에 그늘이 보였다.
미나는 어느새 기다리다는 말도 잊은 채 그늘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뛰어가던 미나는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