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어쩌다보니 또 거창하게 되었다.
백합반에 앉아서
자습을 하는 대신, 이걸 썼다.
워낙에 말이 많아서 그런지
정말로 짧은 시는 못 쓰겠다.
난 수다쟁이니까.
제목이 마음에 든다.
축제 때 제일 신경썼었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다 읽어줬을지..
한번쯤은 절박해보고 싶었다.
모티프는
한여름인데도 너무 추운 교실에 앉아서
긴 팔 남방을 찾아입다가 떠올랐다.
난 바람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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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창, 그 안을 노린다
백합문학동인회 35기 지은선
꿋꿋이 닫혀있는 너의 창은
흙이 섞인 나의 입김을 여지없이 가로막고
대신, 너는
그악스러운 입을 벌린 채
모진 냉기를 뿜는 기계를 모셔두고
비릿한 쇠맛을 만끽한다
틈이라도 좋으니 조금만 열어다오
나의 절박한 기도에 선심쓰듯,
아이처러머 귀퉁이로 미끄러지는 미풍은
나의 한숨소리처럼 쓸데없는 것일테지
녹음이 물씬하게 밴 나의 체취는
다만, 항시
너의 투명한 얼굴을 힐끗거릴 뿐,
가끔씩 유리를 사이에 두고 면회를 와서
측은하지만 문을 열어줄 수 없다고
열쇠를 쥔 간수가 되어 감옥에 갇힌 나에게
너에게는 애닯게 쓰라린 매미조차
질펀하게눅어드는 끈적임일 따름이다
감히 넘볼 수 없노라 조소하는 앞에서
오직, 나는
작열하며 원망스런 빛을 쏘아내는 것 밖에는
천칠백도에서야 녹는다는
알루미늄 섀시를 위해서
탄식은 통곡이 되어 온 몸으로 섧게 울어도
그 견고한 창턱을 두드릴수록
결쇠가 부딪히는 진동만 나를 때리고
아
나는 지금도
열리지 않는
너의 창, 그 안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