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경향신문 뉴스메이커에 기사가 실렸어요...^^

안광배 |2006.04.15 10:27
조회 43 |추천 0
크리스마스·송년 모임 새로운 바람… 색깔·영화·공연 등 주제 정해 공감대 극대화



지난 12월 2일 홍대 부근의 한 삼겹살집. 낮은 천장과 옛날 선술집을 연상케 하는, 가운데가 뚫려 있는 철제 둥근 테이블, ‘뒷간’이라고 커다랗게 써놓은 안내판 옆에 두루마리 화장지가 비스듬히 걸려있는 벽면 등 전반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웰빙’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386세대라면 대학생 시절 학교앞 주점에 온 듯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

이날 이곳에서는 마케팅담당자들의 모임인 ‘펀 마케팅 클럽(Fun Marketing Club)’ 회원들의 송년모임이 열렸다. 국민은행, 롯데백화점, 대한항공, 제일기획, 조선호텔, 삼성래미안, SK텔레콤 등 각 기업의 마케팅담당자 2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모임이다. 업종별로 한 회사만 회원으로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그 이유는 경쟁사가 한 모임에 있을 경우 회사의 마케팅 기밀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 마케팅담당자들의 이색 모임

재미있는 것은 이날 이들의 옷차림. 주위 사람들이 힐끔거릴 정도로 이색적인 복장을 한 이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상의와 하의에 각각 자주색과 파랑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고등학생 교모까지 쓰고 나타난 PMC프로덕션의 안광배 대리, 1970년대 DJ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 블라우스에 땡땡이 스카프를 한 메타브랜딩 박항기 대표 등 참석자들의 옷차림은 한결같이 ‘촌티패션’을 추구하고 있었다.

서로의 모습을 보고 웃음보를 터뜨린 이들은 이내 선물 교환식을 했는데 선물도 독특했다. 촌스러운 포장지에 둘둘 싼 내용물은 달고나·쫀득이 등 1970~80년대 불량식품 세트, 연필과 연필깎이, 고무물총, 마징가제트 인형, 한눈에 보기에도 조잡한 스카프 등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에버랜드 리조트상품영업팀 최문용 차장은 20명에 달하는 참석자 전원에게 앙증맞은 동물인형 모자를 선물로 돌리기도 했다.

이들이 이처럼 ‘유난스러운’ 복장과 선물로 무장한 채 만남을 가진 것은 이날의 송년모임 테마가 ‘1970~80년대 복고’였기 때문이다. 이날 송년모임을 기획한 PMC프로덕션의 안광배 대리는 “마케팅 담당자들이다 보니 문화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올해의 문화코드는 ‘재미’와 ‘복고’였다”며 “그런 이유로 이번 송년모임의 테마를 1970~80년대 복고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리는 테마에 맞는 만남의 공간을 찾느라 모임 한 달 전 홍대 부근 식당과 주점을 샅샅이 뒤졌다고 한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제일기획 인터넷마케팅팀 이정원 차장은 “송년회 대부분이 만나서 수다 떨고 술마시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처럼 한 테마를 정해서 만나면 특별한 공감대가 형성된 후 시간을 보내기 돼 만남이 훨씬 재미있고 유익해진다”고 말했다.

삼겹살과 소주로 흥겨운 술자리를 이어가던 이들은 2차로 ‘나 어떡해’ 등 1970~80년대 히트가요와 팝송을 LP판으로 들려주는 생맥주집으로 향했다. 홍대 거리에서 마주친 젊은이들은 이날 선물 받은 동물인형 모자를 일제히 쓰고 걷는 30~40대의 모습이 희한한지, 연신 휴대전화의 카메라 셔터를 누루고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테마 파티’와 ‘테마 송년회’가 뜨고 있다. 그냥 술 마시고 노는 자리에서 벗어나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만나면 분위기가 훨씬 화기애애하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색깔을 지정하는 것. 연출하는 게 쉬운 까닭이다.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이 핑크, 레드, 블랙, 실버 등 한두 가지 색상을 정하면 파티나 모임에 초대된 사람들은 그날 옷차림 중에 이 색상을 반드시 한 가지 이상 넣는다. 모임이 마련된 장소의 테이블세팅이나 인테리어, 음식 등에도 같은 색상의 포인트가 필히 들어가게 마련이다.

‘해리포터’나 ‘아이다’ 등 영화나 뮤지컬을 모임의 테마로 잡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해당 영화나 공연을 모임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관람한 후 식사와 술자리를 갖는다. ‘해리포터’나 ‘아이다’ 등장인물의 옷차림을 모방한 복장을 준비한 이들도 있게 마련. 외국계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최미령씨는 “친구들과 12월 30일 가수 싸이의 콘서트를 관람한 후 본격적인 술자리를 갖기로 해 이미 예매를 끝냈다”며 “보고 싶은 공연을 여럿이 함께 보고 열광한 후 모임을 이어가면 분위기가 좋을 뿐만 아니라 화젯거리도 더 풍성해진다”고 테마송년회 예찬론을 폈다.

“테마파티 화젯거리가 풍성해져”

지난 12월 4일 캘빈클라인진의 송년파티 테마는 ‘샤이니 디스코 볼스(Shiny Disco Balls)’였다. 디스코볼은 나이트클럽에 흔히 걸려 있는, 반짝이면서 도는 공이다. 이날 파티장소로 대여한 서울의 한 특급호텔 연회장은 수많은 디스코볼, 반짝이는 테이블보를 비롯해 디스코장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장치로 넘실댔다. 400명에 달하는 캘빈클라인진 임직원 중 상당수는 빛바랜 진은 물론 몸에 딱 달라붙는 셔츠와 무릎 밑이 넓은 판타롱 바지를 코디해 입는 등 디스코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젊은이들의 옷차림이었다. 일부는 가발까지 쓰고 나타나 한결 더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파티를 기획한 파티플래너 지미기씨(스웨이프로덕션 대표)는 “디스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며 “디스코 이미지가 강한 뮤지컬 ‘그리스’ 공연의 한 장면을 행사 내용에 넣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고 말했다. 지씨는 또 “10월 31일 할로윈데이 파티의 경우 참가자들 대다수가 뱀파이어나 미키마우스 등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해 나타나기 때문에 그 자체로 테마파티가 되는데 크리스마스파티나 송년모임을 테마를 정해 꾸미는 것은 1년 전부터 붐이 일기 시작했다”며 “테마를 정해 파티나 모임을 가지면 다른 성격의 파티나 모임과 분명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어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재미와 추억을 안겨주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