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끝없이 펼쳐졌던 욕망 하나가 그 끝을 채웠다.
새만금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가 완공되었다.
유동하는 바다는 이제 숨을 거두겠지.
나는 새만금이 어찌 죽어갈지 안다.
어렸을 때 나는 외가댁인 거제도의 작은 바닷가에서 논적이 있다.
외송리에 있는 몽돌 해변이 깔린 작은 바닷가였다.
물이 깨끗했고 바닷물에 씻겨 반짝이는
올망졸망한 몽돌이 이뻤던 해변.
방학마다 외가댁에 가서 해변에서 노는 것이 즐거웠다.
그런데 어느날 해변은 흙으로 메워져 있었다.
조선소가 세워지는 것이다.
곳곳에 웅덩이가 생기고 바닷물은 썩어가고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 시체가 나뒹굴었다.
그렇게 바다는 썩고 그 위에 콘크리트가 부워지고
조선소가 세워졌다.
조선소는 가난한 한 어촌마을의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외할아버지는 조선소 앞에 식당을 차려 장사를 하셨고
외가댁의 사촌오빠들은 조선소에 취업을 했다.
효율적으로 보면 조선소를 세운 것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름없는 작은 해변을 그대로 나두는 것보다
나은 지도 모른다.
나역시 어렸을 때는 이해안되고 억울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성장의 논리를.
하지만 두렵다.
자본주의의 욕망이. 성장중심주의이 욕망이
왜 내겐 두렵게 느껴지는 걸까.
21일 이후로 철저히 인간만을 위한 일들이 펼쳐질 것이다.
갯벌도
바닷속 생명도 사라진다.
모든 생명은 생명의 사슬로 연결되어있다는데
우리는 오늘 그 사슬을 끊어버리고
인간만을 위한 거대한 둑을 쌓아버렸다.
마치 자연은 없고 아담과 신만이 존재하는 천지창조처럼.
오늘 하루. 애도하자.
인간의 욕망에 희생당한 새만금의 뭇생명들을 향해.
어쩌면 내가 죽어 다시 태어날지도 모르는
그 생명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