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을 나선다. 내 분홍신이 닳았다는 이유로 신을 사러 난 초록길을 따라 걷는다. 하얀 표지판을 따라서 두개의 표지판을 만날때까지 걸었다. 노랑 길이 보이지만 난 그길로 걷지않는다. 내게는 내가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이다. 누가 그길을 못가게 하진 않았다. "귀여운 숙녀분 함께 모자를 사러가지않으시겠습니까?" 노랑길의 어느 남자가 내게 건내는 말이다. 나는 대답한다, "전 신을 사러나왔는데요" "그럼 안녕히" 난 남자가 싫다. 아빠와 친하지 않아서 그런건 결코 아니다. 내가 파란눈을 가졌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특히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는 딱질색이다. 하늘이 파랗다, 그래서 난 남자에게 흥미가 없다. 저기 보랑길에 키가 큰 남자와 키작은 여자가 나란히 걷고있다. 저길은 좁은데도 둘은 나란히 걷는다. 왠지 꼴보기 싫은 저 여잔 뭐가 좋아서 저렇게 웃고있단 말인가? 난 어느새 파란길을 걷고 있다. 아무래도 길을 잃는것 같다. 난 그냥 하얀 표지판이 여럿 지나는 동안 무작정 걸었다. 어느새 물이 흐르는 곳에 다다랐다. 그리고 생전 처음보는 빨강 길을 만났다. 행운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말았다.. 내게 빨강길은 꽤나 신비로웠다. 발을 드려놓는 너무 예쁜 길이다.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빨강 머리를 가진 여자가 서있다! '와 빨간머리다!' 신기해서 무작정 그녀에게 말을 건다. 그리곤 굳어지는 나 그녀는, 아니 그가 남자였으니 노란 반곱슬 머리에 모자를 쓰고 턱수염을 기르는 보통 남자들과는 너무 다른 느낌이다. 그 또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잠시 멍한 얼굴로, "내가 보여?" 내게 물었다. 놀란 나는 "에!?... 에? 네.." 바보가 되어버린 느낌, 너무 싫다는 그는 어느새 얼굴에 놀라움이 가시고 활짝 웃어보인다. 그의 눈썹은 얇다.얼굴에 붉은 빛이 감돈다. 그래서 아름답다거나 멋지다고 말하고 싶은건 아니다. 나쁜 느낌이 아니라는건 내게 썩 좋는건 아니다. 그가 말한다. "날 볼 수 있다니 마법도 통하지 않는 건 그 파란눈 때문일까?" 내가 왜 쩔쩔매야 하는걸까? "어디에 살아?" 그가 묻는말이다. "아름다운나뭇길마을..." 그는 한없이 잘웃어댄다. "시간이 된다면 우리집에 초대해도 될까? 직접 만나는 사람이 너무 오랜만이여서, 너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해가 되든 달이 되든 난 어서 집에 가야한다. "빨강길에 대해 알려주신다면요" 내 입에선 엉뚱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아 이 마법의 길을 말하는 거로군, 이길 말하자면 마법으로 만들었고 보통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아 물위에 깔려있지" 위험하다. 분명 위험하다 "좀더 이길을 걷고 싶는데요" 아무래도 마법에 걸린것 같다.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걸 보니 저자는 마녀의 앞잡이인 듯 싶다. "그럼 나와 함께 걷도록해" 나는 그 사악한 자의 마법에 걸렸다. 이젠 헤어나오지 못한다. 왠지 아빠가 보고싶다. "우리집에 가면 따듯한 스프를 줄게" "고마워요" 이제 내 마음마저 빼앗기는게 아닐까? 차갑다고 느껴지는 내 몸과 마음이 아닌... 잠에서 깨어났다. 여긴 어디지? 어제 일이 기억나지 않아 이제 병든 노예가 되는 것일까? "일어났어?" 그가 방으로 들어왔다. "도대체 어제 내게 무슨 일을 한거야!" 내게 두려움이 앞선것이다. "우린 어제 함께 춤을 추고 게임도 즐기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았다. "거짓말마! 이 악마야" 그는 또 피식 웃는다. "우리는 내기를 했잖아 서로 먼저 이름 맞추기, 기억안나? 여긴 마법의성이라고 알려줬지?, 마법이 짙어서 기억을 잃는 걸거야" 난 그런 이유야 아무래야 상관없었다. 도망가야 했고 허겁지겁 문을 통해 나왔다. 빨강 길은 그 문과 이어져 물에 흐르는듯 깔려 있었다. 나는 급하게 달렸고 그길은 힘없이 물밑으로 가라앉었다. 얇은 카펫이었다. 그리고 물에 빠져 허덕이고 있을 때, 그는 날아왔다, 그가 날고 있었다. 나를 끌어안고 다시 집안으로 날아 들어왔다. 잠시 본 놀라운 광경은 잊혀지지 않는다. 커다랗고 거대한 붉은 나무가 물한가운데 서있고 나무에는 창문이 달려있는 아름다운 안에 들어서자 붉는 빛이 또한번 감돌았다.어디선가 봤던 붉은빛이였다.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날 보내줘! 보내달란 말이야" "어지간히도 날 곤란하게 만드는군, 왜 그러는지.." "내몸을 마녀에게 바치려고 하.." 끌어안겼다. 몹시 세게 끌어안았다.나를 조용해졌고 나로 인해 고요해졌다. "내기에 이기고 싶은거지? 내 이름을 알려줄게 내 이름은 내 이름은.. 아카..." 미안하고 미안하다. 너무 미안해져버렸다. 그의 눈이 슬프게 떨렸다. "난 지금 힘이 없어 노을이 질때 데려다 줄게" 그는 힘없이 웃고있다. 그는 나쁜사람이 아닌가보다. 나는 처음으로 그앞에서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와 처음으로 친해지고 싶었다.남자와... 말이 없는 그, 조금 쓴 웃음짓는 아카다. 붉은 성의 내부를 구경했다. 자연스럽게 두려움이 사라져갔다. 붉은 피아노가 보인다. 어느새 연주하는 나 붉은 선율이다. 흐르는듯 나는 소리이다. 어느새 아카가 노래한다. 이 노래에 맞춰 내 피아노소리가 그에게서 입마춘다. 그의 노랫말이다 "그 마지막 날이 내게 있건 없건 아주 소중하게 남아있지 거울 속의 나, 꿈꾸는 아이는 자꾸 수레바퀴를 타고 하늘위로 보이는 별은 있나 없나 이 세계는 빨주노초파남보 세상의 고뇌는 편견 우리를 버리자 고통의 잔을 비우자 악마적 본성을 버리고 순수하자 문앞에서 노래를 부르자" 아름답다. 그 목소리는 "음악은 어떻게 보면 마법보다 더 놀라워, 그렇지?" 또 웃는다. 무심코 물었다. "왜 맨날 그렇게 웃는거야?" 그가 대답한다. "아마 너 앞이니까" "에?"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남자에게 관심없다. 친구들은 데이트하기 바쁜데 난 그게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은 조금... 모든 공간이 엷고 깊은 붉음으로 이루어진 주황빛 등잔이 보인다. 시계도 보인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건 빨강 머리카락이다. "난 내이름을 가르쳐줬어, 이젠 네 차례야" 또 웃으며 얘기한다. 되도록 웃으며 대답하고 싶다. "그런데 왜 그렇게 어렵게 이름을 꺼내는거야? 사람 미안해지도록..." "난...! 사실 내 이름을 아무에게도, 내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선 안돼" "안된다니?" "마법에 걸렸거든, 그래서 내모습은 아무에게도 내목소리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아, 평생 물위에서 살아야하는 저주에 걸렸어" "그럼 아까 말한대로 내겐 그 마법이 통하지 않는거야?" "그래 그래서 너무 반가웠어, 네가" "이 성의 마법이 다할 때까지 사는거야" "다하면?" "성과 함께 물속으로 잠기겠지..." "너무 잔인해, 누가 그런 마법을 건거야?" "보파의 마녀..." "넌 나쁜사람이 아니였구나, 미안해 날 구해주고 나서야 깨달았어..." "괜찮아, 아무튼 기뻐 죽도록 사람 한번 못만나는줄 알았어, 넌 내게 삶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될거야" "내 이름은 아오이..." 아카에 대해서 궁금한게 많아졌다. 그리고 한남자만 은 싫지 않다. "자 여기 호박죽이야" 그가 건낸다. "잘먹겠습니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꽤 맛있었다. 그리곤 나눈 대화다. "그런데 왜 말해선 안될 마법이나 저주를 내게 가르쳐준거야?" "모르겠어, 너여서 그런게 아닐까?" 또 웃고 있다. "무슨 뜻이야 그게?" "저주에 걸리기전, 난 한 여자를 사랑했어, 그녀는 널 닮았어, 처음널 봤을때, 너의 파란눈이 아니였다면 착각에 빠졌을꺼야" "거짓말.." "아니야 내가 네앞에서 진실을 말하게 되는건 그 파란눈 때문이 분명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물었다. "그럼 저주에 대해 자세히 알려줄수 있어?" "뭐 절반은" 그가 말하기 시작했다. "난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했어 누명을 씌웠지, 내게 " "누명?" "그녀가 마녀의 보물을 훔쳤어 난 그 누명을 쓴거야 그리곤 다신 그녀를 볼수 없었어... 마녀는 내게 저주를 내렸고 난 이렇게 살게 된거야, 마녀는 그 보물을 되돌려 주면 저주를 풀어준다고 했지만, 내겐 그 보물이 없어 저주를 풀 방법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야" 괜한걸 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녀가 밉지 않아?" 아카가 대답한다. "아니, 밉지 않아 오히려 걱정이돼... 난 영원히 그녀를 사랑해 그녀가 어디에 있든 행복했으면 좋겠어" 왜일까? 가슴이 시리고 저려왔다. "진짜 사랑하는구나, 난 이해가 안됐어, 왜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지 그런데 이젠 좀 알것같아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르기에 사랑하는거 같아, 고마워 내게 뭔가를 일깨워 준 남자는 아카가 처음이야" 그 앞에서 난 이제 웃을 수 있다. 아카가 이별을 고했다. 노을이 진 것이다. 내게 아카에게 말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혹시 널닮은 여자를 만나면 이름을 물어봐줘, 그리고 아루에라고 하면 그녀를 데려와 내가 볼수있게 해죠. 그거면 충분해" "그래 알았어, 자주 올께 난 널볼수있고 너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 유일한 친구잖아" 그는 노을이 질때만 카펫을 쓸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우린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