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방화, 강간, 폭행..
전라도며, 제주며, 서울, 부산, 마산 할 것없이
같은 땅, 같은 하늘아래 동족에 의해 자행되었던
철저히 의도적인 만행앞에
역사는 오직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가해자에게 피해자는
반란군이었고 무장 공비였으며
폭도였고 빨갱이였다.
동족을 향해
착검과 사격을 명령한
의도적 살인의 배후자는
아직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컴컴한 지하실에서
민주와 자유를 외쳐부르다,
최신 고문으로 죽어간 젊은이들의 죽음은
아직도 명백하게 개/죽/음/이고
인간 존재가 얼마나 가벼울 수 있다는 것과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도 있다는 것을
빛도 숨어 들지 못하는 곳에서
성기를 툭툭치면서 따뜻한 미소로 알려주셨던
그/분/들과 우린 공존하고 있다
(종종 그/분/들의 웃는 모습을 TV에서 본다)
더욱이 힘없고 가난해서,
버려지고 소외당한 사람들 - 난장이
들을 철저히 의도적으로 린치시켜온
그분들의 압승을 우린 목전에 두고 있다.
그녀의 얼굴에 칼을 들이대었던
어리석은 사람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죄값을 치루어야 함이 마땅하고
또 사회에서 매장당하고 잊혀지겠지만
그의 칼에 소스라치게 놀랐고,
그래서 그녀의 쾌유를 위해 기도하지만
(감히 인/과/응/보/란 말을 낼 수 조차 없다)
묻는다.
명백히 의도적으로 자행되고 집행되었던 일들은,
몸에 불을 지르며 항명했던 젊은이들의 피 값은,
어쩌란 말인가.
..
그의 칼 덕에 이 나라가 선명해지고 있다.
사분오열하는 시대가 가고
민족정기를 회복할 수 없는 일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의 칼은 그나라당을 향했으나
이 나라를 베고 말 것이다.
난장이들의 시대를 향한 절망과 분노에서 출발한
그의 칼의 의도는
과연 누가 읽어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