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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 미역 초 무침

남호진 |2006.05.23 01:25
조회 78 |추천 1

 

 

올 학기 초,

엄마가 분명 필요할 거라면서 한다발 놓아두고간 미역.

 

 

한 번 도 건드려 본 적이 없었다.

저 많은 미역을 언제까지 먹으라는 건지.

난 아직 아이도 낳지 않았다구.

 

결정적으로, 저 말라빠진 미역으로

뭘 어떻게 무슨 요리를 해먹으라는 건지.

미역이 불어터지는 원리도 모르는 나에게

엄마는 정말이지 키우느니만 못한 해조류 한다발을

우리집에 장식하고 간거나 마찬가지다.

 

고맙습니다 친정어무니.

검푸른 미역이 여자 혼자사는 방에 외로움을 더해주는 구료.

 

하지만,

반찬거리가 떨어지고,

장보러 가기가 귀찮아 지면서

차츰 그 못생긴 해조류에게 눈이 가기 시작했다.

해조류 요리를 못하는거지, 내가 해조류를 싫어하는 건 아니거든.

 

불려놓고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미역을 한주먹 잘라 대야에 넣고 물을 붓고 하룻밤을 잤다.

열다섯배가 불어난다는 말은 주워들어서,ㅎ 양조절은 성공.

 

하지만,

 

주체할수 없는 젊음 때문인지

주제넘게 틀어대는 전기장판의 고온때문인지 몰라도

밤새 뒤척이다 새벽녘에 잠들어 버려

알람소리를 듣지못하는 바람에

수업 20분전에 일어나 고양이 세수만 하고

모자만 눌러쓰고 학교로 달려가야 했다.

 

점심시간은 한시간 뿐인데 해 놓은 밥이 없어서

학관에서 대충 라면으로 때우고,

오후 네시쯤에야 수업이 끝났는데

날씨는 너무 좋고,

그 햇살 속의 나는 너무 초라했다.

학교는 봄이랍시고 씨씨천국이다. 잡것들-_-

다른애들도, 다들 어디론가 사라지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다.

샤방하게 차려입고 돌아다닐 기분이 아니었다.

요며칠, 내 머리를 터지게 하던 사람들도 하나둘 정리되고나니

오히려 공허해 미칠 지경이었다.

날씨에 워낙 마음이 약해지는 나이긴 하지만,

오늘은, 날씨에게 말을 걸 기분도 아니었다.

 

기분이 울적할 때는 새콤한게 최고라는데,

오렌지나 딸기 사러 나가기도 울적할 정도인데.

집안에 대책없이 놓여있는

저 불어터진 미역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엄마가 종종 해주곤 하던,

파래랑 무랑 넣어서 새콤하게 무쳐주던 파래무침이 생각났다.

그래서 미역으로도 한번 해 보기로 했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ㅎ

 

그만큼은 아니었지만, 모양도 좋았고, 새콤새콤 꽤나 맛있었다.

먹고 인터넷도 뒤져보는데 미역이 기초대사량도 높여줘서

요요현상이 두려운 다이어트 도전자들에겐

좋은음식이라는 소리에 괜시리 기분도 좋아졌다.

 

종종 우리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에게 대접해도 될것 같다. 호호

 

혼자 있는게 익숙해 지려는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생각하자.

혼자 있는게 예뻐야 둘이 있어도 예뻐.

 

 

이제, 학생으로 지낼수 있는 마지막 봄이야. 외롭겠지만,

힘내.

 

 

 

 

**만드는 법**

 

 

1. 미역을 적당량 불린다.

정말 열다섯배로 늘어나니깐 신중하게 생각해서 불려야 한다.

하지만 사실 많아도 상관은 없다.

 

2. 물기를 쪽 뺀다. 그리고 가위로 미역을 잘라준다.

엄지손가락 길이(굵기가 아님!)로 잘라주면 무난함.

 

3. 다진마늘과 식초, 간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다.

기호에 따라 다를수 있으나, 밥반찬으로 먹으려면 간장을,

새콤하게 한접시 딱 먹으려면 식초를 더 넣어 맛을 조절하면 된다.

 

4. 마지막으로 마늘과 파를 넣어서 무쳐주면 완성!

 

5. 보너스)

간장대신 초고추장을 넣어주면 매콤새콤 더 맛있어요~

집에 있는 재료에 따라 무, 양파, 오이를 채 썰어 넣어주면

일품^-^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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