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삼여 년 만에 다시 읽은 상실의 시대는 아주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그냥.. 이번엔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다.
매번 일본문학을 접할 때 마다 그들의 나이와 감수성은 우리네, 적어도 나의 경우와 비교해 2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스무살이 되던 즈음의 와타나베와 나오코, 미도리의 일상과 감수성이 스물 두 살이 되는 나와 비숫하다는 생각. 그래서ㅡ 순간순간 절절했나보다.
누구에겐가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야. 누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자
책상 앞에 앉아서 펜을 들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야. 물론 글로 써놓고 보면,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것의 아주 일부분밖엔
표현하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다 싶어.
누구에게 뭔가를 적어 보고 싶다는 기분이 든 것만으로도,
지금의 나로서는 행복해. 그래서 나는 지금 네게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는 거야.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철의 곰만큼."
"봄철의 곰?" 하고 미도리가 또 얼굴을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봄철의 곰이라니?"
"봄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같이 털이 부드럽고 눈이 똘망똘망한 새끼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 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안 하겠어요?' 하고. 그래서 너와 새끼곰은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거야. 그거 참 멋지지?"
"정말 멋져."
"그만큼 네가 좋아."
그립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고픈
아름다운 하루키의 언어.
노르웨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