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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의 자서전(biographie de la faim)

공홍식 |2006.05.25 16:29
조회 37 |추천 0


"지금 내가 매달리고 있는 문제는 나 자신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바누아투에 내가 매료되는 이유는, 그곳에서 나와 반대되는 존재의 지리적 표현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배고픔, 이건 바로 나다.

물리학자들의 꿈은 단 한 가지 법칙으로 우주를 설명해 내는 것이다.

무척 어렵게 보인다.

한번 내가 우주라고 가정해 보자.

나는 배고픔이라는 유일무이한 힘으로 작동한다.

내가 배고픔을 독점하겠다는 건 아니다.

배고픔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속성이 아닌가.

그래도 나는 감히 이 분야에서는 챔피언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내 기억 속의 아무리 후미진 곳을 들춰 보아도 나는 항상 너무나 배가 고팠으니까.

나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우리 집에서는 뭐 하나 부족한 적이 없었다.

바로 이 때문에 내가 나의 배고픔에서 남과는 다른 점을 보게 되는 것이다.

내 배고픔은 사회적으로 설명 불가능하다.

여하튼간에 내 배고픔을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해두자.

음식에 대한 배고픔일뿐이었다면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게 있을까?

음식에만 배고픈 게?

보다 광범위한 배고픔의 징표가 아닌, 단순한 밥통의 배고픔이라는 게 있을까?

배고픔, 나는 이것을 존재 전체의 끔찍한 결핍, 옥죄는 공허함이라 생각한다.

유토피아적 충만함에 대한 갈망이라기보다는 그저 단순한 현실, 아무것도 없는데 뭔가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하는, 그런 현실에 대한 갈망이라고 말이다"

 

'아멜리 노통브'의 '배고픔의 자서전' 중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그녀의 책을 읽고 나면 미진한 느낌이 찾아온다..

뭔가 중요한 키워드를 놓친 듯..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다는 미안함이 들게 된다..

그래서 항상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배고픔..

그건 나에겐 '허기'와 같다..

아무리 밥을 먹어도 달랠 수 없는 '허기'..

어차피 '배고픔'과 '허기'는 같은 뜻인가?

내게 와닿는 '허기'는 좀 더 세월의 무게를 갖고 있다..

어쨌든..

그런 '허기'가 종종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정이 드니 이젠 제법 친숙해졌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허기'의 정체에 대해 생각해 보게됐다..

 

이 후로 읽게 될 그녀의 책엔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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