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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주민인터뷰

이현주 |2006.05.28 10:39
조회 90 |추천 0
▲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방효태 할아버지

6일 대추리 노인정 2층에서는 작은 기자회견이 열렸다. 평택 범대위가 앞으로의 일정을 밝히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대추리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 두 분도 참석했다. 두 분은 대추리에서 나고 자랐다. 그리고 평생 농사를 지으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는 두 분에게 고향을 떠나라 하고 있다. 미군에게 땅을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방효태 할아버지는 올해 70살이다. 아마도 할아버지 평생 이날만큼 카메라의 집중 조명을 받은 날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떨지 않으셨다. 또박또박 하고 싶은 말 다 하셨다. 방효태 할아버지는 자신을 폭도라고 부르는 정부와 일부 언론에게 큰 상처를 받으신 듯 했다.

▲ 할아버지 평생 이날처럼 카메라의 집중 조명을 받던 날은 없었을 것이다.

"평생 농사만 지은 나 같은 주민들에게 폭도라고 하고... 생각들 해 보슈. 이 촌사람들이 어떻게 폭도가 됩니까. 우리는 그저 우리 땅을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니까 불법자라 하고... 우리가 어떻게 불법자입니까? 미군이 불법자고 정부가 불법자지."

할아버지의 태도는 단호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셨다.

"올바르게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주민의 의사가 뭔지 여기서부터 얘기가 들어가야지. 어떻게 정부에서 하는 얘기만 보도를 하는지, 이게 어느 나라 법인지 당최 알 수가 없어요. 이 나라가 어떻게 국민의 정부입니까? 우리가 불법자이고, 소위 뭐 빨갱이? 이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것을 벗어난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범대위에 놀아납니까? 우리 주민의 의사입니다. 여러분들 깊이 생각해서 올바르게 주민이 반대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바르게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이지 방효태 할아버지 최고였다. 할아버지 말씀 중 틀린 건 없었다. 모두가 맞는 말이다. 적지 않은 기자회견을 취재해 봤지만 방효태 할아버지처럼 정확하게 자기 의사를, 정직한 언어로 표현한 사람은 드물었다.

대부분의 기자회견은 추상적인 말과 뻔하고 뻔한 식상한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은 할아버지로 인해 빛이 났다.

방효태 할아버지는 발언을 마치고 앉으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촌놈'이 떠들어서, 평생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농부가 주제넘게 기자들 앞에서 길게 말해서 미안하다는 뜻이었나? 도대체 무엇이 미안하다는 것인지, 왜 할아버지가 우리 기자들한테 미안해야 하는지...

이런 할아버지에게 '폭도'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정말이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할아버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미안해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 "할아버지 잘못하신 것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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