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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다른데너무잘맞아

이희승 |2006.06.05 01:14
조회 38 |추천 1


... 그 남자

넌 꼬들꼬들한 라면 좋아하지?
난 국물이 다 졸아들 정도로
제대로 푸욱 익은 라면이 좋거든?

넌 커피를 싱거운 국처럼 마시잖아.
난 진한 자판기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그리고 넌 시끄러운 영화를 싫어하는데
난 졸리운 영화를 싫어하고.

또.. 난 밤늦게까지 놀 수 있는데
넌 맨날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하구.

넌 추운 걸 절대 못 견뎌서
사월까지 내복 입잖아?
근데 그거 알지?
난 겨울에도 반소매 입고 다니잖아.
대신 여름엔 에어컨 없는 데선 숨도 못 쉬구!

그리고 난 닭고기를 못 먹는데
넌 회를 못 먹구.

참, 넌 우리 할머니처럼 아침잠이 없더라.
난 드라큘라처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데..

텔레비전 보는 것도 그래.
난 축구, 바둑, 그리고 동물의 왕국
이렇게 세 프로만 보는데
넌 그것만 빼고 다른 건 다 보잖아.

참 신기하지?
그런데도 난 니가 왜 이렇게 좋냐?
아무래도 우린 전생에
기계 속에 달려 있던 톱니바퀴들이었나 봐.
너무 다른데, 너무 잘 맞잖아.
그치?

 

... 그 여자

글쎄..
난, 우리가 닮은 점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어쨌든 우리 둘 다 라면을 좋아하긴 하잖아.
그러니까 라면 먹을때
일단 좀 덜 익혀서 내가 먹다가, 퍼지면 니가 먹으면 되겠다, 그치?

둘 다 커피도 좋아하구!
취향이 다른 거야 뭐..
원두커피 뽑을 때
첫 잔은 진하니까 니가 마시고, 두번째 잔부터는 연하니까 내가 마시면 되지!

극장 가는 거 좋아하는 것도 공통점이잖아.
세상엔 안 졸립고 안 시끄러운 영화가 훨씬 더 많으니까.
같이 영화 보는 것도 문제가 안 되구.

또 난 일찍 들어가야 하고
넌 통행금지 없으니까,
니가 맨날 나 바래다줄 수 있어서
난 그것도 너무 좋거든!

겨울엔 너 추위 안 타니까
내가 추워하면 옷 벗어 줄 수 있어서 좋구.
너무 더울 땐 나도 걸어 다니는 거 싫어.
같이 은행에서 잡지책 보고 데이트하면 될 거구.

닭고기랑 회는 형생 안 먹고 살 수 있어.
세상에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어.. 그리고 난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까
너 지각 안 하게 깨워 줄 수 있어.
내가 늦게까지 공부해야 할 때는
니가 나 깨워 주면 되겠다.

근데,, 텔레비전은 어떡하지?
난 바둑이나 축구는 진짜 싫은데..
우리, 텔레비전은 보지 말구
그냥 라디오만 듣고 살까?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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