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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들어간 부엌, 그리고 부모님

김지현 |2006.06.05 16:12
조회 18 |추천 0

나의 유학생활도 어언 4년.

한국음식중에 왠만한거는 할줄 알게 되었고

내가 한 음식 맛있게 먹어주는 그 사람 때문에

신이 나서 요리하곤 했었다.

 

그것도 잠시... 지난 몇달...

요리하는 기쁨이 사라져 버렸더랬다.

혼자 먹는것도 싫거니와

다른 사람들 불러서 뽁닥거리면서

희희낙낙 할수가 없었기에...

부엌 출입을 안한지도 몇개월.

내 아파트에 부엌에는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다.

 

도망치듯 필라델피아를 떠나

여기저기 방황하던 나.

결국엔 부모님 집으로 들어왔다...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고 잘 왔다며 안아주시는 우리 부모님.

 

그렇게 몇주째 뭉개면서 엄마가 해주시는 밥 먹고

엄마 손붙잡고 낮잠도 자고 그렇게 지냈다.

 

아직도 문득문득 생각이나서

숨이 턱턱 막힐것만 같지만

이제 내사람 아닌걸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용기내서 살려고...

 

...

 

 

오늘은 일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엄마가 해주시는 맛있는 아침을 먹었다.

근데 엄마가 왠일인지 평소와 달리

힘들어 보이시는것.

 

잠을 잘못 주무셨다고 하시면서 등이 너무 아프다고 하시는거다

그래서 낮에 내내 힘들어 하시면서 주무시고...

 

낮에 어영부영 라면을 끓여먹긴 했는데

저녁 시간이 다가오니 출출한건 어찌할바 없어서

내가 손을 걷어부치고 부엌에 들어갔다.

 

전에 싸이월드 페이퍼에서 본

불고기 삼겹살을 해보려고 열심히 준비.

몇달만에 부엌에 서서 요리를 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돌이켜보니 내가 단 한번도 부모님을 위해

요리한적은 없더라.

 

남자친구를 위해 요리를 하고

동생을 위해 요리를 하고

후배들을 위해 요리를 했을지언정

부모님을 위해서는 단 한번도 요리를 한적이 없었다.

 

순간 부끄럽기도 하고

나 인생을 왜이렇게 살고 있나 라는 생각부터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인생에 정말 중요한게 무언지...

그런거 따위 안중에도 없이

내 멋대로 내가 하고픈대로 그렇게 살아온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더라.

지금부터라도 잘하면 그동안 못한거 다 만회될까?

그런거 바라면 욕심쟁이겠지만 그래도 잘하고 싶다.

 

 

앞으론 자주자주 엄마아빠를 위한 요리도 하는

착한 큰딸이 되어야지.

 

 

엄마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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