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구두, 남색 바지, 흰색 셔츠, 남색 베레모에 묵직한 ‘검은 트렁크’까지....
캠퍼스를 지나다 보면 ‘빳빳한’ 그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자유와 젊음의 상징인 캠퍼스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그들. 바로 학생 군사 훈련단(ROTC :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들이다.

캠퍼스의 ‘빳빳한’ 그들, ROTC ⓒ 진창현
ROTC를 두고 ‘바보티시’니 ‘RT(Rice Taste)’니 하며 빈정대는 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일반 사병으로 군복무를 마치는 대부분의 학생들과는 달리 2년간의 군사교육 후 그들의 '상사'격인 장교로 임관하기 때문에 감정 섞인 시선일터다.
하지만 이들, 만만히 보면 안 된다. 취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에서는 ROTC, 장교채용제도를 따로 둘 정도다. ROTC, 그들에겐 무엇이 있길래 많은 기업에서 선호하는 것일까?
우린 ROTC만 뽑아요! 장교만 뽑는 채용제도 많아
지난 5월 16일 서울무역전시장에는 LG전자, 동부제강, 빙그레 등 국내 100여개의 기업들이 몰렸다. 전역예정자와 전역장교를 찾는 ‘2006 전역간부 취업박람회’를 위해서다. 국방부가 주최하고 국방취업센터와 잡코리아가 주관한 이 박람회는 전역간부들을 채용하려는 기업들로 ‘북적북적’ 댔다.
박람회에 참가한 메가마트 인사팀 한 관계자는 “장교들의 패기와 열정, 책임감 등을 높이 사 매년 상반기에는 장교전형을 따로 만들어 뽑고 있다”며 “군대에서 밴 이들의 생활습관이 직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ROTC를 비롯한, 학사장교, 육사장교 등 장교들의 전역을 앞둔 5, 6월에는 많은 기업들이 간부전형을 따로 실시할 만큼 장교들의 인기가 좋다.
현대건설, LG전자, 신세계그룹 삼성리빙프라자, 교원그룹, 파리크라상, 유유, 아워홈 등이 매년 상반기 전역예정 장교들을 대상으로 따로 채용전형을 두고 있으며 에스오일, 솔로몬 저축은행, 대신증권 등은 장교출신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영업, 관리, 보험 계통에 인기

2005 전역장교 채용박람회 현장
ROTC를 비롯한 장교출신들은 군복무 당시 소대원들을 지휘하고 통솔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업, 보험, 관리 등에 인기가 많다. 사람을 대하고 관리하는 일이 주된 업무인 만큼 장교출신자들을 우대하는 것이다.
LG전자의 인사기획팀 정대희씨는 “장교출신자들은 승부근성, 열정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관리나 교육 파트에 많이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보험, ING생명, 동부생명, AIG생명보험, LIG손해보험 등 보험사에서는 특히 장교출신자들을 우대한다. LIG 손해보험에서는 장교 RFM(Risk & Financial Manager)을 따로 뽑아 장교출신자들로 구성된 전문금융보험팀을 꾸릴 정도.
장교 RFM 강윤중 팀장은 “ROTC를 비롯한 장교출신자들은 대학 때부터 학교수업과 군사학수업을 병행해서 공부하고, 중간중간 훈련도 받으면서 절제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자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며 “군대에서도 소대원들을 관리하고 개개인과 대화하는 법 등을 익혔기 때문에 고객을 설득하고 관리하는 보험업에서 우대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책임감, 리더십, 추진력 기르고 싶으면 도전해 볼 만
장교전형을 실시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기업들은 장교들의 책임감, 리더십, 추진력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같은 ‘스펙’이라면 갓 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는 장교출신자들을 뽑겠다는 것이다.
직업군인이 되기 위해서만 장교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차피 군 생활 할 거라면 업무도 배우고 월급도 받는 장교는 어떨까. 취업 후에도 경쟁력 있으니까 말이다.
강기순 기자 / uprightks@imcamp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