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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함 속 자조

박일석 |2006.07.01 00:28
조회 26 |추천 0

 


가끔은

자신이 없다

아니 매일 같이 밀려드는 절망감에

몸서리치며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철 없던 시절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던

어린 아이 박일석은

이제 어느덧 청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함부로 글을 쓸 수가 없다

창피함이 앞을 가려 내 글을 읽을 수가 없다

 

어떤 글을 쓰고 싶었을까?

왜 글을 쓰고 싶었을까?

돌이켜 생각하면

나의 우매함이

맞춤법 하나 제대로 맞추지 못하던 나의 우매함이

나를 글쓰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글쓴다는 것이 어떤 작업인지도 모르고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글을 쓴다고 나섰는지도 모른다.

 

지금

자신이 만족할 만한 글을 쓰고 있나?

어떤 글을 쓰며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건 아닌가?

텅 빈 머리 속을 휘휘 헤집으면서

가끔 걸리는 우거지 잎 같은 글을 쓰고 있지는 않나?

역겨움에 던져 버려야 할 글을 쓰고 있는건 아닌가?

스스로 물어 볼때마다 두렵다

두려움이 개미처럼 파고든다

파란 핏 줄 속에

검은 점이

파고든다

두려움

 

글을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수 많은 이야기가 머리 속에서 쏟아져 나온다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마냥 쏟아져 나온다

쓰레기는 쓰레기다

난 쓰레기다

남들처럼 위대한 글을 쓸 수 없음을 안다

남들처럼 시대를 관통하는 글을 쓰고 싶지만

내게는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쓸 수 있는 건

쓰레기

쓰레기들의 이야기

쓰레기 속의 구겨진 이야기

아무도 보지 않을 이야기

단 한 번

읽히고 던져진대도

상관없는 이야기

내가 쓰는 이야기

 

나는 내 주제를 파악했나?

착각 속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는 않고 있나?

잘 모르겠다.

쓰레기통 속에 허우적 거리다

잠들어 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으련만

아직 내게 남은 사명감은

날 잠들게 두지 않는다

차라리 잠들어 버리면

편한 것을......

편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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