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끔은
자신이 없다
아니 매일 같이 밀려드는 절망감에
몸서리치며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철 없던 시절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던
어린 아이 박일석은
이제 어느덧 청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함부로 글을 쓸 수가 없다
창피함이 앞을 가려 내 글을 읽을 수가 없다
난
어떤 글을 쓰고 싶었을까?
난
왜 글을 쓰고 싶었을까?
돌이켜 생각하면
나의 우매함이
맞춤법 하나 제대로 맞추지 못하던 나의 우매함이
나를 글쓰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글쓴다는 것이 어떤 작업인지도 모르고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글을 쓴다고 나섰는지도 모른다.
지금
난
자신이 만족할 만한 글을 쓰고 있나?
어떤 글을 쓰며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건 아닌가?
텅 빈 머리 속을 휘휘 헤집으면서
가끔 걸리는 우거지 잎 같은 글을 쓰고 있지는 않나?
역겨움에 던져 버려야 할 글을 쓰고 있는건 아닌가?
스스로 물어 볼때마다 두렵다
두려움이 개미처럼 파고든다
파란 핏 줄 속에
검은 점이
파고든다
두려움
글을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수 많은 이야기가 머리 속에서 쏟아져 나온다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마냥 쏟아져 나온다
쓰레기는 쓰레기다
난 쓰레기다
남들처럼 위대한 글을 쓸 수 없음을 안다
남들처럼 시대를 관통하는 글을 쓰고 싶지만
내게는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쓸 수 있는 건
쓰레기
쓰레기들의 이야기
쓰레기 속의 구겨진 이야기
아무도 보지 않을 이야기
단 한 번
읽히고 던져진대도
상관없는 이야기
내가 쓰는 이야기
나는 내 주제를 파악했나?
착각 속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는 않고 있나?
잘 모르겠다.
쓰레기통 속에 허우적 거리다
잠들어 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으련만
아직 내게 남은 사명감은
날 잠들게 두지 않는다
차라리 잠들어 버리면
편한 것을......
편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