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10시. 인터뷰를 하기엔 좀 늦은 시간인가 싶기도 하다. 피곤한 하루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인데 가게 분위기가 어떨지 사뭇 긴장된다. 듣던 데로 잘생긴 총각 두 명이 있기만을 바라며 길을 더듬다 간판이라 부르기 뭣한 촌스러운 벽화수준의 글씨를 발견했다. “이리카페” 큰 길가에서 빗겨나 있지만, 검은색의 글자들은 발 밑으로 펼쳐지는 카페로 길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하얀 층계를 따라 내려선 그 곳에서, 나는 통 유리 보금자리에서 쉬고 있는 두 마리의 고독한 승냥이를 만날 수 있었다. “많이 바쁘신가봐요.” “네-“ 30분이다. “네-“라는 대답 이후 그들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데 걸린 시간은. 실로 바빴다. 시끌벅적 하진 않았지만 손님들은 분명 바쁘게 드나들고 있었다. 30분간 나는 그들을 관찰했다. 서투른 듯 보이는 손놀림. 신중한 듯 보이는 단어들. 손님에게 과도하게 친절하지도 무례하게 거만하지도 않았다. 독립적인 인격체. 절제된 듯한 모습. 그런 그들의 모습은 카페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절대 불친절한 서고며 책장. 그들은 손님들에게 스스로 움직이기를 권유하고 있었다. 뭐, 나쁘지 않다. 독립된 개체에게 허락된 자유라고 할까. “지금 전시도 전시 중인가요?” 미쳐 몰랐다. 유치하게도 난 이젤에 걸린 그림 따위를 기대했던 것일까. 카페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림들은 친구분인 “배철호”씨의 작품.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들과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부산 출신으로 친구라는 두 분 김상우(32), 이주용(32)씨는 말보다는 글이 편하다는 그들과의 긴장된 인터뷰. 전시 : 김상우 : 수염 난 총각 : 날카로운 눈빛 : 그림 그리는 이리 가게 개관 이후 야 4번 정도의 전시가 열렸다고 한다. 전시 작품에 제한이 있다거나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포트폴리오를 통해 사전에 작품에 대해 알려주는 게 좋다고. 전시 기간은 정해진 것은 없다. 1주에서 한 달. 2005년 1월 7일 오픈한 이리카페는 아직 정해놓은 규칙은 없단다. 겪어가며 만들어가야 한다고. 음악 : 김상우 : 매끈한 총각 : 촉촉한 인상 : 시 쓰는 이리 공연은 매 주 열린다. 여름을 맞아 음악 공연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매 주 주말마다 열리는 인디 밴드들의 공연 및 관리는 음악을 하는 김상우씨 몫. 현재 상우씨의 삽화와 함께 시집을 준비 중이라며 4번의 퇴고를 마친 원고 뭉치는 새 옷으로 갈아입을 날짜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 이리카페의 “이리”가 그 승냥이인가란 질문에 긍정의 대답을 들었을 때는 좀 놀라웠다.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은 고독한 인간이 죽고, 살고 생활하는 내용이며 그 속의 이리를 생각하며 지은 이름이라는 절대 이해 불가한 대답. 이어진 친절한 설명은 이러하다. 우리가 바라는 이리카페는 미술 + 음악 + 문학 + 카페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나고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적는 공간이다. ‘홍대 앞’이란 공간이 그림/음악/글이 혼재된 곳이며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겐 고독과 철학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보내는 즐거운 시간이 재미있고 쉽지만, 예술이란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색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이리카페가 그런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손님은 왕이 아니다. 그런 만큼, 손님에게 굽신 거리거나 필요이상의 친절을 베풀진 않는다. 우리 가게에서 손님은 왕이 아니다. 각각의 독립된 인격체다.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뭐랄까 왕은 아니다. 고객과 가게의 업데이트를 위해 들어가는 유지비가 많은 편이다. 각종 잡지와 외국 책자 등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안전시공간으로 분류 가능한 이리카페에 테이블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카페의 분위기는 손님들을 붙잡아둔다.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회전율 역시 떨어질 것이란 생각에 여느 공간들처럼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지 안을까 덜컥 겁이 난다. 과연 운영상 어려움이 없을까. 초심을 잃지 말고- 손님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의 그러한 생각들이 전염이 되는 듯 하다. 혼자 오시는 분들이 꽤 된다. 단골들은 혼자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작품 구상을 한다거나 작업을 한다. 우리의 생각을 존중하는 우리가 바라는 손님의 군상 중 하나다. (물론, 우리의 생계를 생각하시는 지 밤과 주말엔 피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그럴수록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이리카페의 작은 전시를 통해서 보다 다양한 예술가들에게 기회 제공을 하고, 아트 마케팅의 여파로 전반적으로 편중되어 있는 예술의 편협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소개, 그리고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의 감상에 그 의의를 두고 싶다. 이런 공간들의 생명력이 짧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리카페를 운영하면서 큰 돈을 벌겠다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가 그렸던 그림대로 고독한 승냥이가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남도록 하겠다. 주위의 말에 휘둘리지 않으며 초심을 굳건히 하겠다는 그들에게서 승냥이의 바람이 이는 듯 했다면 늦은 밤에 취해서라고 둘러댈 테다. 맛있는 커피를 들이키며 우아한 유리 속에 자리잡은 두 마리의 이리를 상상했다. 이 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잠시 그들의 보금자리에서 목마름을 채우고 가는 또 다른 이리일 테다. Open & Close Mon. – Thurs. |10a.m.- 1a.m. Fri. – Sat. |10a.m. – 2a.m. Sun | Noon – 1a.m. Menu : 맥주/칵테일/커피 (충분히 맛있는 커피는 지금도 발전 중) 11 AM : 햇살이 알맞게 들어와 가게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추천) No Rent : 대관은 없습니다만 좋은 기획이라면, but 아직은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