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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

최동진 |2006.07.10 17:46
조회 50 |추천 1


그 남자...♂


오늘은 그녀의 생일입니다..
그녀의 생일 네 자리는 남자의 이메일 비밀번호..
남자는 그 날짜를 잊어버릴수도 없습니다.
남자의 마음은 며칠전부터 내내 달막거렸습니다.
생일이니까.. 생일이니까..
헤어졌어두 생일쯤은 기억할 수 있는거니까..
용기를 내어 문자 메세지를보냅니다.

'생일 축하한다. 올해는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옆에 있어주면 안될까? 우리 다시 만나자.'
그 간절하고 많은 말을 모두 생략한 체..
그저.. '생일 축하한다.'
남자는 혹시나 하는 수만가지 생각을 했기에..
'과연 내 메세지를 기다릴까? 벌써 다른 누군가가 곁에 있는건 아닐까?

그렇다면 내 메세지가 방해가 되었을까? 제대로 보지도 않은 체 지워 버릴까?
답장이 올까? 뭐라고 올까?'
점점 커지는 남자의 심장소리가 그 귀를 멀게 할때 쯤..
한 통의 문자 메세지가 도착합니다.

심장이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그리고 다시 숨가뿌게 뛰는 소리..
남자는 차마 문자 메세지를 보지 못한 체..
눈을 감고 큰 숨을 들이킵니다.
아직도 넌 내 심장을 이렇게 뛰게 만드는 구나.
남자는 문뜩 원망감에 사로 잡힌 체, 한 숨을 내쉬고..
이제 꾹 감은 눈을 떠서 메세지를 확인합니다..

 

그 여자...♀


생일인데 저녁 때 뭐하냐는 친구의 말에 여자는 괜히 신경질을 냅니다.
" 매 해 있는건데 촌스럽게 뭘 꼭 해야돼?"
샐쭉해지는 친구의 얼굴..
무한해진 여자는 화장실로 가서 타일벽에 등을 붙이고..
잠시 마음을 식힙니다..
'내가 왜 이렇게 예민해졌을까? 아무일도 없는데..
기다리는 것도 없는데..'
늘 있어왔던게 없어진 것에 대한 허전함일 뿐, 다른 건 아닐꺼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벽에서 등을 떼어내는 순간..
남자의 메세지가 도착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앞도.. 뒤도.. 원망도..미련도 없는 듯한..
정도 사랑도 남아있지 않은 듯한.. 딱 여섯글자..
'생일 축하한다.'
이건 지나가는 강아지에게도 건낼수 있는 인사.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그저 생일이면 건낼수 있는 말.
'생일 축하한다'
그랬구나..너한테는 이미 내가 하나도 없구나..나만 그동안 바보 같았구나..

여자는 눈가가 빨개집니다. 입술을 깨물고 문자 메세지를 보냅니다.
'나한테도 너는 이미 없어.' 증거라도 보여줄 참으로..
짧디짧은 세 글자의 메세지.. '고마워'
오늘은 여자의 생일이였습니다.
둘은 그저 몇 마디만 생략했을 뿐인데..
모르는 사이.. 두사람은 오늘 또 한번 헤어집니다.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 남자 그 여자』
2004. 03. 01.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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