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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광야" - 김남조

김현섭 |2006.07.17 01:31
조회 23 |추천 1


             광 야

              김남조


       오늘 이미 저물녘이니
       나의 삶 지극민망하다
       시를 이루고저 했으되
       뜻과 말이 한가지로 남루이었을뿐
       생각느니 너무 오래
       광야에 가보지 못하였다
       그곳은 키 큰 바람들이
       세월없이 기다려 있다가
       함께 말없이 오래오래
       지평을 바라보아 주는 곳
       그러자니 그럭저럭
       성인(成人)이 좀 되어서 돌아오는 곳

       삶의 가열한
       반의 얼굴

       혼이 굴종 당하려 하면
       생명을 내던지고도 일어설
       엄정한 계율을
       이 시대 동서남북
       어느 스승이 일깨워 주는가

       어는듯 나는
       사랑을 말하지도 않게 되고
       번뇌하는 두통과도 헤어져
       반수면에 수렁에서
       안일 나태한 나날이다가
       절대의 위급이라고.
       음습한 독백에 부대끼노니

       필연 광야에 가야겠다
       그곳에서 키 큰 바람들과
       말없이 오래오래
       지평을 바라봐야겠다
       눈과 머리와 가슴과
       지쳐 드러누은 내 영혼까지
       그곳에 다함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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