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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의 사랑 이야기 <3-18화> 지구방위대

바다의기억 |2006.07.03 01:59
조회 8,998 |추천 0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다들 열심히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 거두시길 바랍니다.

 

정식 출판되는 공대사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 7월 3일 정식 발매 ============================= 

 

 

그날 이후,


=한번만=과 =가지 마=는


연극부 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회계

- 자, =한번만=코너~ 신장 172cm, 체중 68kg~


동네 건달역 전문~ 박~~군!!!



박군 - 땡큐~ 땡큐.


회계

- =안돼=코너~. 신장 167cm~, 체중은 국가기밀~


터프걸의 표준~돛대 마니아~ 김~~양!!!



김양 - 담배 끊었다니까.


회계 - 자, 이제부터 배팅을 시작합니다! 걸어요, 걸어!



...... 전파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의미가 변질된 것도 사실이다.



김군 - 박군한테 천원! 처남 믿는다!


어깨 - 에이! 누님한테 천원! 누님의 포스를 보여주세요!


덩치 -박군 지지마라! 박군한테 천원!


유니 - 박군의 얍삽함에 기대를 걸고.... 나도 박군한테 천원.



대체 이 모습을 보면서


파릇한 후배들이 뭘 배울 진 몰라도.....



기억 - 난 선배한테 2천원.



승패가 분명할 것 같을 땐


과감한 배팅으로 한 몫 잡는 게 우선이다.



회계

- 자, 걸 사람들 모두 걸었나?


그럼 레디~~ 액션!!



도합 2만원에 근접한 판돈을 놓고


벌어진 김양과 박군의 대결.


난 적어도 냉정한 거절에 있어선


절대 밀리지 않을 김양이라 확신했지만


승부는 초장부터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나아갔다.



박군 - 아이~ 누나. 한번만요~.


김양 - .... 싫어.


박군 - 아우~ 한번만요. 네?


김양 - 됐거든? 귀찮게 하지 말고 그만 가라.


박군 - 아~누나. 제가 치즈스틱 한 번 쏠게요~.


김양 - ....치즈스틱?


박군 - 네, 콜라까지. 세트로.



..... 저... 저래도 되는 거야?



어깨 - 야!! 박군! 매수하지 마! 그런 게 어디 있어!!


유니

- 역시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손가락을 튕기며....


아냐! 계속해! 그것도 전술이야!


박군, 내가 돈 따면 반은 너 줄게!!



유니 선배의 응원에 더욱 의기양양해진 박군과


치즈스틱 공격 한방으로 심각한 갈등에 빠진 김양.


이...이렇게 허무하게 2천원을 잃을 순 없어!!



기억 - 선배! 이기면 베이컨샌드위치!


어깨 - 콜라는 제가 살게요!


김양 - ..... 오케이. 치즈스틱 꺼져.



아군 진형의 엄청난 출혈정책에 힘입어


간신히 균형을 회복한 대결.


이제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고 생각한 그 때,


우렁찬 소리와 함께 연출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연출 - 하이 에블바리보리마리다~리 원~!!


회계

- 오! 잘 왔다! 너도 걸어!


김양 대 박군인데, 지금 시작했어!



이번 도박열풍의 최고 공헌자이자


최대 수혜자이기도 한 그의 등장에


참여자 모두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판은.... 커진다!



연출 -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이러고 있어?



하지만 연출의 입에서 나온 말은


차마 이번 도박열풍의 최대 공헌자이자


최대수혜가자 했다고는 믿기 힘든 호통이었다.



회계 - 아니 이놈이 아침부터 낮술을 처먹었나...



한 마디로 어이없는... 이번 사태에


회계는 분노를 금치 못했지만


연출은 여전히 당당한 기세로 말을 이었다.



연출 - 지금부터 다음 공연에 대한 비상회의 소집한다!


회계 - 에엥?!



갑작스러운 그의 선언에


모두는 연출이 낮술을 마신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이후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오는 그의 계획은


술김에 나왔다고 하기엔 너무나 논리정연 했다.



연출

- 이번 계획만 성사되면


연극부 최초의 뮤지컬 공연이다.


뭐.... 설명했다시피


합창단과 댄스스포츠 동아리 합작이지만 말이야.



합창단이 음악을 맡고


댄스스포츠 동아리에서 안무를 담당,


연극부에선 배우를 제공한다는


지구방위대급 연합계획.



이야기만 들어도


혹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 제안이었지만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회계

- 그런데 어쩌다 이런 계획이 잡힌 거야?


합창단이랑 댄스동아리에서도 승락한 거야?



연출 - 응, 어제 셋이 술 마시다가 하기로 했어.


회계 - .........


연출

- 그,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본래 큰 계약은 룸싸롱 비지니스룸에서 이뤄지는 거야!



갑자기 이번 장대한 계획의


취지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유니

- 흠.... 그런데.... 좀 어색하지 않을까?


왠지 다 따로 놀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안무 할 땐 연기하던 사람들은 다 들어가?



연출

- 아뇨, 우리도 춤추고, 우리도 노래 할 거예요.


연습기간은 충분하니까


어느 정도 베이스만 있으면


별 무리 없이 할 수 있겠죠.


댄스 동아리에서 와서 가르쳐 주기로 했으니....



유니 - ....... 대본은?


연출

- 스토리랑 설정은 잡혀있으니


대사만 누나가 좀 맡아주세요.



유니 - 아무튼.... 제멋대로라니까.




그로부터 1주일 뒤.


막연하기만 했던 연합공연의 대본이 공개되었다.


생각보다 단조로운 스토리로 이루어진 대본.


자신을 지키는 기사를 사랑하지만


이웃나라 왕자와 결혼해야 하는 공주와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중세풍의 연극이었다.



연출

- 자, 다들 대본을 잘 읽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역할에 지원하도록 합니다.


일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이번 공연엔 상당양의 안무가 포함되어 있으니


스스로가 몸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배역을 잘 생각해주기 바랍니다.



안무라.....


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난 몸치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춤 자체를 춰본 적이 없었다.


그럴 기회가 없기도 없었던 데에다


내가 춤을 춘다고 하면


그건 =절규의 몸부림= 내지 =난동=으로 보일 것이라는


막연한 직감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패스다.



연출 - 민아 너 예전에 재즈댄슨지 뭐 배운다고 하지 않았냐?


민아 - 아.... 예. 라틴댄스요.


연출

- 그래? 뭔진 몰라도 아무튼 잘됐네.


이번에 진짜 공주역 한 번 맡아 봐.



민아

- 예? 아, 아니에요. 저 춤은 별로 못 추는 걸요.


한나가 저보다 훨씬 잘 춰요.



연출 - 그래? 한나야, 생각 있어?



그제야 겨울MT 때 한나의 다이나마이트 댄스를 기억해낸 연출은


손가락을 튕기며 한나를 지목했지만


대본을 보고 있던 그녀는 슬쩍 눈웃음을 흘리며


민아에게 화살표를 밀어주었다.



한나

- 어머, 저는 살사 쪽인데 괜찮겠어요?


극중 이미지하고도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은데....


제 생각엔 언니가 훨씬 제격인 것 같아요.



연출 - 아... 이거 참, 라틴은 뭐고 살사는 또 뭐야?


한나 - 이런 거 있잖아요. 이런~거. 이게 살사죠.



점점 다양화 되어가는 댄스용어에


갈피를 못잡는 연출을 향해


요염하면서도 끈적~한 몸짓을 하며 다가서는 한나.


확실히 공주보다는 무희에 가까운 이미지다.



한나 - Did you get it?


연출 - 허, 허허, 예, 예쓰. 예쓰. 이해갔어.



의자에 앉아있는 연출에게 바싹 붙어 서서


손톱 끝으로 그의 턱 밑을 쓸어 올리는 한나의 도발적인 행동에


연출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피했다.


아마 한나가 무희였다면


무희 중에서도 엄청나게 강력한 무희가 아니었을까..



연출 - 큼.... 그럼 여기 써있는 룸바는 어떤 거야?


한나

- 글쎄요... 전 룸바는 배워본 적이 없어서....


언니, 한 번 보여줘 봐.



민아 - 응? 아... 룸바는... 파트너가 있어야 하는 건데요.


연출 - 그래? 그럼 남자 중에 룸바 출 줄 아는 사람?



연출의 질문에 일순 조용해진 연습실.


아무래도 연극부 남자들 중


이런 춤에 조예가 있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잠시 후


갑자기 늑대 울음소리 같은 환호성이 터지면서


한 사람이 연습실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안군 - 뭐.... 저도 배운지가 오래라 잘은 못 추지만.....



...하도 오랫동안 등장이 없어서 잊고 있었다.


이런 일이 있으면 꼭 빠지지 않을만한 놈이 있었다는 걸.



연출 - 어이쿠, 마침 딱 있네. 그럼 한 번 보자.



...... 간만에 또 입안이 씁쓸해 지는구나.



안군 - 준비됐어?


민아 - 아, 네.


안군 - 그럼 간다, 원, 투, 쓰리, 포~. 원...



한쪽 손을 맞잡은 채


느릿한 스텝의 춤을 선보이는 두 사람.


음악 없이 조용한 연습실 안이라


조금 어색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호흡은 제법 잘 맞는 것 같았다.



민아 - 아, 이 다음에 뭐였죠?


안군

- 뉴욕,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다시 왼쪽,


다음엔 언더암턴~ 원, 투....



아주 물 만난 고기 꼴로


실시간 스텝설명을 해가며 춤을 리드하는 안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여자부원들의 입에선


탄성이 끊이질 않았다.



여1 - 어쩜.... 너무 잘 어울린다....


여2 - 저런 건 정말 타고 나는 거라니까?


여3 - 나도 춰보고 싶다... 한 번 지원해볼까?


여1 - 아서. 고무신도 짝이 맞아야 신지.



어느새 연습실 안 분위기는


안군이 기사역을 맡고 민아가 공주역을 맡는 게


당연하다는 쪽으로 여론이 모아지고 있었다.



연출

- 이거 뭐 더 볼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민아가 공주역 하고, 안군이 기사역 맡자고.


혹시 이의 있는 사람?



............



기억 - ..... 저요.


연출 - 응?


기억 - 저도.... 기사역에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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