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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자는것을 소홀히하지마세요

노준민 |2006.07.22 09:25
조회 46 |추천 0

 

쥐를 무한정 잠재우지 않는 악명높은 실험이 있다. 미국 시카고대 앨런 레치섀픈 박사는 잠이 들려고 하면 회전하는 턴테이블에 실험쥐를 올려 놓고 뇌파를 조사했다. 쥐는 벽에 부딪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불면 마라톤'은 3주만에 죽음으로 끝났다. 먹이나 물이 없었을 때보다 불과 3일을 더 살았다. 잠이 음식이나 물 못지 않게 생명 유지에 중요하다는 예다.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많아졌다. 실업과 경제난 때문에 밤새 뒤치락거린 사람이든 춘곤증으로 노곤한 사람이든, 오후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졸음을 피할 수는 없다. 미국 수면재단은 지난 2일을 `잠의 날'로 정하고 전국적인 `8시간 자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 단체의 최근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68%가 수면부족 등 각종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짜증은 물론 졸음운전과 대형사고로 인한 막대한 인적·물적 손해가 잠 부족 탓으로 돌려진다. 잠은 왜 잘까? 한 가지 설명은 에너지 보전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체온을 낮추어 낮동안 고갈된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것이다. 포유류와 새들은 체온을 유지하느라 막대한 에너지를 쓴다.

그렇지만 의문이 따른다. 빵 한쪽 분량의 에너지를 아끼자고 8시간 동안이나 중요한 신체기능을 `가동중지'하는 것은 지나친 투자 아닌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다른 설명은 뇌가 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잠자는 동안 뇌는 의식의 스위치를 끈 다음 잡동사니 기억을 제거하고 새 정보를 갈무리하는 등 집안정돈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능을 하는 잠이 꿈을 꾸며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이는 `렘(REM) 수면'이다. 사람의 잠에는 90분 주기가 있다. 가벼운 잠에서 시작해 뇌파가 느리고 긴 깊은 잠에 빠졌다가 얕은 잠으로 돌아와 꿈을 꾸는 렘수면이 된다. 이때 뇌는 깨어있을 때처럼 맹렬한 활동을 벌인다. 렘 수면을 하면서 낮에 일시 저장한 정보를 영구 보존하기 위한 `포장' 작업이 이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장애물 통과 훈련을 한 쥐나 시험공부에 몰두한 학생은 그날 밤 렘 수면이 왕성하다. 술을 마시면 렘 수면이 없어지고 따라서 기억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조사도 있다.


최근 밝혀진 뇌의 중요한 기능은 면역이다. 앞서 든 레치섀픈 박사의 쥐는 체온이 떨어지면서 평소 접하던 박테리아에 감염돼 죽었다. 밤샘 작업을 하고 난 뒤 쉽게 감기에 걸리는 것도 결국은 잠 부족 때문이다. 잠 부족은 현대인의 숙명이다. 심리학자 스탠리 코렌은 그래서 현대문명을 `잠 도둑'이라고 불렀다. 영장류 가운데 사람은 잠을 가장 짧게 잔다. 침팬지는 10시간, 고릴라는 12시간의 수면을 즐긴다. 가장 잠꾸러기는 하루에 20시간 이상을 잠으로 보내는 박쥐이다. 반면 코끼리, 말, 소 등 초식동물은 3~4시간밖에 자지 않는다. 대신 긴 시간 동안 존다. 호흡을 위해 늘 헤엄쳐야 하는 돌고래와 바다표범은 겉보기에는 잠을 자지 않지만 양쪽 뇌가 번갈아 자는 사실이 뇌파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파충류와 양서류, 어류도 비슷한 상태를 보인다. 심지어 곤충도 `잔다'. 잠자는 바퀴와 꿀벌은 가볍게 건드려도 꼼짝하지 않고 더듬이를 축 늘어뜨린다. 그렇다면 박테리아도 잘까. 잠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달린 문제다. 아무튼 잠이 생물 진화의 초기 단계에 생긴 중요한 생명현상임은 분명하다.
(출처 : '수면' - 네이버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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