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언제나 설레인다.
설레인다는 말은 말이좋아 설레임이지 실은 두려움이란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 묘한 떨림, 두려움... 아마도 사람들은 그런 느낌에 감각을 일깨우는 자극을 받나보다. 조용하게 쉬어야지, 생각을 정리해야지.. 하던 휴가. 막상 이것저것 계획들이 무산되고 폭우로 주저 앉게 생기니 2년만의 휴가를 이렇게 보내면 안되겠다 싶어 정말 간만에 '열정불끈' 되어 갑작스레 출발한 여행
* 뭐했니?
첫날;
동경만경 책을 떠올리며 주인공 감정선을 따라 오다이바 둘러보기.
물과 도시가 닿은 광경이 홀로 여행객이라 더 날서게 다가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묘했다. 동경만경의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그대로 느껴질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혀 한동안 멍.. 하게 그야말로 경치구경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혼자 대관람차를 탈 뻔 했다.
한밤중엔 일본 왔는데 이건 함 해보자 해서, 오오에도 온천행.
한국서도 잘 안가는 찜질방, 목욕탕인데.. 그야말로 여행자정신에 입각. 우리나라에서 한복입고 들어가는 테마탕이 생기면 어떨까? 흠.. 기모노 입고 야외족탕에 발을 담그니 그 기분 또한 나름 타지느낌. 테마 및 시설은 괜찮아서 놀이터 같은데.. 음... 물에선 상당 락스냄새가 났음.
밤라이프를 포기할 수 없지. 신바시 주변을 얼쩡거리다가 '일본이니 이건 먹어야지~'싶어서 라면집 들어가 그림으로 주문해주시고, 삿뽀로생맥주 2잔 캬...
둘째날;
정말 백화점 및 대형쇼핑몰 오픈하는 시간부터 해지는 순간까지 미친듯이 동경 시내 돌아다니기.우리나라 쇼핑타운의 다양화, 살짝 업그레이드 쯤.. 시즌오프 마지막 즈음이라 세일상품도 거진 마무리고 아직 가을제품은 그닥 구색이 없어 아쉬운 텀. 쇼핑이 목적이였으면 좀 달랐을까?
암튼 다양한 아이템, 신경쓴 인테리어들이 눈 가만두지 않더라. 도쿄핸즈 보니 얘네도 진짜 사는 재미 없나보다 싶었음. 이런 꺼리.. 를 많이 찾는다는건, 그만큼 일상적인 삶이 무료해져서 아닐까하는 나만의 생각. 동경을 일컬어 우리보다 몇년 먼저 도는 도시(10년이라던데,, 괜히 10년이라고 쓰긴 싫어서)라던데,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생각해보면, 대략 그들의 마인드도 이해가 되는 듯.
모리아트센터. 눈물나더라. 부러워서.
시내 야경을 볼 요량으로 해지고 향한 그곳. 직장인을 위해 야간개방.. 합리적이다. 아프리카 리믹스 전시중이였는데, 각 아티스트의 퀄러티는 둘째치고 테마, 전시내용이 너무 훌륭했다. 서양의 미술관이 그네들의 스케일을 말해주는 웅장함이라면, 이곳은 기술과 테크놀러지가 함축된 짜임새 있는 구조물이란 생각이 들더라. 아트센터 입구부터, 나오는 순간까지 정해놓은 테마에 따라 관람객이 가장 충실하게 느낄 수 있는 배치와 내용에 같은 돈 내고도 참 허술하기 짝이없어 매번 작품이 아닌 전시에 실망하고 나오게 되던 우리나라 아트센타들이 생각나서 한켠 씁쓸하고.. 몇년쯤 지나면 우리는 이런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 진심으로 부러웠다.
짧은 여행의 마지막 밤. 근데 인간적으로 너무 피곤해서 멀리 나갈 기운은 없고 숙소 역 근처의 대략 우리나라 꼬치구이 체인쯤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짧디짧은 일어로 꼬치몇개 시키고 역시나 삿뽀로 생맥주 2잔 캬~ / 숙소엔 와야겠고 취할까봐 살짝 걱정되서 맥주 몇캔 사서 들어왔지만, 결국 못마시고 자버렸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맥주 1잔이면 난 이미 해피모드. 맥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진짜 맛있었다. 이것도 여행객의 선입견일까?)
셋째날
이틀동안 정말 빡세게 돌아다녔다. 자려고 누우면 근육통에 온 몸이 쑤실만큼 세째날은 눈도 안떠지더라. 그래도 일본인데.. 일본스러운거 한곳은 더 가야겠다 싶어서 아사쿠사가서 세계 공통 미션 " 좋다는데 가서 소원빌기" 해주고 각종 팥과 단것으로 무장한 일본식 군것질거리로 시간을 보낸 후 (사실..새롭다는 사실이 즐거웠으나, 썩 입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더라.^^)
여정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