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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예습, 사랑 복습.

나호영 |2006.07.24 23:57
조회 18 |추천 1


학교 다닐 때 말야,

난 예습, 복습이란 걸 한 적이 없었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설명해주시면 다 알 거 같았거든.

그래서 수업이 끝나면 그대로 책을 그냥 덮어버렸어.

 

근데...시험 기간이 되잖아,

다시 책을 펴면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거야.

그래서 밤새 적고, 외고, 문제를 풀어대느라 난리법석을 떨지.

결국 눈이 빨개져서는 다음 날 시험을 보러 왔어.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일번문제부터 막혀버리는거지.

아...젠장. 좀전까지 알았었는데....

후회하면서 모를 땐 3번! 그러면서 찍고 나온다.

성적이 좋을 리 없잖아. 그런 상황.

 

어른이 되도 여전했던 거 같아.

그 나쁜 버릇 못 고쳤어.

사랑하는 법, 연애하는 법, 당신을 기쁘게 해주는 법,

다 알 거 같았어.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었어.

 

근데, 막상 사랑이 오면...

어떻게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 지 기억이 안나.

어떻게 나를 잃지 않고 당신 옆에 있을 수 있는지 기억이 안나.

내 멋대로 당신 맘 해석하고, 내 멋대로 화내면서 돌아서버리고

난리법석을 떨었지.

눈이 빨개지도록 울면서 다음 날 당신을 만났어.

행복해 질 리 없잖아. 그런 사랑.

 

언젠가 당신이 내게로 오면...

상대를 지치게 만든 내 잘못 잊지 않도록 매일 복습한 나여서,

당신을 쉬게 만들어줄 편안함 준비되도록 매일 예습한 나여서,

갑자기 당신을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을게.

시작부터 어긋나지 않도록 현명해져 있을게.

그래, 그럴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다리다가

오늘처럼 햇살이 좋은 날,

눈부시게 내 앞에 나타나 줘.

 

                                p.m. 6:00  Bordeaux, Jardin de St. G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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