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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박상철 |2006.07.28 09:06
조회 32 |추천 1


그 남자

 

 

 

혼자 밥먹는 시간..

라면을 끓인다.

 

"밥은 먹어야지~

밥을 안먹으면 어떡해~"

때로는 귀찮다는 말이 목끝까지 나올뻔 했던

늘 되풀이대던 니 잔소리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배가 고파서 라면을 끓인다.

 

김치를 통째 꺼내 놨다가

다시 가위로 몇줄기만 잘라낸다.

그리고 김치통을 냉장고에 넣는다.

 

"아우~ 그렇게 자꾸 통째로 내노면

나중에 다 쉰김치 되는거 몰라?"

앵앵거리던 니 잔소리 때문만은 아니다.

 

상은 좁고 김치통은 너무 크니까.

 

입맛이 영 껄끄럽다.

면발이 목에 자꾸 걸린다.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어 입을 대고 마신다.

벌컥벌컥 들이키려다가 조금만 마신다.

 

"밥먹을때 그렇게 마시니까 밥을 조금밖에 못먹지~"

걱정이 팔자였던 니 잔소리가 생각나서만은 아니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그냥 단지 정말 이가 시려서.

 

더이상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너는 그러겠지.. 환경오염이 어쩌고...

국물까지 먹어라 또 어쩌고...

 

도대체 너는 나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난 이렇게까지 사사껀껀 너를 생각하게 된거니?

생각날만한건 다 버렸는데..

 

정말....미치겠다...

 

 

 

 

그 여자

 

 

늘 더 주지 못해 안달인 남자가 있었고

주는 것조차 겁이났던 여자가 살았습니다.

 

남자가 군대에 있었을때

여자가 면회라도 갈라치면

남자는 내무반에 있는

온갖것들을 모아오곤 했습니다.

 

건빵이며 별사탕..

부대근처에서 발견한 신기하게 생긴 돌맹이..

집에서 보내온 비타민씨 ...알약까지..

 

여자는 그것이 괴로웠습니다.

그것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것들을 바라보며 많이 울어야 했으니까..

 

여자는 그때 이후

그들이 사랑했던 몇년동안 쭈욱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여자는 자주 어떤 예감에 사로잡히곤 했었기에..

 

언젠가는 내가 먼저 그 사람을 떠날 것 같아..

 

내가 없어서 죽을 것 같았으면..

그런 치사한 욕심은 진작에 버린채..

 

기대보다는 걱정을..

선물보다는 잔소리를..

위로보다는 짜증을..

 

예감처럼 그들이 헤어진 지금

여자는 자주 중얼거립니다.

 

어짜피..아플 꺼면..

마음껏 잘해주기라도 할껄..

 

늘 더 주지못해 안달인 남자가 있었고

주는 것조차 겁이났던 여자가 살았습니다.

 

둘에겐 그것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었고

또 덜 상처받기 위한 방법이었지만

결국..

두사람 모두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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