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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피라이터는 모두 데이빗 오길비다?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는 카피지망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훌륭하고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되고싶다''. 포부는 좋다. 한때 나도 그런 허무맹랑한 꿈을 꾼 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다. 세상의 모든 카피라이터들이 저 유명한 데이빗 오길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우리나라에서 그 이름대면 딱 아는 카피라이터들이 과연 몇이나 있는가? 이만재? 고동화? 김태형? 이들은 대부분 카피 1세대로 현재는 카피라이터 원로에 속하는 이들이다. 저술도 많고, 대학 강단에 서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 이름이 알려지고, 또 카피라이터로 살아온 세월만큼 엄청난 노력의 대가로 지금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카피라이터들이 죽어라 노력해도 자신의 이름 한글자 사람들의 머리 속에 인지시키기란 하늘의 별따기- 그러니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2. 카피라이터는 공부 못해도 된다?
''저는 공부는 못하는데요.. 텔레비전 보는 거랑 광고는 되게 좋아하거든요..'' 이런 유형의 질문도 많다. 공부 해야한다. 우리나라만큼 학력 따지는데도 없을뿐더러 그런 우리나라에서 광고바닥만큼 학력 따지는데도 없다. 광고인은 끼와 재능만 있으면 된다고? 헛소리다. 그런 허울 좋은 말에 속아넘어가지 말자. 그런 소리 지껄이던 메이저급 대행사들 신입사원 뽑을 때, 뽑힌 사람들 학력 봐라. 서울대 연고대, 서강대, 이대, 등등 일류 대학 아니면 안 뽑는다.
더구나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카피라는 거 전혀 몰랐는데도 연대 출신에 단지 토익점수 900이상이란 이유로 금강기획에 버젓이 카피 명함 들고 다니고 있다. 국내에서 일류대학 나올 자신 없으면 미국 가서 대학 나와라. 특히 영어는 진짜 중요한 무기다. 공부 못해도 된다고? 광고인 만큼 공부 잘 해야 하고, 또 계속 공부해야 하는 직업도 없다.
3. 카피라이터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
''광고를 너무 사랑하는데요..'' 이런 질문 이제 그만 하자. 광고 너무 사랑하는데 왜 책 한 권 안 사 보는 거지? 단돈 만원이면 살 수 있는 광고관련 명저들이 서점에 숱하게 깔려있다. 사랑을 하려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쉽게 얻으려 한다. 생각해보라, 연애할 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고 남에게 대신 알아달라고 하는가? (물론 이런 팔불출도 가끔 있다. 이런 인간들이 연애에 성공하는 확률 거의 없다.) 광고를 사랑한다면 자기 힘으로 정보 좀 얻으려는 노력 좀 하자. 요즘 학생들 너무 쉽게 얻으려 한다. 인터넷이 능사는 아니다. 인터넷보다 더 좋은 정보가 가득 담긴 것은 역시 책이다. 특히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면서 책읽기를 게을리 하는 학생들- 정말 걱정스럽다.
광고인 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직업도 드물다.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짝사랑만 한다고 그 사람이 나에게 주어지는가? 철저한 사전준비와 노력이 깃들여져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도 성공할까 말까한 판에... 광고도 마찬가지다. 이제 그만 광고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집어치우고 사랑에 따르는 노력? ?기울여 봄은 어떨지.
4. 카피라이터는 모두 CF를 만든다?
카피라이터는 모두 텔레비전 CF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우리 눈에 들어오는 텔레비전 CF에 참여하는 카피라이터들은 몇 안 된다. 그보다도 더 수많은 카피라이터들이 전단지나, 신문광고(잘해야), 인터넷, 찌라시, 포스터 등등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백화점에 걸려있는 POP, 패스트푸드점에 걸려있는 POP 등도 다 카피라이터들의 손길을 거쳐나오게 된다. 서점에 깔려 있는 수많은 책들의 제목 작업도 카피라이터들이 작업한다. 영화포스터, 비디오 껍데기, 에로비디오 제목들도 카피라이터가 작업한다. 집으로 날아오는 정체 모를 디엠(다이렉트메일)들도 카피들이 머리 짜내서 쓴 글이다.
TV-CF만드는 카피라이터들은 대게 메이저급 대행사 카피라이터들로 거기 들어가긴 하늘에 별따기- 가끔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카피라이터들의 생활은 너무나 고급스럽고 멋있기 그지없는데, 그렇게 사는 카피라이터들이 도대체 몇이나 될까? 현실은 냉정하다. 오늘도 수많은 카피라이터들이 쓴 카피들이 길거리에서 휴지 조각으로 변해있을테니까-
5. 카피라이터는 광고전공을 해야한다?
누누이 아니? 箚?말해도 또 물어보는게 바로 이 부분. 꼭 광고전공 해야하나요? 신방과 나와야 하나요? 아니다. 카피라이터는 전공에 구애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광고홍보학과나 신방과를 나오면 서류전형시 우대 받는 경우는 있다. 혹 어떤 기업에서는 국문과나 문창과 출신을 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특별히 전공을 따지지는 않는다. 학교를 따지면 모를까. -_-; 대학교는 필수다. 그것도 4년제를 나와야한다. 광고바닥에선 그만큼 전공보다 학벌이 더 중요하다.
6. 카피라이터는 프리랜서로 되기 싶다?
제일 답답한 부분이 이 부분-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은 왜 카피라이터가 되기도 전에 프리랜서를 운운하는지- 이것도 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악효과다. 프리랜서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 프리랜서라는 만큼 되기 힘든 일도 없지만, 그 중에서도 카피라이터로 프리랜서가 된다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 누가 자신의 일을 맡기는데 그 사람 이름석자만 믿고 맡길 수 있겠는가?
아주 유명하고 그 바닥에서 실력을 인정받지 않는 한 프리랜서로 살아남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프리로 나서기는 쉽다. (카피일 하다 그만두고 프리랜서 명함하나 파면 그만이니까) 그러나 살아남기가 힘든 게 바로 또 프리다. 또한 프리랜서는 책임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해야한다. 일이 잘 되면 모든 공로가 나에게 오지만, 일이 틀려버려도 그 모든 책임이 나에게 돌아온다. 카피 지망생들이여! 프리랜서의 환상에서 제발 벗어나자.
7. 카피라이터는 안정적인 직업이다?
경제가 불황이면 바로 철퇴를 맞는 곳이 바로 광고계다.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워지면 바로 광고물량부터 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한파를 맞이했던 지난 97년 IMF때 광고계는 혹한기를 보냈다. 그때 잘려나간 광고인들은 도대체 몇이나 될까? 잘려나가지 않았더라도 무보수 휴가에, 권고사직에 온갖 이유들로 이 땅의 광고인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었다. 그런 일이 또 있지 않으란 법이 어디 있는가? 아직도 우리의 경제는 따뜻하지 않다. 고로 광고계도 따뜻하진 않다.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사람은 공무원이 되라! 내 생각에 공무원만큼 안정적이고 무사 안일한 직업도 없는 듯 하니.(-_-;) 카피라이터는 비단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금새 도태되는 직업이다. 많이 보고, 읽고, 쓰고, 많이 경험하지 않고서는 그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직업적인 수명도 짧을뿐더러 실제 수명도 짧아지는 직업이다. (미국에서 조사했는데 일찍 죽는 직업 중에 하나가 바로 카피라이터였다 스트레스가 많으니까.)
8.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카피가 좋은 카피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카피를 쓰겠어요!'' 이런 말을 많이 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러나 과연 소비자들 머리 속에 오래 남는 카피가 좋은 카피인가? ''10년의 선택이 순간을 좌우합니다''라는 그 유명한 카피- 그 카피의 광고가 뭐였는지 기억하는 소비자는 얼마나 될까? 문제는 멋진 카피가 아니다. 카피라이터는 소설가도, 시인도 더구나 예술가는 더더욱 아니다. 내가 써낸 카피가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 뇌리에 오래 기억되고 싶어하는 욕심은 카피라이터가 마치 소설가나 시인, 예술가라고 착각하는 것과 다름없다.
카피라이터는 장사꾼이다. 주어진 상품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팔리게 할 것인가? 그것이 최종목표이지, 어떻게 하면 내 카피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질까? 이게 최종목표라면 카피라이터로서는 자질부족이다.
9. 광고는 CF감독이 다 만든다?
MBC 성공시대에 나오는 몇몇 광고인을 보고 현업에 있는 광고인들이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유레카의 김규환 감독이 나왔던가? 김규환뿐만이 아니라 채은석, 박명천 등 CF 감독들은 공중파를 많이 탄다. 그리고 그들에겐 온갖 찬사가 뿌려진다. CF계의 천재니 마술사니 뭐니 하며- 대부분의 중고딩 학생들이 오해하기 쉬운 한가지가 바로 CF는 김규환, 채은석, 박명천 같은 감독들이 혼자 다 만드는 줄 안다는 것이다. (물론 텔레비전에서 내용전달에 문제가 많다.) 하다못해 그 멋진 광고들이나, 기가 막힌 캠페인이 모두 그 감독들의 머리 속에서 나온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럴리가! 씨받이는 뭐 임권택이 혼자 만들었나? 중딩 고딩들이 우러러보는 그 CF감독들은 말하자면 영화에서 임권택이나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사람들이다. 영상 이미지를 찍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하나의 광고가 나오기까지 매체기획에서부터 크리에이티브까지 얼마나 많은 광고인들의 땀방울이 맺히는가! AE,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와 같은 직함을 가진 사람들을 제외하고서라도 한편의 CF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물론 탄생한 크리에이티 브를 어떻게 화면에 자연스럽게 담아내느냐는 CF감독들의 몫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