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꼴, 다른 꼴' 형제라는 이름
소설가 시몬 드 보부아르는 자신의 성공에는 운이 절묘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장녀로 태어난 것, 동생이 있었던 것, 그 동생이 여자아이였다는 것이 그녀가 말한 행운이다. 맏이라서 혹은 동생이기 때문에 갖는 심리적 특성과 성취능력은 어떻게 다를까?
맏이는 동생이 생기기 전까지 온통 어른들에게만 둘러싸여 있으므로 가장 나이가 어리고 덩치가 작은 자신을 의식해 자존심이 약해지기 쉽다. 그러다젖먹이 동생이 생겨 부모가 24시간 동생에게 관심을 쏟으면, 세상에 잘못 태어났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간혹 어린 동생을 돌봄으로써 자존심을 높이는 맏이도 있다. 직장 일로 바쁘거나 이혼한 부모 대신 가족을 보살피는 맏이는 '해결사'가 되어 집안의 평화와 균형을 지키려 든다. 그 특성이 어른이 된 뒤에도 이어지면 간호사, 사회봉사자, 의사, 교사 등 다른 사람에게 헌신하는 직업을 택하게 된다.
맏이는 대개 부모가 원하는 모범형을 자기와 동일시하므로 어른스럽고, 책임감이 강하다. 그러나 동생들을 지배하는 위치에서 우월함을 과시하기도 한다. 특히 부모에게서 암묵적으로 권한을 위임받는 경우 그런 지배는 공공연하게 나타난다.
반면 동생은 자기보다 나이를 고작 몇 살 더 먹었을 뿐인 형에게 복종하는 것에 감정적 갈들은 겪는다. 완강한 태도로 버티거나 반항하고 싶지만, 결국 형게게 의지해야 하는 현실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동생이 형을 지배하는 현상도 일어난다. 동생이 좀 더 머리가 좋고 외향적인 성격이거나, 부모의 편애를 받을 경우 더욱 그렇다. 형에 대해 지배적인 동생들은 남에게 부담을 안겨 주는 자신에 대해 죄의식을 느낀다. 따라서 잔신을 돕는 상대를 비하하고 오히려 자신이 우월한 듯 행세하여 누군가에게 신세진다는 사실을 부인하려 드는 것이다.
미국 MIT 프랭크 설레웨이 연구원은 '첫째가 도덕성과 책임감은 월등하지만 모험심, 추진력, 타협성은 부족하다' 며 둘째의 우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 구한말의 김좌진 장군, 조카의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 등이 모두 차남이다. 형으로부터 부모의 사랑을 빼앗기 위해 경쟁적으로 자라는 둘째는 첫째에 비해 가족에 대한 책임과 부모에 과중한 기대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보다 독립적, 모험적으로 자랄 수 있다.
-좋은생각 200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