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든 생각인데 내 단점을 말하라고 누군가 나에게 요구한다면
정말 한도끝도없이 말할수 있을것 같다.
그러나 장점을 말하라고 한다면- 사실 그것도 많이 말할것 같다.
동부고등학교를 다녀왔다. 바뀐것이라곤 무용실밖에 없어보였다.
그때가 너무 그리웠다. 지우고 싶은 일도 많았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그때- 일부러 추억만들기를 했던
그때가 너무 그리웠다. 돌아가지 못하는것에 대한 막막함. 그리움.
씁쓸함. 그때는 몰랐던 사건들- 일들이 다 그립다.
3학년 8반의 질문하는 그 애들을 보면서
아 나도 작년에 저런 모습이었겠군.
교실에는 퀴퀴한 냄새가 맴돌고 반은 체육복을 입고 있고
책상옆에는 쌓아놓은 문제집들과
은근히 신경써서 묶은 머리들과
그때의 그 아이들. 친구들. 친구라고 할수없는 급우들의 존재.
모든게 생각나버렸다. 이제 졸업한지 6개월이 지났을뿐인데
우리는 옷만 잘 차려입으면 누가 보든 아가씨란 호칭으로
불려지는 존재가 되어버렸고 선배라고 사실은 다른것도 없으면서
아이스크림 사주고 물어볼거 있음 물어보세요 이렇게
가식적으로 다가가고. 내가 왜이렇게 변했을까.
정말 그 40분동안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얼굴에 경련일어날만큼
웃으면서 대답해주고있었다. 아이들을 웃겨주기도하고.
나오자 내가 한심해져버렸다. 내가 뭐라고 저애들에게 선배인양
말하고 있는걸까. 정말 난 아직 어린데. 아는것도 없는데.
오랫만에 본 친구는 너무나 반가웠던 날이었지만
혼자 회의감에 깊게 빠져서 어쩌면 이라는 생각에
내가 지금 열심으로 하고있는 교회생활도 하나의
탈출구로. 음. 피난처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이런 의심이 자꾸 들때마다 마음이 흔들리고 처음과 같이
되지 않겠지만.. 힘들다. 다잡기가 힘들다.
남들보기에만 크리스천이고 난-
싸이홈피 배경음악을 CCM으로 해놓은 날 보며 위선적이라는
생각이 마구 든다. 주님에게 매달리기에 내가 더러워졌고-
그런생각을 하고. 이제 변한 나를 보면서.
돌아갈수 없는 길을 걸어와버린 나를 보면서.
너무 한심해지고 정신 못차리는 나를 보면서.
후회할 수 밖에 없는 일을 해버린 나를 보면서.
이 글을 볼지 안볼지 모르는 사람을
기대하며 이렇게 일기를 쓰는 나를 보면서.
미안해 하지 않을것 같은 그 사람을 생각하며
외로움에 떨고 있는 나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