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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분열적 30대 여자들의 건승을 위해서

김지영 |2006.08.11 15:07
조회 73 |추천 1

김진애씨의 30대 여성에 대한 글..

 

--- 김진애 (건축가)


"흔들리는 30대 남자의 매력을 찾아서"라고 했던가?(지난 호에서) 그래도 흔들
릴 정도만도 남자는 좋겠다. 30대 여자는 아예 자아 분열적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30대 여자가 처한 상황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일하는 여자, 아이 기르는 여자,
출산 유보하는 여자, 아이 학수고대하는 여자, 결혼한 여자, 결혼 압력 받는 여
자, 결혼 안 하겠다는 여자, 하루에도 몇 번씩 이혼을 생각하는 여자, 이혼 해버
린 여자, 사표 낼까 말까 하는 여자, 재취업에 고심하는 여자, 창업 고민하는 여
자, 사표 압력 받는 여자, 남자에 지쳐있는 여자, 아이 기르기에 지쳐있는 여
자, 친구 만나는 것도 잊은 여자, 친구 낙으로 겨우 버티는 여자, 너무 신나게
사는 여자, 너무 좌절되어 있는 여자, 피곤에 절어서 잠자리조차 싫은 여자, 쇼
핑 중독증에 걸린 여자, 겉보기 여유와 달리 뒤쳐지는 느낌에 시달리는 여자, 24
시간 내내 쫓겨서 자신에 대한 생각조차 못하는 여자 등 등.

징그러운 것은, 이런 다양한 상황의 대다수가 어느 여자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
다. 이른바 30대 여자의 복합 상황이다. 한 가지도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는데
수많은 상황이 교차하니 얼마나 복잡한가. 그러니 그 많은 갈래 속에서 '자아 분
열적'으로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게다가 세상은 30대 여자에게 말도 많다. 결혼해야지, 애 낳아야지, 집 장만해야
지, 너무 늦었잖아, 너무 빠르잖아, 더 잘 해야잖아, 그만 둬야잖아 등 등. 20
대 여자에게 주는 축복의 말, 격려의 말과는 달리 뭔가 침 돋은 말들이다. 찔리
면 괜히 아프다. 괜히 찔리는 것 같다. 영화 에서 샐리
의 여자 친구들이 모여서 하는 말처럼, '째각째각' 시계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바로 이래서 30대 여자들은 푸근하기보다 공격적일 수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노
처녀 증후군이 아니라 30대 여자 증후군일지도 모른다. 자칫하면 자아 분열적이
아니라 아예 진짜 분열할 지도 모른다. 물론 공격적인 것이 백 배 낫다. 좌절을
안으로 누르고 실망을 내색하지 않고 안으로만 접어두는 것보다는 공격적인 것
이 훨씬 건강하다. '내향 내(內)보다 '외향 외(外)' 할수록 진짜 분열할 위험은
줄어들 것이다.(공격적이라는 말이 싫으면 팽팽하게 바람넣은 공이라고 해도 좋
겠다.)

나의 30대도 그렇게 공격적이었다.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스트레스도 상
당했다. 사방에서 내 뒷다리를 잡으려 드는 것 같고, 내 머리를 쑤셔 박으려는
듯 싶었고, 폐기물 처리하려는 듯 싶기도 했고, 내가 조금 움직임이 느려지면 금
방 표가 나는 게 보여서 피곤했고, 주위에서 외형만 조명하려 드는 게 못마땅했
고, 사회에서의 내 자리가 어디인가 고민했고, 몸과 정신과 마음이 다 팽팽한 긴
장 상태였다.

그렇게 팽팽했던 30대를 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실제로 30대를 팽팽한 긴
장 속에서 보낼 수 있어야 비로소 아주 괜찮은 마흔살 성년(成年)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고 보면 말이다. 사십 대에는 조금 푸근해져보지 하고 생
각했고, 하기는 실제로 사십대에는 나름대로 푸근해졌다.(고백하자면, 아주 '쪼
끔'.)



이런 자아 분열적인 30대 여자에 대해서는 아예 품평을 하지 않는 것이 맞을 듯
싶다. "괜찮지, 싹수있어, 멋져, 당당해, 근사해?" 과연 어떤 말로 품평을 할 것
인가. 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30대 여자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30대 여자를 품평하는 기준은 딱 한 가지다. 근사한 40
대로 넘어갈 만큼 될성부른가? "40대에 일하고 있지 않으면 전혀 일을 안 한 것
이나 마찬가지다"라는 소신이 뚜렷한 나다운 협량한 기준이지만 혜량해 주시라.
('일'의 정의는 물론 넓다.) 자식의 미래에 목을 맬 것 같은 여자는 질색이고,
자기 남자의 진짜 인생에 무관심할 것 같은 여자는 정말 싫다. 땀흘려 일하는 귀
중함을 모르는 여자, 자기 얼굴과 분위기 그대로에 책임지지 않을 것 같은 여자
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남편과 자식 얘기밖에 못하는 여자는 괴롭고 자기 소
신대로 사회평론 한 가닥 못 뽑는 여자는 재미없다.(이런 징후가 30대에 드러난
다.)

30대 남자보다 30대 여자들이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작가, 방송인, 영화인
등. 사회에서 30대 여자를 일부러라도 주목해준다. 감사해야 할 변화인지 아니꼽
게 봐야 할 변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월 좋아진 것으로 치자. 하물며 여자 35살
이 되어야 비로소 매력적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 우리도 성숙해진 것 아닌
가.

결례를 무릅쓰고 30대 그 여자들을 꼽아보자. 전혜린처럼 30대의 긴장을 앞에 두
고 자살한 여자도 있다. 31살. 나는 비겁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전혜린 말처
럼 그토록 진정하게 치열한 30대를 살았더라면 전혜린은 아주 근사한 40대 여자
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40대 뿐이랴, 50대, 60대, 70대도 기대해봤었음 직하다.

배우 이미연이 30대로 넘어가며 이혼을 했기에 독립 성장을 했다는 것은 아주 유
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인의 심정은 여하하든, 박수 짝짝짝! 니콜 키드먼이
남편의 화려한 그늘에서 빠져 나온 35살, 흥행성 높은 톰 크루즈는 기웃거려 보
지도 못한 아카데미상까지 탔으니 통쾌하기 짝이 없다. 영화에서 '버지니어 울
프'로 분한 것을 보면 근사한 50대가 될 소지까지 보이니 박수 받아 마땅하다.

성공한 앵커, 가장 닮고 싶은 여자로서가 아니라 한 당당한 여자 백지연이 30대
에 투입한 자아 세우기 전투는 수많은 여자들에게 용기를 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시원하다. 30대가 넘으면 화려한 화면의 앵커 자리에서 내려오는 여전한 관행에
끔찍해하면서 때를 기다려주자.

눈썰미 좋은 나에게 찍혔던 의 문소리. '20대 여자론 죽어도 주목을
못 받을 거야' 하던 내 예감을 거의 맞추고 올해 29살에 베니스영화제에 두 번
째 갔다. '영원한 30대로 보이는 문소리'가 되면 좋겠다. 공격적이고 팽팽한 긴
장감으로 감돌고, 치열한….


잊지 말자. 30대를 팽팽한 긴장감으로 잘 보낸 여자들이 비로소 매력적인 여성
이 된다. 물론 그 팽팽한 긴장감만으로도 매력적이다. 여자 30대는 흔들리는 게
아니라 중심을 찾아가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남자는 '주어진 중심'이 있기에
흔들리지만, 여자는 자신의 중심을 만들어가기에 비록 분열적인 상황에서 훨씬
더 괴롭지만 훨씬 더 창조적이다.

다중의 압력 속에서 여자 30대는 지나간다. 10년이 긴 것 같은가? 쏜살같다. 화
살 같은 30대를 꾸려가는 당신의 비결은? '늦기 전에' 누드집을 만들건, 더 늦
기 전에 '성공 스토리'를 쓰려하건, 또는 일찍 창업을 하려 하건, 30대 여자여,
당신의 '외향 외' 공격성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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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접어들면 왠지 모를 무기력함과 나태함에 너무 안이하게 살았다 싶네요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살아서 멋진 40대 를 준비하고 싶어요
미씨님들도 모두 홧팅!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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